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졸속’ 보완수사권 폐지…거부권 행사로 국민 피해 막아야
더불어민주당이 30일 국회 본회의에 검찰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24시간 후 강제 종료시키고 31일 처리할 방침이다. 이달 24일 당론으로 채택한 지 불과 1주일 만이다. 현행 형사 사법 체계의 근간이 훼손될 수 있다는 비판이 큰데도 8·17 전당대회를 앞두고 재의요구 기한(15일) 이전에 ‘벼락치기’식으로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것이다.
보완수사권 폐지는 일반 국민들은 물론 여성계와 진보 진영에서도 반대 입장이 강하다. 국가의 범죄 대응 역량 약화, 사회적 약자의 권익 침해 등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장윤기 사건’으로 경찰의 사건 암장과 부실 수사 우려가 커지자 보완수사요구권 확대, 검사 면담권 등 일부 보완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고 검경 간 ‘사건 핑퐁’으로 피해자의 고통만 가중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이 대통령은 “국정 운영의 유일한 기준은 오로지 국민의 삶”이라고 했다. 국정 최고책임자로서 말의 무게를 입증해야 할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이 대통령은 “보완수사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고 언급한 만큼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거부권을 행사하는 것이 마땅하다. 이참에 조정식 국회의장의 ‘현직 대통령 연임 개헌’ 발언에 대한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 표명도 요구된다. 주무 장관인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사의를 표명할 게 아니라 거부권을 건의하는 것이 책임 있는 공직자의 자세다. 졸속 입법을 끝내 강행했다가 법치주의와 국민 인권이 위협받는 사태가 생길 경우 당정 모두 민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1/0004647114?sid=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