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메로나 특수절도’ 발달장애인 경찰 조서, 알고 보니 ‘복붙’
[앵커]
돈을 내지 않고 아이스크림을 나눠먹었다 특수절도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2명의 발달 장애인 사건, KBS가 연속 보도하고 있는데요.
경찰 조사가 부실했다는 증거, 또 나왔습니다.
의사소통이 어려운 두 장애인의 경찰 진술 조서, 확인해보니 복사해서 붙여넣은 수준으로 똑같았습니다.
단독 보도, 김옥천 기자입니다.
[리포트]
발달장애인 최모 씨는 지인인 장애인 황모 씨와 아이스크림을 훔쳐 먹어 특수절도 혐의로 송치된 피의자입니다.
지적장애 1급.
영유아 수준 지능으로 의사소통 자체가 매우 어렵습니다.
[발달장애인 최 씨 : "(아이스크림을 훔쳐서 먹었어?) 네. (아이스크림을 둘이 가서 안 훔쳤어?) 네."]
그런데 경찰이 작성한 최 씨의 진술 조서를 보면 아이스크림을 가져간 이유에 대해 "먹고 싶어서 꺼내 먹자고 말한 후 나눠 먹고 계산하지 않았다."
진술이 상당히 구체적입니다.
더 이상한 점은 발달장애인 2명의 진술 조서가 거의 똑같다는 겁니다.
경찰이 "공모했냐", 묻자 "편의점 앞에서 같이 먹고 싶은데 돈이 없어서 같이 훔쳤다", "분담했냐"는 질문엔 "아이스크림을 꺼내 한입 먹고 한입 줬다"고 답변이 적혀있습니다.
"그냥"부터 시작해 복사해서 그대로 붙인 수준입니다.
심지어 "지시했냐"는 질문엔 토씨 하나 틀리지 않은 답변이 기록됐습니다.
공모와 분담, 지시 모두 특수절도의 핵심 요건인데 두 장애인의 답변을 똑같이 쓴 겁니다.
경찰 조사에 동석했던 어머니는 공모는 묻지도 않았고 특수절도는 듣지도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발달장애인 최 씨 어머니 : "공모한 사실이 있느냐고 안 물었어요. 딱 묻는 건 한마디, "아이스크림을 운동하고 먹고 싶었어요? 그래서 나눠 먹었어요?" 이거 딱 한마디 물었어요."]
경찰은 이에 대해 두 발달장애인에게 CCTV 영상을 보여준 뒤 쉬운 언어로 구체적인 질문을 한 뒤 조서를 쓴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56/0012219716?sid=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