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기사/뉴스 다윈도 몰랐던 ‘똥’의 물리학…배설물은 왜 나선형으로 쌓일까
2,115 9
2026.07.16 09:57
2,115 9
곽노필의 미래창
배설물 탄성·중력·관성의 상호작용 결과
떨어뜨리면 원뿔형, 밀어올리면 원통형
진화 아닌 물리 법칙이 빚은 자연 섭리
똥 이모티콘처럼 배설물이 나선형을 이루는 것은 진화와는 상관이 없는 물리법칙에 따른 것이다. 픽사베이
똥 이모티콘처럼 배설물이 나선형을 이루는 것은 진화와는 상관이 없는 물리법칙에 따른 것이다. 픽사베이
진화론의 찰스 다윈이 말년에 심취한 생물 가운데 하나는 지렁이었다. 그가 1881년에 펴낸 마지막 저서가 ‘지렁이의 행동을 통한 식물성 곰팡이의 형성’(The Formation of Vegetable Mould, Through the Action of Worms)이다. 그는 이 책에서 지렁이의 굴 파기, 소화·배설, 그리고 이로 인한 토양의 형성 과정을 설명하면서 “이처럼 하등한 생물들만큼 세계 역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동물이 또 있을까”라고 반문했다.

그를 감탄시킨 지렁이의 생태 행동 중엔 흙을 먹고 배설한 나선형 탑 모양의 분변토가 있다. 하지만 그는 왜 지렁이 배설물이 그런 모양을 갖는지에 대해선 해답을 찾지 못했다.

배설물이 나선형 모양을 이루는 것은 지렁이 뿐만이 아니다. 사람을 포함해 자연에서 볼 수 있는 생물들의 배설물 대부분이 같은 모양이다. 똥을 상징하는 이모티콘은 거의 예외 없이 ‘소프트 아이스크림’처럼 돌돌 말린 모양이다. 밑은 넓고 위로 갈수록 뾰족한 나선형만 있는 것도 아니다. 지렁이처럼 위아래 크기가 균일한 원통형도 있다. 둘 사이를 관통하는 원리는 뭘까?
 
다윈이 1881년에 출간한 저서 ‘지렁이의 행동을 통한 식물성 곰팡이의 형성’에 실린 지렁이 배설물 그림. 암스테르담대 제공
다윈이 1881년에 출간한 저서 ‘지렁이의 행동을 통한 식물성 곰팡이의 형성’에 실린 지렁이 배설물 그림. 암스테르담대 제공
원뿔형과 원통형 배설물의 차이는?


오랜 기간 생물학적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이 질문에 현대 물리학이 해답을 제시했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대 다니엘 본 교수가 중심이 된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배설물의 나선형 모양은 생물의 진화와는 상관이 없는 엄격한 ‘물리 법칙’의 결과물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우선 우리가 흔히 쓰는 ‘똥 이모티콘' 같은 원뿔형 배설물이 만들어지는 원리는 ‘탄성 로프 코일링(Elastic rope-coiling)’ 법칙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줄을 아래로 떨어뜨리면 줄의 탄성과 중력, 관성이 상호작용해 줄이 바닥에 닿으면서 둥근 고리를 이루는 원리와 똑같다는 것이다. 탄성이란 배설물이 힘을 받았을 때 얼마나 변형되는지를, 중력은 배설물을 아래로 끌어당기는 힘을, 관성은 배설물이 배출되는 속도를 나타내는 개념이다.

대부분의 동물은 배설물을 아래쪽으로 배출한다. 그런데 배설물이 쌓일수록 배설물이 낙하하는 거리는 점점 짧아진다. 이 과정에서 나선형으로 말리는 반지름의 크기가 점차 작아지게 되고, 결국 우리가 아는 소프트 아이스크림 모양의 덩어리가 완성된다. 즉, 똥 모양은 동물의 생태적 진화와는 무관하게 물리학적 변수에 따라 결정된다.

반면 다윈이 관찰한 지렁이는 이와 반대로 배설물을 땅 속에서 위로 배출한다. 지렁이의 배설물은 위로 밀려 올라가면서 중력의 저항을 받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어느 순간 탄성과 중력 사이의 균형이 깨져 스스로 꼬이는 현상이 발생하면서 나선형 구조가 만들어진다.

 

그런데 중력을 거스르며 솟아오르는 ‘반중력’ 환경에서 나오는 배설물은, 높이의 영향을 받지 않아 반지름이 작아지지 않고 원통형으로 균일하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나선형 구조는 물이나 퇴적물에 의해 갯지렁이의 굴 입구가 막히거나 무너지는 것을 막아준다.
 

갯지렁이의 배설물은 원뿔형이 아닌 원통형이다. 암스테르담대 제공

갯지렁이의 배설물은 원뿔형이 아닌 원통형이다. 암스테르담대 제공

 


(후략)

 

곽노필 기자 nopil@hani.co.kr

기사전문 https://www.hani.co.kr/arti/science/science_general/1268487.html

댓글 9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라쉼X더쿠🖤 여름 개기름 잡는 ‘라쉼 기름종이 징크 바이옴 세범 앤 블레미쉬 트러블 앰플’ 체험 이벤트! 113 00:07 7,457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시크릿모드 사용자들 필독 (사용안함 옵션 추가)📢 07.13 49,334
공지 📢📢【매우중요】 비밀번호 변경 권장 (현재 팝업 알림중) 24.04.09 13,321,830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3,732,147
공지 ◤더쿠 이용 규칙◢ [스퀘어 정치글은 정치 카테고리에] 20.04.29 36,620,905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200,88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0 21.08.23 8,653,891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555,909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39 20.05.17 8,777,448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3 20.04.30 8,660,662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스퀘어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673,679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16771 이슈 <연애실험실> 취중 데이트의 결말 15:38 75
3116770 이슈 손나은 "데뷔 후 라면 한 개 다 먹은 적 없다… '김부장'서 처음으로" 1 15:37 191
3116769 이슈 [KBO] 진짜 안 괜찮아 보이고 곧 울 것 같은 홈런더비 2 김도영 1 15:37 199
3116768 기사/뉴스 10CM, 22일 새 싱글 발매…이토 준지 원작 드라마 테마곡 15:36 37
3116767 이슈 재미로 보는 kbo 야구 연령대별,성별 데이터.jpg (티빙) 1 15:36 109
3116766 기사/뉴스 아이브, 26일 美 메이저리그 방문…장원영, 뉴욕 메츠 시구까지 5 15:35 122
3116765 기사/뉴스 황광희 “임시완 뒷담화? 잘 됐다고 질투하는 거다” 당당한 ‘질투 100%’ 고백(개과천선) 3 15:34 198
3116764 기사/뉴스 포스트 말론, 2026 북중미 월드컵 폐막식 헤드라이너 선정 15:33 219
3116763 유머 겁나 예의있게 갖춰입고 첫출근해서 팬서비스해준 삼성 페덱 야구선수 4 15:33 350
3116762 기사/뉴스 속보]우버, 딜리버리히어로 인수…韓 배민 주인 바뀐다 1 15:33 484
3116761 기사/뉴스 ‘아는 형님’ 남호연X황제성X임우일X곽범 출격 1 15:32 111
3116760 이슈 수면바지 입는 알바생을 둔 사장님의 대처법 8 15:32 941
3116759 유머 근황이 궁금해지는 테일러 스위프트 팬 1 15:31 360
3116758 이슈 게임 로블록스에서 판매하는 방탄 지민 헤어스타일 아이템 7 15:30 548
3116757 이슈 가정사가 짬뽕 그 자체라는 축구선수 7 15:30 1,078
3116756 기사/뉴스 곽튜브, 낯가리는 아내가 유일하게 만난 지인=전현무…"임신 때부터 계속 챙겨줘" ('슈돌') [핫피플] 7 15:29 765
3116755 이슈 [단독] 부곡병원의 비극…의사 없어 최대 마약병동 불 꺼졌다 5 15:28 1,050
3116754 이슈 현재 보컬로이드 오타쿠들 난리난 이유...twt 4 15:27 591
3116753 이슈 허경환 키컸으면 개그맨 안되었을거라는 일절 빈말안하는 개그맨.jpg 26 15:26 2,537
3116752 유머 리센느 오늘행사, 작년과 같은 장소 하지만 5 15:26 9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