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혼 남성, 비만 위험 3.2배
‘남성은 결혼 후 살이 찐다’는 말은 단순한 속설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뒷받침된다는 연구 결다. 특히 여성과 달리 기혼 남성의 비만 위험이 뚜렷하게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일각에서는 이런 현상을 두고 ‘행복 살’(행복해서 찌는 살)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그렇지 않았다.
과학계와 의학계가 발표한 관련 연구를 살펴보면, 안정감으로 인한 동기 저하와 생활 습관 변화가 기혼 남성의 체중 증가를 부르는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 폴란드 국립심장학연구소 “기혼 남성 비만 위험 3.2배”
가장 최근인 2025년 3월 스페인 말라가에서 열린 유럽비만회의(ECO)에서는 결혼이 남성의 비만 위험을 크게 높인다는 데이터가 발표됐다.
폴란드 바르샤바 국립심장학연구소가 평균 연령 50세인 남녀 2405명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혼 남성이 비만이 될 확률은 미혼 남성보다 3.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결혼으로 과체중이 될 확률은 미혼일 때 보다 무려 62%나 높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기혼 여성의 비만 위험은 미혼 여성과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연구진은 “결혼 후 늘어난 식사량과 부부 동반 식사, 줄어든 신체 활동을 주된 원인”으로 지목했다.
◆ 남성, 결혼 후 첫 5년 BMI 꾸준히 상승
2024년 중국에서 발표된 연구에서도 같은 맥락이 도출됐다. 내용에 따르면 남성은 결혼 후 첫 5년 동안 체질량지수(BMI)가 꾸준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구체적으로 기혼 남성의 과체중 비율은 5.2%, 비만 비율은 2.5% 늘었다. 연구진은 “기혼 남성이 결혼 초기 섭취하는 총열량은 늘어나는 반면, 운동 등 신체 활동에 쓰는 시간은 눈에 띄게 줄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짝짓기 시장 은퇴’가 부른 나비효과
영국 바스대 조안나 시르다(Joanna Syrda) 교수팀은 이를 진화심리학 관점에서 설명했다.
연구팀이 미국 남성 8000여 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기혼 남성은 미혼 남성보다 평균 1.4kg 더 무거운 것으로 확인됐다.
흥미로운 점은 남성의 체중이 결혼 직후 늘었다가 이혼 전후에 다시 줄어드는 패턴을 보였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이를 ‘짝짓기 시장(marriage market) 이론’으로 설명하며 “미혼 남성은 매력적으로 보이려 몸매를 관리할 동기가 강하지만, 배우자를 찾고 나면 이런 심리적 압박이 사라져 체중이 늘어난다”고 밝혔다.
◆ ‘행복 살’ 근거는 ‘결혼 만족도’
이러한 가운데 이른바 ‘행복 살’ 속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3년 미국 서던메소디스트대(SMU) 안드레아 멜처 교수팀 연구는 부부의 심리적 안정감이 체중에 미치는 영향을 집중적으로 파헤쳤다.
연구팀이 초혼 신혼부부 169쌍을 4년간 추적한 결과, 결혼 생활 만족도가 높고 행복할수록 남편과 아내 모두 체중이 더 많이 느는 경향을 보였다.
연구팀은 “만족도가 낮은 부부일수록 이혼을 고려해 오히려 몸매 관리에 신경 쓰는 반면, 만족한 부부는 배우자를 매력적으로 붙잡을 동기가 줄어 체중이 는다”고 봤다.
짝을 찾았다는 심리적 ‘안도감’ 즉, 새로운 이성을 찾을 필요가 없어지며 생긴 심리적 안정감, 부부가 함께 즐기는 잦은 야식과 외식 문화, 그리고 30대 이후 꺾이는 기초대사량과 남성 호르몬(테스토스테론) 변화가 맞물려 빚어진 현상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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