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비판이 나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여당은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검찰의 조작 수사였다며 특검을 도입해 공소를 취소하려는 시도를 해 왔다. 그러나 여론의 역풍에 직면했음이 서울시장 지방선거 패배 등으로 확인됐다. 이번에 민주당은 공소기각 판결 사유에 ‘중대한 위법 수사에 의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 ‘소추 재량권을 현저히 일탈해 공소가 제기됐을 때’라는 두 가지를 추가했다. 현행법에는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위반으로 무효일 때 등 여섯 가지로 특정된 절차 하자만 담겨 있는 것과 다르다. ‘중대한’이나 ‘현저한’ 같은 주관적 표현이 담긴 탓에 재판부가 정치적인 사건에 대해 자의적인 결정을 할 길을 열어줬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더욱이 공소 취소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는 가능한 반면, 공소기각은 2심과 3심에서도 재판부 판결로 가능해 이 대통령 관련 사건이 모두 대상이 될 수 있다.
민주당은 대법관 수 증원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조희대 대법원장의 임기는 내년 6월 종료된다. 이 대통령은 임기 내에 새 대법원장 포함 대법관 22명을 임명할 예정이다. 본인이 연루된 재판의 최종 판단을 할 대법원 구성을 스스로 채우는 셈이다. 여기에 공소기각 요건 확대까지 더해지면 이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대법관이 이 대통령 사건에 공소기각 결정을 내리는 일이 이론적으로 가능해진다.
법과 제도의 변경이 통치권자의 방패막이로 쓰인다는 오해를 받는 것은 이 대통령에게도 오명일 것이다. 민주당 주장대로 이번 입법이 특정인을 위한 게 아니라면 강행 처리를 멈추는 게 마땅하다. 그런데도 이 대통령은 물론이고 청와대 그 누구도 말이 없다. 해당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이 대통령은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스스로 사법부의 독립성을 지키고 국민적 불신을 해소하기 바란다. 그게 국정 운영의 정당성을 확보하는 길이다.
https://naver.me/54KReM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