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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교육, 김부장 보려다 뒤통수…OTT 소액 ‘먹튀’ 사기 벌써 수백명이 당했다

무명의 더쿠 | 20:41 | 조회 수 19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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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이준영 수습기자] #. 지난 1월 손모(19) 양은 엑스(X)에서 ‘애플뮤직 가족계정 파티원 모집’ 글을 보고 판매자 김모 씨에게 친언니와 함께 이용할 2인 몫의 1년 이용료 5만4000원을 송금했다. 처음 두 달은 문제 없이 서비스를 이용했다. 하지만 3월부터 계정 접속이 안 되더니 판매자에게 문의를 해도 답이 오지를 않았다.

처음엔 정상 이용…의심 피한 뒤 잠적



처음에는 정상적으로 공유 계정을 제공해 구매자의 의심을 피한 뒤 수개월 후 잠적하는 이른바 ‘OTT분철’ 사기가 잇따르고 있다. 분철은 신문이나 문서를 나눠서 제본한다는 사전적 의미를 갖는데, 요즘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나 음원 스트리밍 서비스 계정 구독료를 여럿이 나눠 내며 함께 이용하는 행위를 일컫기도 한다. ‘파티원’을 모집한다는 표현도 있다. OTT 서비스가 워낙 많고, 개인이 개별 서비스를 정상 이용하려면 부담이 크니 소위 ‘공동구매’ 수요가 커진 탓이다. 참교육, 김부장 등 인기 드라마들의 스트리밍이 대부분 이곳에서 이뤄지다 보니 경제적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2025 콘텐츠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 OTT 이용률은 89.1%로, 평균 2.1개의 서비스를 구독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유료 구독 이용자의 월평균 지출액은 1만909원에 달했다. 할인이나 제휴 등을 활용한 ‘가성비 구독’ 이용 비율은 64.7%에 달했다.

피해자들은 주로 X나 중고 거래 플랫폼 등에 올라온 모집 글을 보고 거래에 참여한다. 참여자를 모집하는 ‘방장’에게 ‘n분의 1’ 만큼 구독료를 송금하면 계정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받는 구조다. 애플뮤직을 비롯해 넷플릭스, 티빙, 디즈니플러스, 왓챠, 밀리의서재 등 웬만한 구독 서비스를 모두 아우른다.


사기 수법은 대부분 비슷했다. 판매자들은 “이 정도 소액으로는 사기를 치지 않는다”, “사기면 더치트(사기 피해 정보 공유 웹사이트)에 신고하면 된다”며 구매자를 안심시켰다. 일부는 본인 명의 휴대전화 번호와 계좌번호까지 알려주며 신뢰를 쌓기도 했다.

판매자들은 후기까지 조작하며 구매자를 안심시켰다. 헤럴드경제가 접촉한 피해자 정모(28) 씨는 “판매자가 ‘3년 동안 문제없이 유지해 온 파티원들’이라며 안정적인 거래라고 홍보했고 실제 이용자들의 후기도 캡처해 보여줬다”며 “나중에 알고 보니 그 후기 역시 다른 사람에게 전달받은 사진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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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1년 이용권의 경우 처음 몇 달은 실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 의심을 피했다. 손양은 “처음 두 달은 계정을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전혀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피해 사실을 확인하기 위해 참여한 단체채팅방에는 같은 판매자에게 피해를 본 분철 참여자 44명이 모여 있었다.

다른 판매자로부터 넷플릭스, 티빙, 웨이브 1년 이용권을 총 14만원에 구매한 20대 김모 씨도 비슷한 피해를 당했다. 그는 “거래 전 더치트를 계속 확인했는데 당시에는 피해 사례가 없어 믿었다”며 “지난해 10월부터 이용하다 올해 4월부터 계정이 멈췄다”고 말했다.


판매자들은 문제가 생긴 뒤에도 각종 핑계를 대며 시간을 끌었다. 구독이 끊긴 뒤 항의하면 “바빴다”, “사고가 났다”고 해명하는 식이었다. 김씨는 “이용이 끊겨 계속 연락했더니 병원 입원 사진을 보내며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했다”며 “해당 사진은 인터넷 검색으로도 찾을 수 있는 사진이었다”고 말했다. 그가 참여하는 피해자 단체방에서는 판매자가 같은 사진을 여러 사람에게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

판매자들이 계좌를 바꿔가며 ‘파티원’ 모집을 이어간 정황도 확인됐다. 피해자들이 거래 내용을 모아본 결과 동일 판매자가 여러 개의 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으며, 일부 피해자들은 자신이 피해 사실을 인지한 이후에도 같은 판매자의 모집 글이 계속 올라오는 것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한 판매자에게 애플뮤직 1년 이용권을 구매한 강모(23) 씨는 “피해자들이 거래 내역을 모아보니 같은 명의 계좌가 6개 확인됐다”고 말했다. 손양과 김씨에게 계정을 판매한 판매자들도 각각 4개의 계좌를 사용한 것으로 파악됐다.

판매자가 신규 피해자의 돈으로 기존 피해자의 환불을 처리하는 ‘환불 돌려막기’ 방식도 있었다. 피해자 양모(25) 씨에 따르면 판매자는 환불을 요구한 기존 피해자 A씨에게 신규 피해자 B씨가 입금한 돈을 전달하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A씨는 환불받은 것으로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B씨의 구독료가 환불금처럼 사용된 구조였다.

소액 피해에 신고도 부담…플랫폼 피해도 이어져


OTT를 저렴하게 이용하려다 소액 피해를 본 사람들은 온라인 카페와 단체대화방을 운영하며 소통하고 있다. 참가자는 500명이 넘는다. 서로 판매자 정보와 신고 진행 상황을 공유하고 있다. 피해 금액은 최소 2만~10만원대로 크지 않았지만, 오히려 이 같은 점이 신고를 망설이게 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손양은 “미성년자라 신고 절차가 어렵게 느껴졌고 피해 금액도 많지 않아 그냥 넘어갔다”고 말했다.

김씨 역시 “사이버범죄 신고 시스템(ECRM)에 등록한 뒤에도 경찰서를 직접 방문해야 했고 제출한 자료도 출력해 가져가야 했다”며 “경찰로부터 ‘소액 사건이라 돌려받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실적 한계 때문에 법적 대응을 주저하는 피해자들이 다수다. 양태정 법무법인 광야 변호사는 “개인 피해액은 수만원대 소액인 경우가 많아 변호사를 선임하거나 직접 고소에 나서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도 “다만 피해자가 여러 명이라면 전체 피해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염건웅 유원대학교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피해자는 피해 금액보다 신고 과정에 들이는 시간과 스트레스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며 “그럼에도 신고가 모여야 경찰도 피해 규모를 파악하고 대응책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타인과의 계정 공유가 OTT 플랫폼 약관 위반 소지가 있다는 점도 피해자 대응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넷플릭스의 경우 하나의 계정을 이용 가구 구성원끼리 공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집에서 살지 않는 사람과 계정을 공유하려면 ‘추가 회원’으로 등록해야 하는데, 이 경우 요금제에 따라 기존 구독료 외에 월 4000~5000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대해 염 교수는 “가족 계정 공유 범위가 약관상 가족이나 동일 가구 구성원으로 제한된 경우가 많아 피해자들도 신고를 부담스러워할 수 있다”며 “사기범들이 이런 점을 악용할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016/0002669011?sid=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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