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동탄·기흥·구리도 묶어
성과급·사내대출 등 막기 어려워
서울발 매수 남양주 폭등 전망도
정부가 30일 경기도 화성 동탄과 용인 기흥, 구리를 규제지역·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전격 지정한 것은 수도권 주택 시장의 ‘국지적 과열’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한다. 경기 남부 반도체 라인의 직주근접 수요가 몰리는 ‘셔세권’(셔틀버스+역세권)과 서울 인접 지역의 집값 상승세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판단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넷째주(22일 기준) 동탄 아파트의 올해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11.38%로 전국에서 가장 높았다. 지난해 같은 기간 누적 상승률이 -0.29%였던 기흥은 올해 6.21%로 뛰며 급등세로 돌아섰다. 두 지역은 모두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 조성에 따른 고용 특수와 GTX-A 등 교통 인프라 호재가 맞물린 곳이다. 구리 역시 ‘서울 대기 수요’가 지속 유입되며 과열 국면에 들어섰다. 지난해 0.09%였던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이 올해 7.87%로 뛰었다.
동탄과 기흥, 구리는 모두 대출·세제·실거주 등 ‘3중 족쇄’로 묶인다. 1일부터 무주택자의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이 종전 70%에서 40%로 줄어든다. 기존에는 9억원 아파트를 구매할 때 최대 6억원(LTV 70%)까지 주담대를 받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3억6000만원(LTV 40%)까지만 대출이 가능하다. 전세대출 차주도 이 지역에서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살 수 없다. 1억원이 넘는 신용대출을 보유한 차주도 대출 실행일로부터 1년간 규제지역 내 주택을 구입할 수 없다.
토허구역 지정으로 5일부터 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갭 투자도 금지된다. 다만 실수요자 구제를 위해 도입된 ‘한시적 실거주 유예 조치’는 동일하게 적용된다. 지난 5월 12일부터 신청일까지 무주택자 자격을 유지한 경우, 기존 임차인의 계약 기간이 만료될 때까지 실거주 의무를 유예받을 수 있다.
관건은 정부의 전방위적 규제가 낳을 파급 효과다. 전문가들은 단기 시장 안정 효과는 있을 것이라 전망한다. 그러나 결국 “시중으로부터 흘러오는 돈을 틀어막긴 어렵다”고 봤다. 대출 외에도 자금 동원 창구가 많아지면서 ‘고인물 장세’가 심해질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서울발 매수세가 쏟아지는 경기 남양주는 가격 상승세가 더 가팔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인접 지역인 구리가 규제로 묶이며 ‘풍선효과’가 나타난다는 관측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남양주는 서울 강동구나 경기 (하남) 미사에서 밀려난 세입자들이 집을 사고 있다”며 “가격이나 대출 조건이 형성되어 있다”고 설명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도 “(규제가 적용될) 구리가 베드타운이기 때문에 다산신도시나 왕숙신도시 쪽으로 풍선효과가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삼전닉스’ 영향권인 동탄과 기흥도 정책 효과가 오래 가기 어렵다는 시각이 많다. 고하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상승세가 둔화되는 정도이지 절대 잡힐 수 없다”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성과급과 사내 대출 등 자금 동원 창구가 많아 세금과 대출 규제만으로 큰 효과를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동탄과 기흥, 구리 지역 내 실수요자들이 유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도 이어진다. 지난해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규제로 서울 지역 실수요자들이 밀려나며 외곽 단지 가격이 급등했듯이 이들 지역에서 아직까지 가격 차가 컸던 단지까지 ‘키맞추기’가 재현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고 교수는 “외곽 가격을 끌어올리는 식으로 (지역 내) 풍선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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