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원’·‘광장’ 소지섭 표 액션 재조명… OTT가 만든 ‘알고리즘 체인’

[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당장 흥행에 실패했다고 해서 실망하기는 이르다. 개봉 당시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거뒀던 작품들이 시간이 흐른 뒤 OTT라는 거대한 아카이브를 통해 다시 생명력을 얻는 ‘패자부활전’의 시대가 열렸다.
대표적인 사례가 SBS 드라마 ‘김부장’으로 다시 전성기를 맞은 소지섭의 과거 주연작들이다. ‘김부장’은 올해 방송된 드라마 가운데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데 이어 넷플릭스를 통해 글로벌 흥행에 성공했다.
‘김부장’을 향한 관심은 소지섭의 과거 작품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공개된 넷플릭스 시리즈 ‘광장’은 물론, 14년 전 개봉한 영화 ‘회사원’까지 다시 이름을 올리며 재조명되고 있다.
두 작품은 공개 당시 흥행과 비평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지만, ‘소지섭 표 원톱 액션’이라는 공통 분모를 바탕으로 ‘김부장’ 흥행의 낙수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특정 배우나 장르에 매료된 시청자들이 관련 작품을 연이어 찾아보는, 이른바 ‘알고리즘 체인 현상’이 일상화하면서, 소지섭의 거친 액션을 더 보고 싶어 하는 수요가 과거 작품의 재발견으로 이어진 것이다.
재조명의 대상은 오래된 작품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극장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OTT를 통해 국내외 시청자들과 새롭게 만나며 ‘제2의 전성기’를 맞는 최신 영화들도 잇따르고 있다.
올해 초 개봉한 류승완 감독의 첩보 액션 영화 ‘휴민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극장에서는 198만 관객을 동원하는 데 그치며 손익분기점(400만 명)을 넘지 못했지만, 개봉 두 달여 만에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된 뒤 글로벌 1위에 오르며 반전을 이뤘다. 극장 관객 수라는 단일한 지표만으로 작품의 성패와 가치를 판단하기 어려운 시대가 됐음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는 평가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또 다른 영화가 OTT를 통한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극장에서는 관객들의 호평을 받으며 입소문을 탔지만, 흥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던 강동원·오정세 주연의 코미디 영화 ‘와일드 씽’이다. 전 세계적인 인기를 누리는 케이(K)팝을 소재로 한 작품인 만큼, 글로벌 플랫폼인 OTT를 발판 삼아 극장 흥행의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업계와 영화 팬의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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