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동 전쟁으로 항공 운항 차질과 항공료 인상이 겹치면서 유럽 관광객이 줄어 동남아 관광산업에 비상이 걸렸다.
2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캄보디아와 태국,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주요 관광지는 최근 유럽 관광객 감소로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항공권 가격이 크게 뛰었고, 일부 노선은 운임이 두 배 가까이 오르기도 했다. 여기에 두바이와 도하 등 중동 허브 공항의 운항 일정이 잇따라 변경되면서 장거리 여행 수요 자체가 위축됐다는 분석이다.
여행업계는 이번 사태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관광 산업이 맞은 가장 큰 악재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고 있다. 실제로 캄보디아는 올해 1분기 외국인 관광객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5% 감소하며 관광 회복세가 완전히 꺾였다.
“분유도 아껴 먹인다”…관광업 종사자들 생계 직격탄
관광객 감소는 현지 주민들의 생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캄보디아 앙코르와트에서 툭툭 운전사로 일하는 콘 모니(30)는 과거에는 매주 최소 4개 팀의 관광객을 태웠지만 지난 5월에는 한 달 동안 단 한 명의 손님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생후 7개월 된 딸의 분유를 평소보다 훨씬 오래 쓰기 위해 양을 줄여 먹이고 있다며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태국 호텔 예약 반토막…관광 의존 경제 ‘비상’
관광 산업 비중이 높은 태국도 충격이 적지 않다. 태국 팡응아주에서는 전쟁 이후 호텔 예약률이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영화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 촬영지로 유명한 코카오핑칸섬으로 향하는 수라쿨 부두도 과거 관광객으로 북적이던 모습과 달리 한산한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다.
부두에서 보트 이용료를 받는 차니파 라클라엠(46)은 “예전에는 관광객을 실은 배들이 줄지어 들어왔지만 지금은 배만 정박해 있다”며 “이 상황이 얼마나 더 이어질지 두렵다”고 말했다.
관광 산업은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약 20%를 차지하는 핵심 산업이다. 전문가들은 유럽 관광객 감소가 장기화될 경우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 국가들의 경기 회복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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