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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점만 남은 ‘보완수사권 폐지’…‘경찰 견제’ 장치는 여전히 없다

무명의 더쿠 | 20:07 | 조회 수 320

(앞 내용 생략) 

 

사건 처리 지연…피해자 고통 가중

 

검사의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보완수사에 필요한 간단한 사실관계 확인조차 경찰로 다시 사건을 보내 처리해야 한다. 검사가 간단하게 보완할 수 있는 사건이 최소 수개월 이상 지체돼 ‘사건 뺑뺑이’가 일상화할 수 있다. 국민의 재산권·생명권이 걸린 사건에서 피의자는 증거의 인멸·왜곡 등 사건에 대비할 시간을 벌 수 있는 반면, 피해자는 피해 확인과 회복의 지연으로 고통의 시간이 지속될 수 있다. 이른바 ‘세종시 여중생 집단성폭력 사건’ 피해자 ㄱ씨는 지난해 9월 ‘범죄 피해자가 바라는 검찰개혁 세미나’에서 “경찰이 ‘(사건을) 송치해서 검찰이 보완수사를 요청하면 일이 많아진다’고 토로했다”며 “수사도, 보호도 받지 못한 채 방치되는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여러 목소리에 귀 기울여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형사사건 처리 속도 저하는 현실화했다. 대검찰청 통계를 보면, 형사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142일에서 2024년 312일로 두배 이상 증가했다. 법무부가 지난달 1일 낸 자료(전국 12개 검찰청)를 보면 경찰 송치 사건 10건 중 4~5건은 검사의 보완수사를 거쳤다.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이 일은 전부 경찰 업무로 넘어가게 돼 사건 처리는 더욱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국무총리실 산하 검찰개혁추진단 자문위원이었던 양홍석 변호사는 “경찰에서 조사받은 사람이 ‘ㄴ’이라고 진술했는데 조서에 ‘ㄷ’이라고 돼 있을 경우 검사가 직접 확인하지 못하고 경찰에 다시 돌려보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검찰 사이 ‘송치→보완수사 요구’로 꼬리를 무는 ‘사건 핑퐁’은 민생 사건 수사 실무에서 이미 벌어지고 있다. 민생 사건이 검경의 회전문을 도는 사이 발생하는 경제적 손실은 고소인 몫이다. 서울남부지검은 1억원대 화물차 지입 사기를 당한 50대 남성 ㄹ씨의 고소 사건을 수사한 서울 금천경찰서에 지난 5월 네번째 보완수사를 요구했다. 2024년 1월 이 남성이 고소장을 제출한 뒤 2년5개월 동안 경찰의 불송치와 ㄹ씨의 이의신청, 검사의 보완수사 요구가 쳇바퀴 돌듯 반복된 것이다. 수사 결론이 미뤄지는 사이 ㄹ씨의 대출 원리금 상환은 매달 이어지고 있다. 김규현 변호사는 “2021년 검찰개혁 이후 고소하면 1년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며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 훨씬 심화해서 2~3년 가는 경우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부실화…‘암장 사건’ 우려
자본시장법 위반이나 성범죄·아동학대 수사 등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는 사건에서 수사의 부실화를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아르바이트하던 가게의 사장한테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며 고소한 뒤 사건이 불송치되자 이의신청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대학생 ㅁ(20)씨 사례는 이런 우려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경찰은 1차 불송치 뒤 검찰의 보완수사 요구에도 재차 불송치 의견을 통보했다. ㅁ씨의 이의신청을 바탕으로 현재 검찰이 수사 중이다. 한국성폭력상담소는 “피해자의 통화·문자 내역 등 기초적인 증거 수집조차 이뤄지지 않았다”고 경찰 수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은의 변호사는 “검찰의 수사는 ‘결과를 믿을 수 있냐’가 문제였는데, 경찰의 수사는 ‘믿을 수 있냐’에 더해 ‘잘하냐’의 문제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건 암장’ 우려도 제기된다. 수사·기소 분리로 수사 과정에서 검사와 완전히 칸막이를 친 경찰이 사건을 덮고 불송치 종결하더라도 사후에 이를 검증할 수단이 부족하다. 사건 수사 무마를 대가로 피의자로부터 2억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의정부경찰서 수사과 팀장이었던 정아무개씨는 지난달 5일 항소심에서 징역 6년을 선고받았다. 정씨는 피의자 김아무개씨에게 “오늘 돈 줘. 다 불기소해버릴 테니까”라는 문자를 보내기도 했다. 정씨는 수사권 조정 전 김씨에 대해 불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넘겼고, 검찰도 무혐의 처분했다. 검찰이 재기수사를 통해 지난해 6월 정씨를 기소할 때까지 5년 동안 이 사건은 묻혀 있었다.

 

(이하 생략)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8/0002812486?sid=102

 

한겨레 임철휘 기자  박지영 기자  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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