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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軍월급 오르니 도박에 탕진... 빚쟁이 되어 나오는 군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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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08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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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n.news.naver.com/article/023/0003986465?cds=news_media_pc&type=editn

 

’병장론’ ‘충성론’ 등 연 20% 고금리 대출 타깃
군 장병 대상 대부업 금지 추진
금감원장 “도박 말고 월급 관리하라”

유격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장병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유격훈련을 받기 위해 이동하는 장병들.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 /뉴시스
군 복무 중인 A씨는 20대 초반에 이미 빚이 1800만원이다. 입대하자마자 들었던 연 복리 5%짜리 군인공제회 적금을 담보로 400만원을 빌렸고, 대부업에서 1400만원을 더 빌렸다.

몇 번 연체를 거치며 그의 신용 점수는 500점대까지 떨어졌다. 그는 코인 투자 카페에서 “대부분 들어 있는 군 적금을 담보로 빌리면 이자가 싸고, 월급 명세서만 있으면 대부업체에서도 대출받을 수 있다”는 조언을 얻었다고 했다.

A씨는 “대출을 당겨와 투자하고 이자도 수익으로 메우면 된다고 생각했다”며 “목돈을 만들어 전역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빚이 쌓여 전역 후가 막막하다”고 했다.
 

월급과 스마트폰이 독(毒) 됐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요즘 군대는 A씨처럼 빚지고 전역하는 군인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군 장병 채무 조정 금액은 2021년 56억원에서 지난해 102억원으로 4년간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최근 몇 년 새 군인 월급이 뛰면서 소비나 투자가 과감해진 데다, 군 내 스마트폰 사용이 허용되며 모바일 대출이 쉬워지자 금융 취약 계층인 20대 초반 청년들이 군 복무 중 수천만 원대 빚을 안고 전역하는 일도 생겨나는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사이버 도박에 접속해 빚을 불리는 일도 적지 않다.

이날 본지가 한 대부업체 채팅 상담을 통해 군 복무 중이라고 하자 “입대 3개월이 지났으면 최대 1000만원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이 왔다. 이 업체의 금리는 연 20%로 법정 최고 금리를 꽉 채웠다. 모바일에서 ‘충성론’, ‘병장론’ 등의 이름으로 연 이자율이 20%에 달하는 대출에 손쉽게 접근할 수 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지난 10년간 군인 월급이 21만6000원(2017년, 병장 기준)에서 150만원(2026년)으로 7배 가까이 뛰면서 대부업 시장에서 군인들이 주 고객이 되고 있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말 상위 30개 대부업체에서 군 장병 신용 대출 잔액은 444억원으로, 이 중 직업군인이 아닌 현역병 대출이 242억원(54.5%)을 차지한다.

허수정 금감원 금융교육기획팀장은 “월급이 담보 역할을 하면서 병사들이 대부업의 좋은 고객이 되고 심지어 사채를 쓰기도 한다”며 “과거에는 입대 전 학자금 대출 등으로 힘들어하던 병사들이 있었다면, 오히려 요즘은 군대에 와서 빚지고 전역을 한다”고 했다.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그래픽=조선디자인랩 정다운

오죽하면 금감원장이 “도박 말고 저축하라”


8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대구 육군 제2작전사령부를 찾아 군 장병 250명에게 ‘군 장병 불법 도박 피해 예방 및 건전한 자산 관리’를 주제로 직접 금융 교육을 했다. 그는 “군 복무 기간은 경제적 자립을 위한 자산 형성의 좋은 기회이므로 도박 등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올바르게 월급을 관리하라”고 당부했다.

이 원장은 지난달 22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에서처럼 학교 내 도박과 불법 사금융이 연계된 현장이 군에서도 나타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달 22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실제로 지난 2020년부터 2024년간 군에서 발생한 휴대폰 사용 위반 징계 4만7357건 중 사이버 도박은 1612건(3.4%)이다.

50대 여성 B씨는 휴가 나온 아들의 ‘부대에서 스마트폰을 내지 않고 불법 도박을 해 빚 2500만원이 생겼다’는 고백을 듣고 가슴앓이 중이다. 그는 “아들이 100% 잘못했지만 20대 초반 청년에게 어떻게 그 큰돈을 빌려줄 수 있느냐”고 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금융 당국은 군 장병 대상 대부업을 금지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현재 대부업권은 은행과 달리 급여 통장 사본을 소득 증빙 서류로 인정해 신용 대출을 내준다. 월급을 받는 군인들도 소득 증빙이 비교적 간편한 구조다.

그런데 이를 막아 대출을 내줄 근거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대부업을 이용하지 못하는 병사들이 법정 최고 이자를 뛰어넘는 불법 사금융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금감원의 군 장병 대상 재무 설계 프로그램에 참여 중인 박찬종 FP협회 소속 재무상담사는 “병사 월급이 높아지며 씀씀이는 커졌는데 전역 후 수입은 없는 ‘소득 절벽’ 구간이 생긴다”며 “군에서 30만~50만원 소액 대출을 처음 접한 뒤 수시로 대출을 받으면서도, 늘어난 소비에 카드값을 갚지 못해 어려움에 처하는 청년들이 많다”고 했다.

(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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