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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추적]마약환자 치료할 의사가 없다…국내 최대 마약 병동 가보니

무명의 더쿠 | 06-29 | 조회 수 1001

경남 창녕군 부곡면 덕암산 바로 아래 위치한 국립부곡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 마약치료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동행미디어 시대'가 찾아간 24일 입원 병동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마약 치료를 담당할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입원 병동이 셧다운된 것이다./사진=유찬우 기자

경남 창녕군 부곡면 덕암산 바로 아래 위치한 국립부곡병원은 국내 최대 규모 마약치료 병상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동행미디어 시대'가 찾아간 24일 입원 병동은 모두 불이 꺼져 있었다. 마약 치료를 담당할 전문의를 구하지 못해 입원 병동이 셧다운된 것이다./사진=유찬우 기자
지난 24일 경남 창녕군 부곡면. 한때 온천 관광지인 '부곡 하와이'로 유명했던 이곳에는 보건복지부 산하 정신의료기관인 국립부곡병원이 자리하고 있다. 여기는 국내 최대 규모 마약치료 거점으로 통한다.

전국에 있는 마약류 치료보호기관은 총 31곳. 이곳에서 국가가 지정한 마약치료보호 대상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마약치료보호 대상자는 모두 1649명으로, 전년(875명)보다 무려 88.5%가 늘었다. 지난해 마약치료보호 대상자 중 10%가 넘는 193명이 바로 이곳 부곡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부곡병원에는 마약치료 병상이 90개로, 전국 마약치료 병상(332개)의 27.1%를 차지하고 있다. 만약 부곡병원이 병상 운영을 중단한다면 중증 마약 환자들의 입원 치료 병상이 4분의 1 이상 사라지는 셈이다.

문제는 이게 가정이 아닌 현실이라는 점이다.
 
 
불 켜진 국내 최대 마약환자 치료 병동

 
 
지난 24일 '동행미디어 시대'가 찾아간 국립부곡병원 본관에는 외래 진료를 받으러온 환자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기자가 머무는 3시간 동안 외래 환자는 20명 남짓이었다. 3층짜리 본관과 '구름다리'로 연결된 별관은 5층 건물로, 본관보다 더 크다.

하지만 복도 불은 모두 꺼져 있었고, 사람 그림자도 보이지 않았다. 지난해에만 40여 개 병상에서 마약중독 환자들을 치료하던 병원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을씨년스러웠다.

국내 대표 마약 치료 기관이 사실상 '셧다운'된 이유는 뭘까.

국립부곡병원 본관 옆엔 마약중독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던 별관이 있다. 현재 이곳은 전문의가 없어 운영을 중단했고, 한낮인데도 복도 불이 꺼져 있어 어두컴컴했다./사진=유찬우 기자

국립부곡병원 본관 옆엔 마약중독 환자들이 입원 치료를 받던 별관이 있다. 현재 이곳은 전문의가 없어 운영을 중단했고, 한낮인데도 복도 불이 꺼져 있어 어두컴컴했다./사진=유찬우 기자
현재 부곡병원의 정신건강의학과 지도전문의는 정영인 의료부장 한 명뿐이다. 그의 나이는 올해 70세. 올해 초만 해도 정 의료부장을 포함해 전문의가 3명 있었지만, 각각 퇴직과 이직을 이유로 두 명이 병원을 떠나면서 현재 정 부장과 전공의 4명만이 진료를 보고 있다.

문제는 전공의 4명도 조만간 부곡병원을 떠나야만 한다는 점이다. 관련 규정상 전문의 3명 미만인 곳은 전공의 수련병원 지정이 취소돼 전공의를 둘 수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정 부장 혼자 진료와 당직을 도맡아야 한다. 사실상 병원 운영 자체가 힘들어진 것이다.

결국 부곡병원은 입원 환자들을 내보낼 수밖에 없었다. 올해 초 입원 치료를 받던 마약 환자는 20여 명에 달했지만, 2~3월 순차적으로 다른 민간 병원으로 이동 조치해 지금은 한 명도 남아있지 않다. 입원병동이 있는 별관이 사실상 폐쇄된 셈이다.

병원을 찾은 외래 환자들은 의료진 부족을 체감하고 있다. 지난 24일 외래 진료를 받으러 온 A 씨는 "규모가 크고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이라고 들었는데, 정작 재활 프로그램은 제한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A 씨는 수개월 전 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은 적이 있다. A 씨의 보호자는 "입원 당시에는 병원 치료 시스템이 원활하게 돌아간다고 느꼈는데, 지금은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연봉이 사립병원의 절반인데 누가 오겠나"

 
 
국립부곡병원은 지난 17일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3명을 구한다는 채용공고를 냈다. 하지만 내부에서도 충원에 대한 기대감은 거의 없다. 부곡병원 관계자는 "국립병원과 사립병원의 전문의 연봉 차이가 2배나 나는 데다 이 지방까지 누가 오겠느냐"고 반문했다. 국립병원 정신과 전문의의 평균 연봉은 2억~3억원인 반면 사립병원은 5억~6억원에 이른다는 것이다.

이렇다 보니 마약치료 인프라의 붕괴는 도미노처럼 이어지고 있다. 또 다른 복지부 산하 정신의료기관인 국립춘천병원 역시 마약치료 병동 운영을 중단한 상태다. 춘천병원에는 마약 치료 병상이 10개 있지만, 2022년 담당 전문의가 사직한 이후 3년 넘도록 병상은 방치돼 있다.

서울이라고 예외가 아니다. 지난해 217명의 마약치료보호 대상자가 치료를 받은 서울은평병원 마약관리센터에는 마약 환자를 전담하는 전문의가 없다. 마약관리센터라는 간판이 무색한 상황이다.

기존에 마약 환자 치료를 전담하던 전문의 2명이 지난해 12월과 지난달 이직과 연구 등을 이유로 센터를 떠나면서 현재는 다른 정신질환을 담당하는 전문의들이 마약 환자까지 치료하고 있다. 은평병원 관계자는 "아직까지 진료 공백은 없지만, 마약 환자는 오랫동안 치료를 해야 하는 만큼 전문의들의 업무 과중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https://v.daum.net/v/2026062914385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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