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이 있는 누나와, 누나의 병을 인정하지 않고 집에 가뒀던 부모와의 20년을 담은 다큐멘터리 영화 〈어떻게 해야 했을까?〉
주변을 잘 보살피고 그림도 잘 그리고, 여러모로 우수했던 여덟 살 위의 누나. 후지노 감독의 누나는 대학 의학부에 입학한 후 1983년, 24살 때 조현병이 발병했다. 하지만, 두 분 다 의사이자 연구자였던 부모는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부모님은 “의사는 네 누나가 ‘정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하며 “누나는 공부를 너무 시킨 부모에게 복수하기 위해 조현병인 척하고 있을 뿐”이라고 감독에게 설명했다.
감독은 누나가 정신과 진단을 받을 수 있도록 부모를 설득했지만, 계속 실패했다. 이후 사회인이 되어 고향을 떠났다.
그 후, 영상 제작을 배우면서 2001년부터 고향을 찾을 때마다 가족을 찍기 시작했다.

점점 증세가 악화되는 누나,
누나의 병을 완고하게 부인하며 현관에 자물쇠를 걸어 가두는 부모, 카메라를 통해 누나에게 말을 걸고 부모와 대화를 시도하는 감독. ‘가족’이라는 감옥에 숨통을 틔울 수 있을까.
〈어떻게 해야 했을까?〉에서 영상이 비춰내고 있는 것은 병뿐 아니라, 가부장제와 ‘집안일’을 덮어 감추고자 하는 힘의 크기다.
“나중에라도 그 생각을 바꿨으면 좋았겠지만요, ‘누나에게 전혀 문제가 없는 척’을 계속한 탓에, 우리 집은 이해할 수 없는 세계가 되어버렸어요.”

하지만 영화 속에는 복받치는 감정을 억누르려는 감독의 모습이 여실히 보인다. “자주 말다툼이 일어났어요. 그러나 누군가가 (나중에) 이 영상을 볼 거라는 생각을 하면서, 침착하게 얘기하려고 했습니다. 카메라가 ‘객관성’을 갖게 하는 역할을 한 거죠.”
본인이 모르는 세계를 비춰내는 영화에 끌려, 인권의 관점에서 홋카이도 선주민인 아이누 등을 담은 영상작품을 찍어온 후지노 토모아키 감독.
“저에게 누나는, 제가 만든 지금까지의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인권의 문제입니다. ‘조현병의 문제’가 아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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