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살인 사건 증거인멸 의혹을 받는 장윤기씨의 아버지에게 장씨의 자취방 청소를 부탁받은 집주인이 경찰에 물건을 치워도 되는지 문의하자 경찰이 이를 허락했다는 진술이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한겨레 취재 결과 장씨의 아버지는 아들의 살인 사건이 발생한 지 3일 만인 지난 5월8일 장씨의 원룸을 찾아 훼손된 리얼돌과 매트, 개인정보가 담긴 자료 등을 가지고 나오면서 임대인에게 “나머지 물건을 버려달라”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후 임대인이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에 장씨의 물건을 치워도 되는지 문의하자 경찰은 “치워도 된다”라고 답변했다고 한다. 이 때문에 경찰이 장씨 아버지의 증거인멸을 사실상 묵인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아들의 집주소와 현관문 비밀번호를 몰랐던 장씨의 아버지는 해당 정보 역시 이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 쪽에서 전달받았다. 당시 수사팀이 장씨 아버지의 증거인멸 의도를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협조했다면 이후 수사가 경찰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다만 장씨의 아버지는 친족 또는 동거 가족의 증거인멸은 처벌하지 않는 ‘친족 특례’에 따라 증거인멸 혐의로는 처벌 받지 않는다.
장씨 아버지가 증거 인멸을 의도한 것으로 의심되는 정황도 추가로 나타났다. 장씨의 아버지는 원룸에서 빼낸 매트는 원룸 앞에 버렸지만 리얼돌은 따로 챙겨 간 뒤 폐기한 것으로 드러났다.
장씨는 검찰 조사에서 증거 훼손 이유에 대해 “아들이 성범죄자로 알려지지 않기를 바랐기 때문”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관련해 당시 경찰 수사팀 관계자는 한겨레에 “임대인의 문의와 수사팀의 허락이 있었는지는 지금 확인하기 어렵다”라면서도 “당시는 압수수색 결과물 분석이 끝난 상황이었고 범죄 현장도 아니어서 현장 수사팀 입장에서는 원룸 물건을 치워도 된다고 판단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당시 리얼돌을 동영상으로 찍어놨고 과학수사팀이 해당 증거에서 디엔에이(DNA) 등 증거를 채취해 국립과학수사원에 감식을 의뢰한 상태여서 실물 확보가 필요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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