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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년 만에 부활한 美 여자프로야구, 김라경 WPBL 첫 투구 주인공으로 나서

무명의 더쿠 | 21:29 | 조회 수 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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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기준으로 전 세계에서 ‘프로야구 선수’가 직업인 여성은 0명이었다. 그러나 미국여자프로야구리그(WPBL)가 2일 공식 출범하면 60명이 프로야구 선수가 된다. 미국에 여자프로야구가 생기는 건 1954년 전미여자프로야구(AAGPBL) 해체 이후 72년 만이다. 

그리고 한국 여자야구 간판 김라경(26)이 WPBL 역사상 첫 투구 주인공으로 이름을 올린다. 김라경은 현지 시간으로 8월 첫날인 이날 미국 일리노이주 로빈 로버츠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WPBL 개막전에 안방 팀 뉴욕 투수로 선발 등판한다. 상대 팀은 WPBL 4개 구단 가운데 유일하게 한국 선수가 없는 로스앤젤레스(LA)다. 김라경과 함께 김현아(26·보스턴·포수), 박주아(22·샌프란시스코·내야수)도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 출국을 앞두고 서울에서 만난 김라경은 “한국 여자야구 인프라를 생각하면 프로 선수 3명이 탄생한 것도 기적이다. 한국 선수들이 실력을 인정받아 뿌듯하다”고 말했다.

김라경은 한국 여자야구의 개척자로 통한다. 일단 김라경 이전에는 리틀야구에 참가한 한국 여자 선수가 없었다. 리틀야구는 김라경 등장 이후 나이 제한을 중학교 1학년에서 중학교 3학년으로 올렸다. 김라경이 뛸 만한 중학교 팀이 따로 없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때 한국 여자야구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로 이름을 올린 김라경은 고교 진학 후에는 사회인 야구 팀에서 뛰었다. 이후 서울대 야구부 소속으로 한국대학야구 U-리그 최초 여자 선수 출전 및 등판 기록도 남겼다.


김라경은 대학 졸업 후 일본 실업팀에서 도전을 이어갔다. 팔꿈치 인대가 끊어져 수술을 받은 뒤에도 ‘야구를 계속하겠다’는 딸에게 아버지는 “할 만큼 했으니 그만하자. 또 다친다”며 만류했다. 아버지는 프로야구 한화 소속 투수였던 아들 김병근(33)이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뒤에도 1군에서 한 경기도 뛰어보지 못하고 방출당하는 과정을 이미 겪었기에 걱정이 더 컸다.

아버지의 만류를 뿌리치고 WPBL 트라이아웃(공개 선수 평가) 참가 신청서를 낸 김라경은 이어 열린 드래프트에서 전체 11순위로 뉴욕에서 지명을 받았다. 뉴욕이 가장 먼저 지명한 투수가 김라경이었다. 김라경은 “트라이아웃에 11개국 선수들이 왔다. 어렸을 때부터 남자 선수들과 야구하다 보니 ‘나는 이단아’라는 생각이 많았다. 그런데 이 선수들을 보고 ‘내가 이상한 게 아니다. 이렇게 야구를 사랑하는 여자들도 많다’고 느꼈다. 그래서 이 리그의 가치를 좀 더 증명하고 싶다”고 했다.

WPBL 첫 시즌에 참여하는 선수 60명은 하나같이 남자 선수 사이에서 ‘예외적’으로 야구를 지속해 온 이들이다. 남자 프로야구팀 최초 여성 코치라는 이력을 보유하고 있는 저스틴 시걸 WPBL 창립자(51)는 “WPBL 선수 모두 자신의 삶을 증명하며 살아야 했던 이들이다. 남다른 열정을 주목해달라”고 당부했다. 

WPBL은 이번 시즌 6주에 걸쳐 팀당 15경기씩 정규시즌 일정을 진행한 뒤 포스트시즌을 치러 초대 챔피언을 가린다. 김라경은 “처음에는 ‘야구가 어떻게 6주만 하냐?’는 불만도 있었다. 하지만 그래도 ‘이게 어디야, 평생 꿈이었는데’라는 생각이 들더라.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리그가 생긴 것만으로도 감사하다”며 “정말 잘해서 인정받고 싶다. 그래서 부모님께 ‘제발 더 이상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김라경은 그러면서 “지명을 받은 뒤에도 아버지가 ‘공무원 시험을 보면 내가 다 지원해 주겠다’고 하셔서 서러웠다”고 덧붙였다. 부모 입장에서는 그럴 만도 했다. 프로 선수가 됐다고 하지만 계약금도 없고 수입은 출전 수당이 전부다. 

“할 만큼 했으니 그만하라”는 말을 들을 때마다 “뭘 그만하냐, 시작도 안 했는데!”라고 외쳤던 김라경은 “정말 이제 시작이다. 시작도 못 해봤던 시기를 지나 이런 기회를 얻었다. 꼭 붙잡고 싶고 또 오래 가고 싶다”며 “조금만 하면 다치고 그래서 화나고 억울했던 순간도 많지만 그 모든 걸 상쇄할 수 있는 기억을 만들고 싶다. 이 시작을 한번 하려고 15년 동안 야구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WPBL 개막전 ‘플레이볼’ 시간은 2일 오전 7시. WPBL 모든 경기는 한국에서도 유튜브 생중계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https://naver.me/5bC1ms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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