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후 18일 아들 품고 구조된 엄마 “몸 아래 성경 덕분에 버텨”

베네수엘라 연쇄 강진으로 사상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생후 18일 된 아들을 품에 안고 32시간을 버틴 끝에 구조된 어머니가 현지에서 희망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는 아들과 함께 몸 아래 있던 성경 덕분에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을 수 있었다고 매몰 당시를 기억했다.
영국 BBC 방송 등은 베네수엘라 라과이라주에서 매몰된 후 32시간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다야나 파티뇨와 생후 18일 된 아들 후안 다비드의 사연을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티뇨는 매몰 과정에서 양쪽 다리를 다쳤으며, 아들 다비드는 경미한 찰과상만 입은 채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파티뇨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8층 아파트에서 설거지를 하던 중 흔들림을 느꼈지만 처음에는 “가벼운 진동으로 여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들을 품에 안은 직후 건물이 무너지면서 추락했고 가구에 부딪혀 크게 다쳤다고 회상했다. 그는 “어떻게 아들을 놓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며 “왼쪽 다리가 콘크리트 잔해에 깔리고 관자놀이가 바위에 눌려 움직일 수조차 없었다”고 BBC에 말했다.
건물 잔해에 갇힌 그는 비명을 질렀지만 자신의 목소리가 밖으로 들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은 후부터 더 이상 소리를 지르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파티뇨는 “아들에게 모유를 먹일 수도 없었지만 아들의 코에 손을 대 숨을 쉬고 있는지 확인했다”며 “아들이 살아 있는 한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며 버텼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자신의 아래에 깔려 있던 성경책을 감지하면서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고 회상하기도 했다.
어둠 속에서 아들과 함께 버티던 파티뇨는 작은 불빛과 함께 오빠의 목소리를 듣고 이게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 있는 힘껏 “여기 있다”고 외쳤다. 이후 오빠가 “찾았어. 널 구할 때까지 절대 떠나지 않을게”라고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자원봉사자 멀리 아드레이나 킨테로는 NBC에 “이들은 이미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며 “구조대는 12시간 동안 잔해를 수색하던 중 파티뇨의 목소리와 아기의 울음소리를 들었고, 25일 오전 마침내 모자를 구조했다”고 말했다.
파티뇨의 남편 헤르손은 BBC에 “지진 발생 직전 차를 주차한 뒤 귀가하던 중 흔들림이 시작돼 가까스로 대피했다”며 “무너지는 건물을 보고 아내와 아들이 모두 숨진 줄 알았다”고 말했다. 그는 구조대가 아들을 품에 안겨준 순간을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당시 공개된 영상에는 남편이 아들을 끌어안은 채 북받친 감정을 감추지 못하며 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아들을 보는 순간 다시 태어난 것 같았다”며 “거의 모든 것을 잃었지만 처음부터 다시 일으켜 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BBC는 기적적으로 생환한 모자가 베네수엘라 국민들에게 희망의 상징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반면 안타까운 사연도 전해졌다.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다 미국에서 강제 송환된 베네수엘라인 146명은 고국에 도착한 당일 라과이라의 한 호텔로 옮겨졌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강진으로 건물이 붕괴하면서 실종자 명단에 포함됐다. 이들 가운데 19명은 여성, 7명은 어린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호르헤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국회의장은 이날 국영방송 연설에서 사망자가 전날보다 269명 늘어난 1719명, 부상자는 503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재민은 1만5866명, 실종자는 최소 5만명으로 추산됐다.
https://v.daum.net/v/202607010005518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