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마켓 확인 후 연락”…韓 판매자 연락처 수집 의혹
23일 본지가 확보한 테무 측 입점 제안 문자 메시지에 따르면, 자신을 ‘테무 코리아 MD’라고 밝힌 발신자는 첫 문장에 “지마켓 상품 확인 후 연락드린다”고 명시했다. 또 다른 MD가 보낸 문자 역시 신규 입점을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 테무 코리아 입점 제안 문자메시지. 두 문자 모두 080 무료수신거부 번호가 기재돼 있지만 수신거부 번호는 서로 달랐다. [사진=제보자]
이 같은 입점 영업이 다수의 온라인 판매자에게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정황이 포착됐다. 한 카카오톡 판매자 단체 대화방에서는 “요새 테무에서 입점 제안 메일을 많이 뿌리는 것 같다. 나도 받았다” 등의 대화가 오갔다.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의 한 이용자 역시 “테무에서 벌써 n번째 입점 제안이 왔는데, 내 대답은 스팸 등록”이라며 테무 측으로부터 받은 이메일 캡처 화면을 공개하고 피로감을 호소했다.
국내 대형 식품 기업 관계자도 본지와의 통화에서 “메일 주소를 어떻게 알았는지 모르겠지만, 몇 달 전부터 수차례에 걸쳐 일방적인 입점 권유 이메일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신자인 판매자들이 사전에 테무에 가입하거나 정보 제공에 동의를 한 적이 없다는 점이다. 업계에서는 테무 측이 지마켓, 쿠팡, 네이버, 11번가 등 국내 쇼핑몰 상품 페이지에 의무 노출된 판매자의 상호와 연락처를 수기로 정리했거나, ‘웹 크롤링(Web Crawling·자동화된 데이터 수집)’ 프로그램 등으로 대량 수집했을 가능성을 제기한다. 소비자의 알 권리를 위해 공개된 정보를 자사의 기업 간 거래(B2B) 영업용 데이터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https://img.theqoo.net/IEYTsr▲ 소셜미디어 스레드(Threads)에 공개된 테무 입점 제안 이메일 수신 사례. [사진=스레드 캡쳐]
◆ 010 번호와 ‘숨은 참조’…이례적 영업 행태
영업 방식도 일반적인 기업 형태와 거리가 멀다. 테무는 공식 법인 회선이나 고객센터 번호 대신 개별 MD의 ‘010’ 휴대전화 번호를 발신처로 썼다. 문자마다 담당자 이름과 연락처, 수신거부(080) 번호가 제각각 달랐다.
이메일 발송 형태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테무 측이 보낸 입점 제안 이메일은 발신자와 수신자가 동일하게 설정돼 있다. 이를 두고 실제 타깃인 소상공인들의 주소는 ‘숨은 참조’ 기능을 활용해 일괄 발송한 것 아니냐는 추정이 나온다. 특히 문자 메시지와 달리 이메일 제목에는 정보통신망법상 의무 표기 사항인 ‘(광고)’ 문구가 빠져 있었고, 수신 거부를 위한 명시적인 기능도 마련돼 있지 않았다.
그럼에도 해당 메일에는 사업자 등록증 기재 방식 등을 구체적으로 지시하는 안내문까지 첨부돼 있어, 테무 측이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국내 판매자 확보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준다.
▲ 테무 사업개발팀 명의로 발송된 입점 제안 이메일 [사진=제보자]
◆ 목적 외 정보 이용 논란…과거 개인정보위 제재 이력도
테무의 이 같은 영업 행태는 정보통신망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 현행 정보통신망법(제50조)은 영리 목적의 광고성 정보를 전송할 때 원칙적으로 수신자의 사전 동의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사전에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마케팅 문자, 메일을 보내고 사후 수신거부 번호만 남겨두는 방식은 실정법 위반 소지가 있다.
인터넷에 공개된 정보라 할지라도 무단 활용은 별개의 문제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당초 정보 수집 목적 범위를 벗어난 무단 이용을 금지하고 있다. 소상공인들이 연락처를 공개한 것은 소비자와의 원활한 거래나 분쟁 해결을 위한 목적인데, 이를 경쟁 플랫폼이 자사 영업용으로 무단 수집해 활용했다면 ‘목적 외 이용’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다.
수집된 소상공인의 개인정보가 제대로 관리되고 있는지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개별 MD의 휴대전화나 PC에 파일 형태로 연락처가 분산 저장될 경우, 기기 분실이나 인력 이탈 시 심각한 2차 정보 유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본지는 이번 의혹과 관련해 테무 홍보대행사를 통해 테무 측에 판매자 연락처 확보 경로, 광고 수신 동의 여부, 이메일 ‘(광고)’ 표기 누락 이유 등을 거듭 질의했으나, 테무 측은 아무런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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