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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우 20분 식상한 결혼식에 3000만원…곤룡포 입은 MZ신랑 500만원 전통 혼례에 꽂혔다 [세상&]

무명의 더쿠 | 13:25 | 조회 수 50447

서울 관악구 전통 야외 소극장에서 전통 혼례식이 진행되는 모습. [낙성대 전통야외소극장 제공]

서울 관악구 전통 야외 소극장에서 전통 혼례식이 진행되는 모습. [낙성대 전통야외소극장 제공]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김서현 수습기자] “1000만원 넘게 쓰기는 싫었어요. 다 똑같은 결혼식에 수천만 원을 쓰느니 440만원 정도로 전통 혼례를 하는 게 훨씬 특별해 보였죠.”

내년 11월 결혼을 준비 중인 김유빈(30) 씨는 최근 세종대왕기념관 전통혼례장을 둘러본 뒤 전통혼례에 마음이 기울었다. 양식 예식장은 저렴할수록 시설·식사·인테리어에서 차이가 두드러지지만 전통 혼례는 비용 부담도 적고 하객들에게도 색다른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결혼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천만 원을 들이는 예식장 대신 400~500만원대 전통 혼례를 선택하는 MZ세대가 늘고 있다. ‘공장형 결혼식’ 틀에서 벗어나 특별한 경험을 원하는 수요와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흐름이 맞물리며 주요 전통혼례장의 예약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최근 인스타그램·스레드·결혼 준비 커뮤니티 등에서는 ‘#전통혼례’, ‘#K웨딩’, ‘#갓성비결혼식’ 등의 해시태그와 함께 전통 혼례 후기가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남들과 똑같은 결혼식이 아니어서 좋았다”, “하객들도 함께 즐기는 참여형 예식이었다”, “평생 한 번뿐인 특별한 경험이었다”는 반응도 이어진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결혼 서비스 총비용(결혼식장 대관료·기본 장식비·총 식대·스튜디오·드레스·메이크업 패키지 계약 금액 합산)은 올해 6월 기준 서울 평균 3454만원, 전국 평균 2159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서울 예식장 계약 평균 금액만 약 1640만원에 달한다. 반면 전통 혼례는 장소와 구성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400만~500만원 선에서 진행할 수 있어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서울 전통혼례장 예약 전쟁…내년까지 마감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전통 혼례식 중 전통 공연이 진행 중인 모습. [남산골한옥마을 제공]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전통 혼례식 중 전통 공연이 진행 중인 모습. [남산골한옥마을 제공]

실제 예약도 늘고 있다.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은 지난해 60건이던 전통 혼례 예약이 올해는 이미 80건을 넘어섰다.

서울 관악구 ‘낙성대공원 전통혼례식장’도 지난해 61건이던 예식이 올해는 이미 65건이 진행됐고 추가 예약도 계속 들어오고 있다. 성북구 ‘삼청각’ 예식 담당자 역시 “최근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전통 혼례 수요가 확실히 늘었다”다”며 “국제결혼 커플 예약도 많아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서울 중구 충무로역 인근에 있는 ‘한국의집’은 올해부터 ‘프리미엄 전통웨딩’으로 운영 방식을 바꾸면서 토요일 오후 5시 한 차례만 예식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예약은 내년 11월까지 모두 마감된 상태다.

한국의집 관계자는 “젊은 층 인식이 많이 바뀌면서 전통 혼례 인기가 높아져 프리미엄 전통 결혼으로 차별화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인기가 높아지며 원하는 날짜에 예약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김유빈 씨는 “세종대왕기념관예식장은 원하는 시기 예약이 이미 끝났다고 들었다”며 “이제는 원하는 날짜에 가능한 전통혼례장을 찾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라고 털어놨다.

“공장형 대신 축제 같은 결혼식”

전통 혼례를 경험해 본 신혼부부들은 가장 큰 장점으로 공장형 결혼식과는 다른 특별함을 꼽았다. 지난 3월 서울 동대문구 세종대왕기념관 웨딩홀에서 결혼한 고진영(33) 씨는 “지인 결혼식을 다니다 보면 시작한 지 20분도 안 돼 다음 신랑·신부 사진을 로비에 걸어놓는 모습을 보게된다”며 “좀 더 특별한 결혼식을 하고 싶어 전통 혼례를 선택했다”고 했다.

고씨는 옵션을 추가했는데도 총비용이 약 400만원 수준이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가마를 타고 입장하는 순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퍼레이드하는 기분이었다”며 “맞절을 배우는 과정도 재미있었고 식순은 복잡했지만 직원들이 하나하나 알려줘 어렵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축가 대신 사물놀이 공연이 진행돼 하객들도 함께 즐겼고 일반 예식장의 어색한 축가 시간이 없어 더 좋았다”고도 했다.

지난해 10월 한국의집에서 약 500만원을 들여 전통 혼례를 치른 전민경(35) 씨도 “양식 웨딩은 꽃·조명·테이블 배치 등 정해야 할 것도 너무 많고 고를 때마다 비용이 추가됐다”며 “가격도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일일이 방문해야 하는 점이 가장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 혼례는 비용이 공개돼 있고 직접 선택해야 하는 것도 많지 않아 준비가 훨씬 편했다”며 “곤룡포를 입은 신랑 모습도 턱시도보다 훨씬 특별했고 하객들과 가까운 거리에서 함께 호흡할 수 있어 기억에 오래 남는다”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식을 올린 한 커플이 스냅 사진을 촬영한 모습. [남산골한옥마을 제공]

서울 중구 남산골한옥마을에서 식을 올린 한 커플이 스냅 사진을 촬영한 모습. [남산골한옥마을 제공]

다만 전통 혼례가 단점도 분명히 있었다고 경험자들은 말했다. 지난해 결혼한 박모(29) 씨는 “한식 위주 식사라 아이들이 먹을 메뉴가 적고 주차나 길 찾기가 다소 불편한 점은 아쉬웠다”면서도 “야외다 보니 하객 규모도 제한이 있어 초대하고 싶은 사람을 전부 하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통 혼례가 단순한 ‘복고’가 아니라 고물가 시대 합리적 소비와 이색적인 경험을 동시에 추구하는 MZ세대의 소비 성향이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https://v.daum.net/v/202607180746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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