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재고 학부모 손배 소송 나선다···"5·18 교훈 없고 집단 처벌만"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회장 양해영)가 ‘스타벅스 밈’ 논란을 이유로 배재고 선수단 36명 전체에 6개월 출전 정지를 내렸다. 광주일고 전에서 스타벅스를 선창한 1명과 의미를 모른 채 응원 리듬에 따라붙은 학생들까지 한꺼번에 묶은 처분이라면서 일부 학부모들이 증거 수집 및 손해배상 청구 법리 검토에 들어갔다.
문제 표현의 부적절성은 분명하지만, 저학년으로 추정되는 1명의 선창에 응원 리듬을 따라붙은 학생들까지 같은 책임선에 세운 처분은 청소년 스포츠 행정이 지켜야 할 개별성·비례성·교육 원칙을 모두 놓친 결정이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3일 여성경제신문이 배제고 학생선수 학부모들을 취재한 결과 문제 표현을 선창한 학생선수는 1명으로 알려져 있고, 나머지 학생들은 더그아웃 특유의 응원 리듬 속에서 “가야지, 가야지, ○○ 가야지” 식의 구호를 자동적으로 따라 불렀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는 전체 36명에게 6개월 출전 정지 처분을 내렸다. 선창자, 동조자, 배경을 모른 채 따라 외친 학생, 현장에 있었던 선수까지 사실상 한 덩어리로 묶어버린 것이다.
이번 사안은 5·18을 희화화한 표현이 더그아웃에서 나왔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다. 해당 표현은 역사적 고통을 조롱하는 방식으로 소비될 수 있고, 학교와 선수단은 분명히 사과와 교육, 재발 방지 조치를 해야 한다. 그러나 문제는 처벌의 방향이다.
5·18의 교훈은 무지한 청소년 전체를 낙인찍고 미래를 끊어내는 데 있지 않다. 국가폭력과 집단적 낙인의 위험을 기억하자는 것이 5·18의 본질이라면, 영문도 모른 채 밈을 따라 부른 고교생들까지 집단으로 사냥하는 방식은 오히려 그 교훈과 정면으로 충돌한다.
더그아웃 응원은 일반 발화와 다르다. 한 명이 리듬을 던지면 나머지가 의미를 해석하기 전에 박자와 분위기를 따라가는 구조다. 특히 “가야지, 가야지, ○○ 가야지” 유형의 구호는 인터넷 밈과 응원가 문법이 섞인 자동반응에 가깝다.
집단 처벌의 배경도 허술하다. 협회가 개별 학생의 인식 수준과 선창·후창 관계를 충분히 가려냈다기보다, 소셜네트워크상에 올라온 집단 율동 장면이 포착됐고 “다수가 함께 외쳤다”는 식의 악의적 언론 보도를 근거로 사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자체 조사를 통해 고의성, 인지 여부, 실제 가담 정도를 분리했어야 할 사안이 온라인 분노와 영상 이미지에 떠밀려 집단 징계로 굳어진 셈이다.
배재고 3학년 선수의 한 학부모는 본지에 “아이들이 잘했다는 게 아니다. 잘못한 표현은 분명히 바로잡아야 한다. 그런데 누가 먼저 그 말을 했는지, 누가 뜻을 알고 따라 했는지, 누가 더그아웃 분위기에서 박자에 맞춰 입만 움직였는지도 가리지 않고 36명 전원을 6개월 출전정지로 묶는 게 교육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고3 선수들에게 6개월은 그냥 반년이 아니다. 진학과 스카우트, 마지막 대회가 걸린 시간”이라며 “교육기관과 스포츠단체가 해야 할 일은 아이들을 한 줄로 세워 벌주는 게 아니라 책임의 정도를 가르고, 모른 채 따라간 아이들은 가르치고, 고의성이 있는 학생은 그에 맞게 책임지게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s://www.womaneconom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55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