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산 전셋집서 "시트지 들떠, 150만원 청구"...전셋값 오르자 분쟁 급증

올해 1~4월 주택 임대차 분쟁 접수 현황/그래픽=윤선정#서울의 한 아파트에서 6년간 전세로 거주한 A씨는 최근 계약 만료를 앞두고 집주인으로부터 "문짝 하나를 교체하는 데 150만원이 든다"는 말을 들었다. 방문 시트지가 일부 들떠 있다는 이유였다. A씨는 16년 된 자재의 자연스러운 노후화라고 주장했지만 보증금을 돌려받아야 하는 처지라 결국 110만원을 부담했다.
전셋집 원상회복 범위를 둘러싼 임대인과 임차인 간 갈등이 증가하고 있다. 특히 보증금 반환 과정에서 수리비 공제를 둘러싼 다툼이 늘면서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를 찾는 사례도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2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1~4월 임대차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주택 관련 분쟁은 61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274건)보다 125.5% 증가한 수치다. 유형별로는 보증금·주택 반환 관련 분쟁이 210건으로 가장 많았고 유지·수선 의무 분쟁도 147건에 달했다.
최근 실거주 목적의 임대계약 종료와 전세가격 상승이 맞물리면서 원상회복 갈등도 늘고 있다. 계약 종료 시 생활 흔적과 시설 노후화가 한꺼번에 쟁점으로 떠오르는데 임대인은 훼손에 따른 임차인의 책임을 주장하고 임차인은 통상적인 사용에 따른 마모라고 맞서는 경우가 많다.
이 과정에서 협상력의 차이가 두드러지는 상황도 다수 목격된다. 임대인이 수리비 공제 등을 이유로 보증금 반환을 미루면 보증금을 돌려받아 이사갈 집 잔금을 치르거나 대출을 상환하려는 임차인 입장에선 애가 탈 수밖에 없다.
실제 A씨는 벽면 스티커 자국 등을 이유로 집주인으로부터 420만원 규모의 수리 견적을 제시받고 절반인 210만원의 비용 부담을 요구받았다. 이후 문짝 교체 비용 문제 등을 놓고 갈등을 겪은 끝에 110만원을 부담하는 선에서 합의했지만 집주인이 장기수선충당금을 반환하지 않은 채 추가 수리비를 요구했다. A씨는 "집주인 전화가 올 때마다 또 다른 문제를 제기할까 봐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임차인 B씨는 이사 후 빈집 상태였던 주택에 집주인이 임차인의 동의 없이 비밀번호를 이용해 출입했다며 집주인의 선넘은 행동을 털어놨다. B씨의 동의없이 집 안에 들어온 주인은 생활 흔적으로 볼 수 있는 부분마다 스티커를 붙이며 수리비 부담을 요구했다. B씨는 "처음에는 일부 비용을 부담할 생각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며 "보증금 일부를 돌려주지 않은 상태에서 추가 요구가 이어졌고 집주인 전화만 와도 심장이 떨릴 정도로 고통을 받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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