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31일 연속 엔화 매수 개입
베선트 메모에 ‘50억~100억달러 엔화 매입’ 포착
미국과 일본이 이틀 연속 엔화 약세를 막기 위한 외환시장 개입에 나선 정황이 포착됐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이 연이어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한 데 이어 미국 재무부와 뉴욕연방준비은행도 이례적인 지원에 나서면서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미·일 공조 개입이 이뤄질 가능성이 주목받고 있다.
31일(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57엔20전 부근까지 하락했다. 엔화 가치는 지난 5월 중순 이후 약 2개월 반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다.
이날 오전만 해도 엔·달러 환율은 160엔대에서 움직였지만 오후 들어 엔화가 여러 차례 급등했다. 미국 동부시간 오후 4시가 지난 뒤에는 달러당 159엔대 초반이던 환율이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157엔대 초반까지 약 2엔 하락했다. 거래량도 급증했고 엔화는 유로화에 대해서도 빠르게 상승했다.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전날인 지난달 30일에 이어 31일에도 엔화 매수·달러 매도 개입을 단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기록한 엔화 고점은 30일 대규모 개입 당시 수준도 넘어섰다.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거래가 줄어드는 금요일 뉴욕시장 마감 직전의 유동성이 낮은 시간대를 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엔·달러 환율을 중장기 흐름을 보여주는 200일 이동평균선인 달러당 158엔 아래로 끌어내린 채 주말을 맞으려 했다는 것이다.
31일 오전과 오후에도 엔화가 급등하는 장면이 있었지만 환율은 달러당 158엔 부근에서 번번이 되밀렸다. 그러나 오후 4시 이후에는 시장에 쌓여 있던 달러 매수 주문을 잇달아 소화하며 환율을 157엔대까지 끌어내렸다.
미국 정부도 일본의 개입을 적극적으로 지원했다. 미 재무부는 뉴욕연은을 통해 복수의 은행에 “31일 엔화 매수 개입이 실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이례적으로 통보하고 대응에 대비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당국은 전날에도 금융기관에 환율 수준을 묻는 ‘레이트 체크’를 실시했다. 31일에는 뉴욕연은이 달러·엔뿐 아니라 유로·엔 거래에 대해서도 레이트 체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이 엔화 약세 시정을 위한 일본의 대응에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자 시장에서는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는 거래가 늘었다.
로이터통신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각료회의에 참석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의 책상 위에 ‘50억~100억달러 상당의 엔화를 매입한다’고 적힌 메모가 놓여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국 당국은 실제 개입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파이낸셜타임스는 미 재무부가 뉴욕연은을 통해 유로화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직접 시장에 개입했다고 보도했다. 보도대로 미·일 공조 개입이 이뤄졌다면 동일본대지진 직후 급격한 엔화 강세를 막기 위해 공동 대응했던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앞서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은 지난달 30일 뉴욕시장에서 약 3개월 만에 대규모 엔화 매수 개입을 실시했다.
시장에서는 개입 규모를 6조~7조엔으로 추산한다.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15/0005316279?sid=1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