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숏드라마 만든 이준익 감독 "세로 화면으로 보니 엿보는 느낌"

무명의 더쿠 | 07-09 | 조회 수 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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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연합뉴스) 박원희 기자 = 4일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된 이준익 감독의 숏드라마 '아버지의 집밥'은 첫 장면부터 낯설다.

극장에서 보는 통상의 영화와 다르게, 가로보다 세로가 더 긴 화면이 눈앞에 보이기 때문이다. 세로형 화면은 거대한 스크린의 중앙 일부만을 차지해 다른 영화보다 시야가 좁은 느낌이었다.

대신 인물을 집중적으로 담은 작품은 보다 캐릭터에 밀착한 듯한 인상을 줬다. 관객들은 집밥을 둘러싼 가족의 이야기에 웃고 울었다.

이준익 감독은 이날 경기도 부천시 CGV소풍에서 열린 '아버지의 집밥' 메가토크에서 "영화는 펼쳐진 것들을 대접받는 느낌이라면, 숏폼은 '어떻게 되는지' 엿보는 느낌"이라며 "배우들의 감정과 심리에 대한 몰입도가 더 올라가는 느낌이었다"고 극장에서 작품을 본 소감을 밝혔다.


'아버지의 집밥'은 가부장적인 남편 하응(정진영 분)의 요구에 맞춰 평생 집밥을 만들어온 아내 순애(이정은)가 사고로 요리법을 잊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고리타 작가의 동명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작품은 부천영화제 '플랫폼 기획전: 숏폼 시네마'에 초청받아 이날 상영됐고, 이 감독을 비롯해 배우 정진영 등 출연진이 상영 뒤 관객과 대화를 나누는 메가토크에 참여했다. 에피소드들을 쭉 이은 작품의 길이는 2시간 36분이었다.

이 감독은 "2시간 20분짜리 영화를 보면 힘든데,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며 "관람자가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는 느낌이었다. 매 장면 새로웠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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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감독이 숏드라마에 도전하게 된 시작점에는 제작사의 연출 제안이 있었다. 그는 원작을 보고 작품을 연출할 마음이 생겼다고 한다.

이 감독은 "숏폼이나 시리즈, 영화 등 포맷의 경계를 넘어서 하나의 가치 있는 이야기가 된다면, 숏폼이든 영화든 무슨 차이가 있겠냐는 생각이 들었다"며 "원작과 신동선 각본가의 솜씨, 배우들 앙상블이 대단했다. 저는 시쳇말로 '날로 먹은 것'"이라며 웃음 지었다.

작품에는 정진영과 이정은, 변요한, 드라마 '참교육'으로 주목받은 박지연 등 기존 영화·드라마에서 활발히 활동하던 배우들이 출연했다.

배우들은 숏드라마에서의 연기가 기존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다면서도, 세로형 화면 등에 따른 부담이 있었다고 떠올렸다.

박지연은 "세로 프레임에 배우들이 꽉 차게 나오니, 제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 같은 두려운 마음도 있었다"고 털어놨다.


작품은 평생 밥을 지어온 순애와 아내의 밥상을 엎는 남편 하응의 관계를 전복시키며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한편으로 평생 인내하며 살아온 아내,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 등의 보편적인 이야기로 공감대와 눈물도 끌어낸다.

이 감독은 "요즘 젊은 아버지들은 그렇지 않겠지만, 과거 아버지가 밥상을 엎는 기억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을 것"이라며 "저도 그렇고 많은 분이 자기 눈앞에 절박한 것만 매달리다 보면, 본의 아니게 가까운 사람에게 상처를 주게 된다. 어쩔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그 어쩔 수 없는 데 대해 인정하고 사과하고 개선하면 된다"며 "삶이라는 게 살며 사랑하며 배우는 과정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작품은 죽는 날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은 인간들의 드라마"라고 짚었다.


이번 작품은 숏드라마 장르를 가족 드라마로까지 확장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존 숏드라마는 치정극, 복수극 등 자극적인 소재가 주를 이뤘다.

이 감독은 "인공지능(AI)으로 만들든, 영화·시리즈·숏폼의 형식이든 관계 없이 결국은 다 이야기 산업"이라며 "뉴미디어가 고전적 이야기부터 최첨단 이야기까지 확장하는 과정이 시작된 거 같다. 기존 매체에서 이어져 온 이야기 세계가 숏폼까지 확장하는 데 이 작품이 기여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올 추석 때 극장에서 작품을 선보이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https://naver.me/F3EuKeb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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