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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역사 왜곡 논란 따위 없었던 '멋진 신세계'의 품격…'붉은 혜성'도 실제 역사였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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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30 11: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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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멋진 신세계'는 판타지 로맨스극임에도 불구하고 이례적으로 "역사 고증이 완벽하다"는 팬들의 찬사를 받았다. 동시기 방영된 경쟁작이 역사 왜곡 논란으로 부침을 겪은 것과 대조적인 성과다.

 

'영혼 체인지', '타임슬립'이라는 허구의 설정 위에서 어떻게 이토록 단단한 현실감을 구축했을까. 한태섭 감독과 강현주 작가는 30일 공개된 서면 인터뷰를 통해 직접 디테일의 비밀을 밝혔다.

 

▲ "판타지일수록 진짜처럼"…숙종실록서 찾아낸 '붉은 혜성'의 실체

 

한태섭 감독은 "대본을 처음 읽었을 때 판타지를 진짜처럼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사극 파트가 아주 깊이 있고 격조 있게 묘사되어야 할 것 같았다. 이에 사극 고증의 큰 기조를 '정확한 사료를 기반으로 조선 후기의 클래식한 고전미를 구현하는 것'으로 잡았다"며 "역사적 시기의 모티브를 정했고, 의상과 소품을 제작할 때는 명확한 유물 레퍼런스를 바탕으로 진행했다. 색감과 질감은 요란하거나 퓨전스러움을 최대한 줄이고 단아하고 절제된 고전미가 돋보이게 하려 했다"라고 밝혔다.

 

그중 가장 놀라운 디테일은 극의 시동을 거는 '붉은 혜성' 설정이다. 이는 단순한 상상력이 아닌 실제 역사적 기록에서 출발했다. 한 감독은 문헌을 조사하던 중 "혜성과 같은 흰 기운이 서쪽으로부터 중천에 뻗치고, 혜성이 두 달 동안 나타나다(숙종실록 10권, 숙종 6년 11월 1일)"라는 기록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혔다. 한 감독은 "이 혜성은 1680년에 서구에서도 발견된, 인류 역사에서 망원경으로 관측한 최초의 혜성인 '키르히 혜성'으로 추정되며 이 혜성군의 특징을 분석하여 '붉은 혜성'의 비주얼 디자인에 반영했다"라고 설명했다.

 

 

▲ '낙선재'부터 '애련지'까지…공간과 의상에 새겨진 전생의 서사

 

공간 연출에도 인물의 서사가 깃들었다. 이현(허남준 분)의 전각 세트는 창덕궁 낙선재의 단청 없는 소박함을 모티브로 삼아 궁궐 안에 있으면서도 외롭고 절제된 아웃사이더 캐릭터의 고독을 시각화했다.

 

한 감독은 "전생과 현생을 이어주는 전통적 상징물을 곳곳에 배치했다"며 "세계가 대군의 환생이라는 캐릭터성을 반영하기 위해 세계 집 세트에 대나무, 나무기둥, 빗물받이 등을 세팅해 한국적 미를 은은하게 표현했고, 집 한가운데의 네모난 연못은 창덕궁 후원의 애련지를 본 따 만들어 대군이 전생에 즐겼던 궁궐의 아름다움을 녹여내려 했다"고 전했다.

 

이어 과거의 강단심(임지연 분)이 지냈던 '희빈 별당'에 대해 한 감독은 "'장희빈'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색채를 덜어내고 담백하게 표현하여 오랜 기간 궁궐의 삭막한 질서 속에서 고독하고 처연하게 스스로를 버티어 내며 대군을 그리워한 단심의 심리를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의상 역시 장인정신의 집약체였다. 1~2회에 걸쳐 강단심이 현실에서 입은 녹의홍상은 실제 유물을 모티브로 옷감의 색 조합, 수복 자수까지 여러 차례 수정을 거쳐 완성됐다. 첩지 장식, 단심 궁녀복의 색조합, 동정과 깃의 두께, 광수의 폭까지 장식성을 배제한 '여백의 미'를 추구했다.

 

특히 대군의 의상은 한복 재현의 교과서로 불리는 영화 '스캔들-조선남녀상열지사'(2003)를 참조해 전통의 아름다움을 고스란히 살려냈다.

 

▲ "땅에 발붙인 세계관"…가짜를 진짜로 만든 협업의 승리

 

글을 쓴 강현주 작가 역시 "영혼 체인지라는 극적인 상황으로 시작했기 때문에, 나머지는 최대한 땅에 발을 붙이고 가자는 것이 기본 원칙이었다"라며 집필 철학을 전했다. 극 초반주에 신사임당, 임윤지당, 허난설헌 등 실제 선현들의 이름과 고사성어를 대사에 적극적으로 배치한 것도 가상의 세계관을 시청자들이 현실처럼 느끼게 하려는 치밀한 장치였다.

 

극 중 서리가 사극 촬영장에서 외쳐 화제가 됐던 '고증에 대한 일침' 대사에 대해서는 "조선에서 현대로 날아온 인물이 사극 촬영 현장을 마주한다면 충분히 할 수 있는 코미디적 상황이라고 생각했다. 집필 당시에는 인물의 개성과 상황을 극대화하는 장면으로 접근한 것이라,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한 것은 아니었다"라며 과도한 해석을 경계했다.

 

결국 '멋진 신세계'가 보여준 명품 고증은 연출과 집필뿐 아니라 미술, 의상, 분장 등 모든 스태프가 함께 노력해 가능했던 '협업의 승리'였다. '멋진 신세계'는 철저한 고증이 뒷받침된 판타지가 얼마나 매력적일 수 있는지, 얼마나 설득력을 얻을 수 있는지를 보여준 좋은 예로 남았다.

 

https://v.daum.net/v/202606301151195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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