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시절 학폭’ 가해자 우연히 만나자 트라우마 급발진 폭행 전치 4주 상해, 법원은 선처했다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가해자와 피해자가 뒤바뀌었다. 성인이 된 이후 우연히 초등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를 마주친 A씨의 이야기다. 트라우마에 휩싸인 A씨는 주먹을 휘둘렀다. 발길질도 했다.
부상 정도가 가볍지 않았다. 뇌진탕 등으로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혔다. 그렇게 A씨는 학교폭력 피해자에서 상해 사건 가해자가 됐다. 1심은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선처를 택했다.
사건은 지난 2024년 6월, 서울 송파구의 한 길거리에서 발생했다. A씨는 담배를 피우고 있던 학교폭력 가해자 B씨를 폭행했다. B씨는 일시적인 뇌진탕과 눈 주변 뼈 골절 등 부상을 입었다.
결국 A씨는 상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이 인정한 사실관계에 따르면 A씨는 범행 후 죄책감과 양극성 정동장애(조울증) 등 증상으로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우울장애 증상으로 입원치료를 받기도 했다. A씨는 정신과 치료를 병행하며 숙박업소에서 청소용역으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B씨와 합의하지 못했다. 재판 과정에서 B씨와 가족은 “A씨를 엄벌에 처해 달라”고 탄원했다. A씨는 사선 변호인을 선임하는 대신 국선 변호인을 통해 재판에 대응했다.
지난 2024년 10월 1심은 A씨에게 징역 6개월 실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양형(처벌 정도) 이유에 대해 “B씨의 상해 정도가 가볍지 않다”며 “A씨가 이미 상해죄 등으로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과가 있다”고 했다.
다만 “B씨를 위해 400만원을 공탁(피해자와 합의가 이뤄지지 않았을 때 법원에 금액을 맡기는 제도)했다”며 “양극성 정동장애 치료를 받고 있는 상태에서 범행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아울러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1심 판결에 대해 A씨와 검사 모두 항소했다. A씨는 “형량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했고, 검사는 “형량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고 했다.
2심 재판부는 “A씨는 우연히 B씨를 만나 초등학교 때 괴롭힘을 당했던 아픈 기억에 휩싸여 감정을 조절하지 못하고 폭력을 행사했다”며 “자신의 잘못을 깊이 뉘우치고 반성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B씨를 위해 1심에서 400만원을, 2심에서 400만원을 추가로 공탁했다”고 설명했다.
2심 재판과정에서도 B씨는 “공탁금의 합계가 치료비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엄벌을 탄원했지만 2심은 “A씨가 한부모 자녀로서 어머니가 기초생활 수급자인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정신과 치료를 받고있으며 청소용역으로 근무하며 B씨에 대한 피해 배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며 감형한 이유를 설명했다.
2심은 “이러한 모든 양형요소를 종합하면 1심의 형량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며 집행유예로 선처를 택했다.
이 판결은 현재 확정됐다. 2심 판결에 대해 A씨와 검사 모두 불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