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구마모토현을 강타한 규모 7.1 강진으로 인한 사망자가 30일 오후 2시 기준 30명으로 늘어났다. 중앙 정부와 현지 당국이 피해 복구와 구조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무너진 건물과 폭염, 대규모 정전 및 단수 사태가 겹치면서 인명 피해가 불어나고 있다.
30일 구마모토니치니치신문(熊本日日新聞)과 교도통신 등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비상재해대책본부 회의에서 “지진 연관성을 조사 중인 사례를 포함해 사망자가 총 30명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은 같은 날 오전 11시 10분경 사망자를 28명으로 발표했지만, 3시간 만에 희생자가 2명 더 늘었다. 기하라 장관은 중앙 정부와 지방 자치단체 간 집계 차이에 대해 “정부는 경찰과 소방 당국이 파악한 속보치를 우선 알리고, 현은 기초 단체 정보를 취합해 발표하는 과정에서 시차가 발생한다”고 했다.
인명 피해는 대형 상업 시설과 공장에 집중됐다. 구마모토현 자체 집계를 보면 야쓰시로시에 위치한 일본제지 공장에서 8명이 목숨을 잃었다. 5명은 가시마마치에 있는 대형 쇼핑몰 이온몰 구마모토 폭발 사고로 숨졌다. 요시다 아키오 이온 사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족에게 깊이 사과한다는 뜻을 표했다. 당시 쇼핑몰 내부에는 방문객과 직원을 합쳐 4000명이 넘는 인파가 몰려 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도 야쓰시로시 3명, 고사마치 1명 등 지역 곳곳에서 희생자가 발생했다. 현재 심정지 상태인 중환자도 6명에 달한다. 기하라 장관은 “지진 발생 후 40시간이 지나면서 인명 구조가 시간과의 싸움이 되고 있다”며 “구조대원들이 구명 작업에 사활을 걸고 있다”고 강조했다.
생존자들 역시 열악한 환경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30일 오전 10시 10분 기준 구마모토현 내 415개 대피소에는 1만400명이 넘는 주민이 몸을 피하고 있다. 지진 여파로 우키시(市)를 비롯한 피해 지역 7만5000가구는 수돗물 공급이 끊겼다. 2만3000가구가 넘는 주택에는 전기가 들어오지 않고 있다. 한여름 폭염 속에 에어컨과 냉장고 가동마저 전면 중단되면서 이재민들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구마모토현을 상징하는 대표적 문화유산 구마모토성 역시 돌담 27곳이 붕괴하는 등 크고 작은 피해를 입었다.
산업 기반 시설 피해도 잇따르며 일본 경제 전반에 비상등이 켜졌다.도쿄일렉트론 규슈, 르네사스 일렉트로닉스, 소니 세미컨덕터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안전 점검을 위해 30일에도 공장 가동을 멈췄다. 규슈 지역은 주요 반도체, 전자부품, 자동차 관련 기업이 밀집한 핵심 산업 거점이다. 일본 정부는 물류 대란을 막기 위해 야쓰시로항과 구마모토항 등 핵심 항구 시설 일부에 대한 응급 복구를 우선 마쳤다고 밝혔다. 교도통신은 해상보안청 순시선이 복구한 항만으로 식수와 구호물자 수송 작업을 본격적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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