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놀면 뭐하니?’와 SBS ‘런닝맨’을 굳건히 이끌고 있는 그가 KBS2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의 마이크까지 쥐며, 지상파 3사 간판 예능판에 모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지난 10일 첫 방송된 KBS2 새 예능 ‘해피투게더-혼자가 아니어서 좋아’는 음악과 사연을 결합한 스토리텔링 음악 오디션이다. 이름은 익숙하지만, 형식은 과거의 ‘해피투게더’와 궤를 달리한다. 목욕탕 토크도, 쟁반노래방도, 사우나 토크도 과감히 덜어냈다. 이번에는 노래를 매개로 참가자들의 이야기와 관계, 그리고 하모니를 깊숙이 들여다본다.유재석의 복귀가 방송가에서 더 큰 무게를 지니는 이유는 다름 아닌 ‘해피투게더’라는 브랜드가 품은 역사 때문이다. ‘해피투게더’는 2001년 첫선을 보인 뒤 2020년 시즌4까지 이어진 KBS의 자존심이자 대표 예능이다. 쟁반노래방, 반갑다 친구야, 사우나 토크, 야간매점 등 시대별 메가 히트 코너를 배출하며 20년 가까이 목요일 밤을 책임졌다. 유재석에게도 ‘해피투게더’는 그저 거쳐 가는 일반적인 진행작이 아니다. KBS 예능 역사상 자신의 이름을 가장 오래 새겨 넣은, 친정이나 다름없는 무대다.
KBS 입장에서도 사활이 걸린 중대한 행보다. 한동안 KBS 예능국은 새로운 간판 프로그램을 세우는 데 깊은 갈증을 겪어왔다. ‘해피투게더’라는 굵직한 타이틀은 시청자의 과거 향수를 자극하는 동시에, 새 프로그램이 겪어야 할 초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는 영리한 장치로 작용한다.
현재 유재석은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MBC ‘놀면 뭐하니?’에서는 장기 프로젝트와 캐릭터 예능의 명맥을 잇고, SBS ‘런닝맨’에서는 몸으로 부딪히는 전통 버라이어티를 사수 중이다. 여기에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을 통해 길거리 토크에서 출발한 휴먼 인터뷰 예능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다.
플랫폼의 경계도 허문 지 오래다. 유튜브 ‘핑계고’에서는 느슨한 수다만으로 긴 러닝타임을 끌고 가는 압도적인 역량을 입증했다. 최근에는 넷플릭스 ‘유재석 캠프’까지 론칭하며 글로벌 OTT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발휘하고 있다.
그럼에도 유재석에게 지상파는 여전히 가장 오래된 견고한 홈그라운드다. 유튜브와 OTT가 새로운 화제성을 주도하는 시대라지만, 연말 시상식과 장수 예능이 지닌 특유의 무게감과 권위는 여전히 지상파의 몫이다. ‘해피투게더’가 성공적으로 안착한다면, 유재석은 MBC와 SBS에 이어 KBS에서도 다시 연말 예능 시상식의 중심에 우뚝 설 수 있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최근 방송가는 익숙한 포맷과 브랜드를 다시 꺼내되, 그 안에 새로운 장르적 장치를 섞는 방식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해피투게더’의 부활도 과거 토크쇼를 그대로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음악 오디션과 스토리텔링을 결합해 다른 시청 경험을 주려는 시도”라고 짚었다. 이어 “유재석은 안정적인 진행과 공감형 토크에 강한 MC이기 때문에, 출연자의 사연을 중심에 놓는 포맷과 잘 맞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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