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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삼겹살도 혼자 먹는다"… '혼밥 고깃집' 가보니….gi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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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0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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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투데이 이슈팀 남궁민 기자] [1인용 TV·충전기·불판, '반인분' 메뉴도… 친구끼리 와도 따로앉아 "나만의 공간에서 내시간 즐기고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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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고기를 먹기 좋게 배치된 '혼밥 고깃집'의 모습. 충전기와 TV까지 배치돼 있다. /사진=남궁민 기자



혼밥(혼자 밥먹기)이 대세다. 구석방에서 눈치 보며 몰래 혼자 먹더니 오며가며 간편하게 편의점에서 도시락을 사먹다가 이제는 대놓고 혼밥 식당을 찾는다. 혼밥족이 늘고 있지만 '고깃집에서 혼밥'은 여전히 최고 난이도. 4인 테이블 배치에 복작복작한 식당 분위기 속에서 눈치 안 보고 혼자 고기 굽기란 웬만큼 낯이 두껍지 않으면 어렵다.

이런 혼밥족의 서글픔을 겨냥한 고깃집이 속속 생겨나고 있다. 독서실처럼 막힌 공간에 1인용 식탁, 1인용 불판은 물론 최신 방송을 볼 수 있는 1인용 TV까지 갖췄다. 최근 SNS를 통해 입소문을 타며 '프로혼밥러'(혼자 밥먹기를 자주 즐기는 이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는 혼밥 고깃집을 기자가 직접 가봤다.

한적한 주택가에 자리한 식당 문 앞에는 "혼자서 편하게 드세요"라는 안내문구가 적혀 있다. 식당에 들어서자 깔끔한 식탁이 나란히 놓여있고 각 자리마다 놓인 TV에선 아이유의 노래가 연신 울려 퍼졌다. 자리에는 옷걸이에 스마트폰 충전기까지 구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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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이 차려준 반찬들과 고기 불판의 모습. 식사하는 동안 일어설 일이 없다. /사진=남궁민 기자



상차림과 불판 준비를 사장님이 직접 해줘 식당을 나설 때까지 내 자리에서 일어날 필요 없이 식사를 즐길 수 있었다.

혼자 고기를 먹으니 오로지 식사에 집중할 수 있었다. 누가 구워야할 지 눈치 볼 필요도, 대화가 끊겨 어색한 분위기가 이어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모임 자리에선 많은 양의 고기를 굽고 다른 사람 신경 쓰느라 고기를 제대로 굽기도, 맛을 음미하기도 힘들다. 하지만 혼밥 식당에선 내가 좋아하는 굽기에 맞춰 집중해서 먹을 수 있었다.

기자는 처음 삼겹살을 먹은 뒤 아쉬운 마음에 다른 메뉴를 더 시켰다. 배가 불러왔지만 '반인분' 메뉴가 있어 더 시켜도 부담이 적었다. '반인분'은 식사량이 적은 손님, 다양한 음식을 맛보고 싶지만 혼자 여러개 시키기 힘든 혼밥족, 적당한 양의 안주를 찾는 혼술(혼자 술마시기) 손님에겐 '취향저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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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분보다 적은 '반인분'메뉴가 눈길을 끈다. /사진=남궁민 기자


칸막이 넘어 고개를 내밀어 다른 손님들을 둘러봤다. 혼자 먹는 외로움이나 어색함 보다는 여유가 느껴졌다. 다만 옆으로 트인 공간으로 다른 손님들이 보여 완전히 독립됐다기보단 반쯤만 가려진 느낌이라 타인의 시선을 피할 순 없다. 옆자리에 앉은 아저씨는 삼겹살에 소주를 곁들이며 혼술을 즐기고 있었다. 

조명이나 매장의 색감이 밝고 TV에선 경쾌한 음악이 나와서 다소 산만한 느낌도 있다. '고독한 미식가'에게 어울리는 식당이라기보단 푸근한 동네 식당에 가깝다.

고기는 먹고 싶은데 함께할 친구를 찾기 힘들거나 자취방에서 번잡한 상차림, 설거지가 귀찮을 때 집 근처 혼밥 고깃집이 있다면 자주 찾을 것 같았다.

고기를 먹던 중 친구로 보이는 여자 손님 두 명이 함께 들어왔다. 그 중 한 명이 "같이 먹을까?"라고 물었다. 혼밥 식당이지만 좌석이 넓어 2명까진 나란히 앉아 먹는 게 가능하다. 다른 일행은 "혼자 먹고 싶다"고 답했다. 함께 들어온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앞 뒤 자리에 나눠 앉아 식사를 시작했다. 주문도, 계산도 따로하고 식사 중 각자 스마트폰이나 TV를 볼 뿐 서로 얘기를 하거나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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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와 함께 왔지만 따로 앉아 혼밥을 즐기는 손님의 모습 /사진=남궁민 기자


이 식당의 한진수 대표는 "주로 주변 오피스텔에 사는 20, 30대 손님들이 많이 찾는다"고 말했다. 저녁이 되면 혼밥뿐 아니라 혼술을 즐기러 오는 손님들의 발길도 이어진다. 한 대표는 "퇴근 후 7시쯤부터 자정 무렵까지 남아 혼자 천천히 소주를 2~3병 비우는 젊은 손님도 많다"고 말했다.

이 식당이 문을 연 건 한달 전. 싱글족·혼밥족이 늘고 있다지만 아직은 생소한 '혼밥 고깃집'을 내건 탓에 처음엔 장사가 생각만큼 되진 않았다.

한 대표는 "처음엔 사람들이 밖에서 기웃거리며 쳐다만 보다가 발길을 돌리는 경우가 많아 내가 너무 무모한 도전을 한 것 아닌가 생각했다"며 "하지만 최근엔 거부감이 줄어 편하게 오는 분들이 많고 단골손님과 안부도 나눈다"고 말했다. 

혼자 먹는 고깃집과 같은 다양한 혼밥 식당의 등장에는 혼밥에 익숙해진 젊은 세대가 바탕이 됐다는 분석이다. 디자이너 이상엽씨(26)는 "혼밥을 하면 내가 먹고 싶은 메뉴를 먹고 싶은 만큼만 먹을 수 있어 좋다"며 "같이 먹는 사람과 대화하느라 신경 쓸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경제적인 이유도 있다. 이 씨는 "밖에서 사 먹는 게 비싸 보이지만 사실 장보고 요리하고 설거지하는 것까지 생각하면 차라리 밖에서 먹는 게 더 편하고 저렴하다"고 말했다.

대학생 이승철씨(23)는 "생선구이나 삼겹살이 먹고 싶어도 원룸에선 요리하기가 힘들다"며 "여럿이 먹기는 귀찮고, 혼자 먹을 장소가 더 많아져 나만의 공간에서 내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슈팀 남궁민 기자 serendip15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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