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한창인 경기 성남시 분당구에선 올해 초 20여 건에 그쳤던 사인간 근저당 설정 건수가 지난달 90건까지 4.5배로 늘었다.
권도경·김윤희·이소현·나윤석 기자
입력 2026-07-22 12:04

송파구 한 대단지 아파트 28억 원짜리 매물 정보에 표출된 매도인 대출 가능 문구는 전날 반나절 만에 삭제됐지만, 확인 결과 조건은 살아 있었다. A 부동산 중개업소 관계자는 “1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5∼6%인데 최대 5억 원까지 그보다 낮은 4.6%로 빌려주는 것”이라며 “은행 대출이 막힌 상황에서 나온 방식인데, 자주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사금융은 매수·매도인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질 때 주로 활용된다. 사인간 근저당을 설정한다는 건 개인이 금융기관 대신 대출해 준 것과도 같다. 매수인은 시중은행 금리보다 싼 이자를 매도인에게 지급하고, 매도인은 은행이자보다 높은 금융소득을 챙길 수 있다. 이는 불법은 아니지만 대출 규제를 무력화하는 편법 거래로 꼽힌다.
익명을 요구한 한 세무사는 “(이 대통령이 사인간 근저당 거래를 공식화하면서) 유사한 매물은 앞으로 많이 나올 듯하다”며 “비슷한 사례를 세무조사하기도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내국인(개인) 집합건물 근저당권 설정등기 신청 현황’에 따르면 분당구 개인 간 근저당 설정 건수는 올해 1∼3월 월평균 20건 안팎에 머물다가 4∼5월 40∼45건으로 증가했다. 6월 들어서는 근저당 설정 건수가 90건까지 늘었다.
이를 두고 주요 아파트 재건축 일정이 영향을 끼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분당구 서현동 더시범단지, 야탑동 목련마을, 분당동 샛별마을은 지난달 말 사업시행자 지정·고시를 마쳤다. 지정 전에 소유권을 이전하면 재건축 후 아파트 분양권을 받을 수 있다. 6월 한 달간 서현동에서만 43건, 야탑동 20건 등 분당구 근저당권 설정 건수 상당수가 이 세 단지에 몰렸다.
분당 일대 부동산중개업소엔 근저당 관련 문의가 쇄도했다. 수내동 B 공인중개사는 “(이 대통령 아파트와) 비슷한 매물을 찾아 달라거나, 토지거래허가를 어떻게 받았는지 등 문의 전화가 많이 왔다”고 말했다.
서울에선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지역에 개인 간 근저당 설정 거래가 집중됐다. 서울 내 누적 설정 건수(1∼6월)가 가장 높은 곳은 서초구(312건)였으며, 강남구(278건), 송파구(272건) 순이었다. 강남 3구(총 862건)가 서울 전체 거래량의 약 26.7%다.
https://www.munhwa.com/article/11604256
기사전문은 링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