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부담금 없이 1인실 이용 가능합니다. 입원 환자에게는 피부관리도 서비스로 해드립니다."
사이드미러 접촉에 한약·침 등 600만원 치료 #5개 상위 한방병원 MRI 촬영, 대학병원의 4배 #국토부 '8주룰'은 1년반동안 제자리걸음
지난해 가벼운 접촉사고를 당한 A씨가 충북 청주의 한 한방병원에 치료를 문의하자 들은 안내다. 이 병원은 호화병실과 안마의자, 피부관리 서비스, 고급 식사 등을 제공하면서 지역에서는 이른바 ‘호캉스(호텔+바캉스) 한방병원’으로 알려져 있다. 온라인에선 “교통사고로 입원했는데 리프팅 피부관리를 받았다” “호텔인지 병실인지 모르겠다”는 후기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병원 관계자는 “입원 환자의 치료 과정에서 필요에 따라 제공하는 서비스”라는 입장이지만, 이처럼 금전적·경제적 혜택을 내세워 환자를 유인하는 행위는 의료법상 환자 유인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크다. 그럼에도 한방병원들이 교통사고 환자 유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 자동차보험금을 노린 이른바 ‘교통사고 비즈니스’가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이 심화하면서 최근에는 무료 피부관리와 호화병실 등 각종 부가서비스를 앞세워 환자를 유치하고 있다. 맞물려 장기 입원과 각종 한방 시술을 결합한 과잉진료 논란이 나날이 심각해지는 상황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 한방진료비는 지난해 1조6972억원으로 전체 자동차보험 진료비의 60.4%를 차지해 양방 진료비(39.6%)를 크게 웃돌았다. 손해보험업계 관계자는 “이런 추세가 지속할 경우 2030년에는 연간 자동차 진료비가 3조 3780억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한방진료비는 약 2조 3800억원까지 늘고, 양방진료비는 9966억원 규모로 축소되면서 한방진료비가 전체 진료비의 약 70.4%를 차지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경상환자의 과잉 장기치료를 막기 위해 치료 8주를 넘길 경우 추가 진료의 필요성을 입증하도록 하는 ‘8주룰’ 도입을 지난해 2월부터 추진해 왔지만 1년 넘게 가까이 제자리걸음이다. 한방업계의 강한 반발에 더해, 일부 환자가 건강보험으로 치료를 전환하면서 비용이 건강보험으로 이전될 수 있다는 복건복지부의 우려도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한방병원의 과잉진료 문제를 제기했던 이주영 개혁신당 의원은 “자동차보험은 전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하는 보험인 만큼 법령상 기준에 따라 일관되고 공정하게 심사해야 한다”며 “경상환자 과잉진료를 방치함에 따른 보험금 누수는 결국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그 부담은 선량한 국민에게 전가된다”며 8주룰 시행을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중앙일보]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4417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