‘찜통’ 축사에 “송아지 헐떡이다 죽어나가”…냉방기 바람 따라 우르르
https://naver.me/xM54Nq2n
생명을 위협할 정도의 극심한 더위가 이어지면서 축산농가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틀째 중대폭염경보가 발효된 2일 오전 울산 울주군 언양읍 태기리 정인철(60) 한우협회 울산시지회장 축사로 1톤 트럭 한대가 다급하게 들어왔다. 직선거리로 6㎞가량 떨어진 삼남읍 신화리에서 축사를 운영하는 정태윤(70대)씨다. 극한 더위에 이날 오전 8시께 태어난 송아지가 걱정돼 이동식 냉방기를 빌리러 온 것이다. 정씨는 “날이 너무 더운 탓인지 송아지가 당최 어미 젖을 못 물고 헐떡거리고 있다. 이거(이동식 냉방기)라도 켜면 좀 낫겠다 싶어서 달려왔다”고 말했다.
정인철 지회장은 “최근 갓 태어난 송아지가 폐사하는 일이 잇따른다. 어미 젖이라도 조금 먹은 애는 배만 커다랗게 부풀어 죽고, 그렇지도 못하면 곯아 죽는다”며 “급한 대로 선풍기를 몇대씩 몰아줘도 소용없으니 여기저기 이동식 냉방기를 빌려쓰면서 버틴다”고 말했다. 전날에는 힘없이 축 처진 송아지를 에어컨을 켠 집안으로 들인 농가도 있다.
소 80여마리가 있는 정 지회장의 축사에 들어서자 숨이 턱 막혔다. 투명한 지붕으로 들어온 열기가 안쪽에 갇혀 빠져나가지 못하는 ‘온실’ 구조다. 공기가 한껏 달궈진 탓에 후텁지근한 바람만 불어내는 선풍기도 소용없었다. 1시간 내내 물통을 채워도 목이 타는 소를 달래지 못했다. 한참 지켜보던 정 지회장이 냉방기를 켜자 소들이 바람길을 따라 줄지어 섰다.
(...)
육지만큼 바다도 뜨겁다. 경남 사천만과 강진만, 광주 득량만 등 남해와 서해에 고수온 경보가 내려졌고, 최근 냉수대가 사라진 동해 중부 연안에는 고수온 예비 특보가 발표됐다. 경남도는 양식장 집단 폐사를 막기 위해 긴급 방류와 조기 출하 등 비상 대응에 나섰고, 경북도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행정안전부 국민 안전관리 일일상황 자료를 보면, 지난 5월15일부터 지난 1일까지 가축 43만2450마리, 어류 16만5196마리가 폐사했다.
주성미 기자 smood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