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기밭 농민, 파라솔 의지해 모종 작업하다 낮에 작업 중단
시장 상인, 냉방기 총동원…'자연 에어컨' 영남루도 한산

파라솔 아래서
(밀양=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날 전국 최고 기온인 39.3도를 기록한 경남 밀양시 상동면 한 딸기 농가에서 27일 한 농민이 물을 마시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밀양시 내이동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고, 밀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2026.7.27 image@yna.co.kr
(밀양=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너무 더워서 낮 12시 '땡' 하면 하던 일을 무조건 멈추고 철수시킵니다. 더위가 사람 잡습니다."
27일 대한민국 딸기 시배지로 알려진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에서 만난 농장주 박모(60대·남)씨는 "오늘 라오스 출신 계절 근로자들이 오전 6시부터 일하는데, 쓰러질 것 같은 더위에는 유연근무와 상관없이 정오에 무조건 철수시킨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날 오전 뙤약볕이 내리쬐는 박씨 농장에서 라오스 출신 계절근로자 4명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었다.
이들은 각자 형형색색의 파라솔을 땅에 꽂고 그 그늘에 의지해 딸기 모종 틔우기 작업에 한창이었다.
챙이 넓은 밀짚모자를 쓴 한 농민은 파라솔 아래 밭고랑에 주저앉아 물을 들이켜며 타는 목을 축이기도 했다.

폭염중대경보 밀양…파라솔 아래서
(밀양=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날 전국 최고 기온인 39.3도를 기록한 경남 밀양시 삼랑진읍 한 딸기 농가에서 27일 라오스 계절 근로자들이 파라솔 아래서 작업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밀양시 내이동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고, 밀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2026.7.27 image@yna.co.kr
인근 상남면에 사는 김영숙(70·여)씨 농가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70대 내국인 4명이 함께 일하는 이곳은 해가 뜬 직후인 오전 6시에 일을 시작해 오후 7시에 마친다.
김씨는 "가장 뜨거운 오전 11시부터 오후 2시까지는 무조건 쉰다. 39.3도를 찍은 어제는 도저히 버틸 수 없어 오전 11시에 곧장 들어갔다"며 "오늘도 날씨 상황에 따라서 일찍 철수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해가 갈수록 덥다. 너무 더워서 몇 해 전부터는 파라솔 없이는 밭에서 버틸 수가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김씨 일행은 500mL 생수를 하루 4개씩 마시면서 무더위와 사투를 벌인다고 전했다.

선풍기와 부채
(밀양=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날 전국 최고 기온인 39.3도를 기록한 경남 밀양시 밀양아리랑시장에서 27일 한 상인이 선풍기와 부채로 무더위를 버티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밀양시 내이동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고, 밀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2026.7.27 image@yna.co.kr
상인들의 하루도 타들어 가고 있다.
밀양아리랑시장 안팎에서는 상인들이 더위를 이겨내려 안간힘을 쓰고 있었다.
실내와 실외를 가리지 않고 선풍기가 쉴 새 없이 돌아갔다.
한 의류 매장 사장은 가게 에어컨을 틀어놓고 그 앞에 선풍기까지 함께 켜 냉기를 끌어모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었다.
노점에서 부채를 부치던 상인 역시 대형 선풍기를 바로 옆에 바짝 붙여놓고 손님을 기다렸다.
시장에서 양말 등을 파는 상인은 "최근에 비도 오지 않고, 날씨가 계속해서 더운 것 같다"며 "얼음물을 얼려도 빨리 녹아버린다"고 땀을 닦아냈다.
시장에서 만난 80대 할머니는 "밀양이 원래 덥다지만 올해는 더워도 너무 덥다. 팔십 평생 밤낮 구분 없이 에어컨을 켜놓고 살기는 처음"이라고 토로했다.

영남루 부채질
(밀양=연합뉴스) 김동민 기자 = 전날 전국 최고 기온인 39.3도를 기록한 경남 밀양시 국보 영남루에서 27일 한 시민이 부채질하고 있다.
이날 오후 1시 20분 기준 밀양시 내이동 기온은 38도까지 치솟았고, 밀양에는 폭염중대경보가 발효됐다. 2026.7.27 image@yna.co.kr
사방이 트인 탓에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자연 에어컨'으로 불리는 국보 영남루도 살인적인 무더위 앞에서는 힘을 쓰지 못했다.
영남루에서 만난 관광객 김모(75·경북 청도군)씨는 "영남루가 시원해서 아내와 차로 25분을 달려왔다"며 "시원하긴 하지만 (오늘 날씨가 너무 더워) 평소보다 덜 시원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영남루 시설 관리인은 "영남루에 자주 오는 사람끼리는 '바람에 사람이 날아갈 정도로 시원하다'고 영남루 냉기를 표현한다"며 "관광객이 한 번 오면 3∼4시간씩 머물다 가는 곳"이라면서도 "최근 사흘 정도는 너무 더워서 그런지 사람이 없다. 주말이면 보통 1천명 이상 찾지만, 전날에는 폭염 영향으로 50∼60명 정도 온 것이 전부"라고 전했다.
전날 양산시와 함께 최고기온 39.3도를 기록한 밀양은 전국에서 가장 뜨거운 '찜통더위'로 푹푹 찌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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