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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0년 6월 23일, 파리를 방문한 아돌프 히틀러의 코트는 '가오'였는가?

무명의 더쿠 | 06-27 | 조회 수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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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년후의 오늘 파리는 불볕 더위로 고통받는 중인데 과연 86년전 히틀러가 방문했을 때 파리의 기온은 어땠을까? 정말로 히틀러가 가오를 부린것인가? 아니면 코트를 입어도 될 정도로 적당히 서늘했는가?

 

놀랍게도 이를 확인해 줄 1940년 6월 23일 히틀러의 파리 방문 당일, 파리 시내에서 측정한 당시 관측 기록이 실존함.

 

https://www.extremeweatherwatch.com/cities/paris/year-1940

 

 

86년 전인 1940년 6월 23일, 아돌프 히틀러 일행이 프랑스 파리를 방문했던 당일의 실제 기상 관측 기록(파리 르부르제 공항 및 몽수리 관측소 기준)은 다음과 같음.

1940년 6월 23일 파리 날씨 기록

일 최고 기온: 23.2°C
일 최저 기온: 12.8°C


강수량은 0.41 cm, 히틀러의 파리 방문 당일은 비가 오거나 흐린 습한 날씨였음.

 

 

https://www.hitler-archive.com/articles.php?a=9

 

일각에선 독일군 고위 장성들과 히틀러가 6월 말 여름철인데도 두툼한 코트를 입고 에펠탑 앞에 서 있는 모습을 보고 더운데도 가오를 부리려고 억지로 입은 것 아니냐는 추측도 있지만, 당시 방문 시간대를 고려하면 실제 파리의 날씨가 꽤 쌀쌀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

히틀러의 파리 기습 방문은 아침 6시경 시작되어 약 2시간 30분도 안 되는 시간동안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었음. 하루 중 가장 기온이 낮은 오전 6시~8시 사이였기 때문에, 당시 기온은 일 최저 기온인 12.8°C 내외에 가까웠을 것임. 또한 당일 0.41cm의 강수량이 기록된 만큼 하늘이 흐리고 습하고 으슬으슬했을거라, 체감 온도는 더 낮았을 수 있음.

 

 

https://hitler-pics.com/2024/06/23/hitler-in-paris/

 

더군다나 히틀러 일행은 르부르제 비행장에 내린 뒤 지붕이 없는 오픈톱 메르세데스-벤츠 세단에 탑승하여 파리 시내를 주행했음. 이른 아침 6시경, 기온이 13°C 안팎인 상황에서 사방이 뚫린 차량을 타고 시속 수십 킬로미터로 달렸으니 당연히 체감 온도는 쉽게 10°C 이하로 떨어졌을테고. 따라서 감기에 걸리거나 몸이 굳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외투나 코트 착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였을 것.

종합하면 아침 6시의 13°C 안팎의 쌀쌀하고 눅눅한 날씨에는 군용 정복 위에 코트를 껴입는 것이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는 결론이 나옴. 프로파간다용 사진 촬영을 위해 단정하게 차려입은 측면도 분명히 있겠으나, 당시 파리 날씨 자체가 코트를 입기에 무리 없는 서늘한 초여름 기후였던 셈.

오늘날 지구 온난화와 기후 변화로 인해 6월에도 40°C를 육박하는 폭염이 기승을 부리는 파리의 날씨와 비교해 보면, 86년 전 서유럽의 여름이 얼마나 선선했는지 실감할 수 있는 기록이라고 할 것임.

 

 

+ 말이 나온 김에 히틀러의 당시 파리 방문 동선 원문을 가져옴,

 

아돌프 히틀러의 파리 방문

1940년 6월 22일 프랑스가 패배하고 휴전 협정이 체결된 후, 평소 건축에 열정적이었고 늘 파리를 방문하고 싶어 했던 아돌프 히틀러는 자신이 아끼던 조각가 아르노 브레커(Arno Breker), 건축가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 및 헤르만 기슬러(Hermann Giesler)를 동반하고 군 장교 대표단과 함께 파리를 기습 방문("Blitz Besuch", 번개 방문)했습니다.

 

알베르트 슈페어의 회고록 《제3제국의 안에서》(Inside the Third Reich)와 요제프 괴벨스의 일기에 따르면 이 방문은 휴전 협정이 발효된 지 사흘 뒤인 6월 28일에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러나 다른 자료들에서는 이 방문일이 6월 23일이었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주석: 6월 28일 당일의 파리 기온은 최고 기온 22.5도, 최저 기온 10.6도라 설령 슈페어와 괴벨스 말이 맞다고 해도 오히려 더 쌀쌀맞은 날씨임.)  

방문 자체는 매우 신속하게 진행되어 2시간 30분도 채 걸리지 않았으며, 이른 아침인 오전 6시에 시작되었습니다. 일행은 비행기를 타고 파리 입구에서 북동쪽으로 약 12km 떨어진 르부르제 비행장에 도착한 뒤, 여러 대의 차량에 나누어 타고 이동하여 포르트 드 라 빌레트(Porte de la Villette) 관문을 통해 파리 시내로 진입했습니다. 당시 독일군이 프랑스를 침공하면서 대대적인 폭격을 두려워한 파리 시민의 약 3분의 2가 1940년 대탈출(exodus) 기간에 시골 지역으로 피난을 떠났기 때문에 거리에는 사람이 거의 없었습니다.

일행은 여러 주요 기념물을 방문했으며, 몇 군데 눈에 띄는 장소에 들렀습니다.
 


1. 오페라 가르니에 (Opéra Garnier)
총통(Führer)은 자신이 가장 좋아하고 첫 번째로 방문하고 싶어 했던 파리의 기념물인 오페라 가르니에의 홀과 방에서 50분을 보냈습니다.


알베르트 슈페어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습니다. 


"우리는 웅장한 계단, 화려한 로비, 그리고 도금된 우아한 1층 관람석(parterre)을 주의 깊게 둘러보았습니다. 모든 조명은 갈라 콘서트가 열리는 밤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습니다. 히틀러가 직접 일행을 안내하겠다고 나섰습니다. 그는 실제로 파리 오페라 극장의 설계도를 아주 꼼꼼히 공부한 상태였습니다. 프로시니엄 박스(무대 옆 귀빈석) 근처를 지나던 중 그는 대기실(salon) 하나가 빠져 있다고 지적했는데, 그의 말이 맞았습니다. 안내원은 수년 전 개보수 과정에서 그 방이 없어졌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오페라 극장에 완전히 매혹된 듯 아름다움에 도취해 있었고, 그의 눈은 섬뜩하게 느껴질 정도로 흥분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2. 마들렌 사원 (Église de la Madeleine)
차량 행렬은 마들렌 사원에 멈춰 섰으나, 건물이 히틀러에게 큰 감명을 주지 못해 오래 머물지는 않았습니다.
 


3. 개선문 (Arc de Triomphe)
이후 차량들은 콩코르드 광장 방향으로 향했고, 샹젤리제 거리(Avenue des Champs Élysées) 아래쪽에서 잠시 멈췄습니다. 히틀러는 개선문으로 더 올라가기 전에 이 거리의 전망과 원근감에 감탄했습니다.
일행은 개선문 아래에 멈춰 서서 그 바로 밑에 있는 무명용사의 무덤 앞에서 잠시 머물렀습니다.
 


4. 트로카데로 / 에펠탑 (Trocadéro / Eiffel Tower)
센강 바로 건너편, 에펠탑 앞의 넓은 광장인 트로카데로 에스플러네이드(Esplanade du Trocadéro)에서 일행은 에펠탑의 전경을 감상했습니다. 이때 촬영된 몇 장의 유명한 사진들은 히틀러가 프랑스와 서유럽을 상대로 승리했음을 보여주는 선전(프로파간다) 자료로 사용되었습니다.


그 후 차량은 에펠탑을 향해 달렸고, 샹드마르스(Champ de Mars)를 지나 육군사관학교(École Militaire)와 조프르(Joffre) 원수의 동상으로 이동했습니다.



5. 앵발리드 / 나폴레옹의 묘 (Invalides / Napoleon's tomb)
앵발리드는 히틀러가 놓치고 싶지 않아 했던 두 번째 기념물이었습니다. 군사적, 전략적 재능 때문에 동경하던 나폴레옹의 묘 앞에서 잠시 시간을 보내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1806년 나폴레옹 역시 프로이센 전역을 성공적으로 마친 후 포츠담에 있는 프리드리히 대왕의 무덤을 이와 유사한 방식으로 방문한 바 있습니다.



6. 판테온 (Panthéon)
국회의사당(Assemblée Nationale) 앞을 지난 차량 행렬은 뤽상부르 정원(Jardins du Luxembourg)을 향해 달렸고, 남쪽으로 가며 옵세르바투아르 광장(Place de l'Observatoire, 파리 천문대)과 네(Ney) 원수의 동상을 관람한 뒤, 다시 북쪽으로 방향을 틀어 프랑스의 위대한 인물들이 잠들어 있는 판테온으로 향했습니다.


알베르트 슈페어에 따르면, 히틀러는 이 건물의 건축 양식과 규모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7. 사크레쾨르 대성당 (Basilique du Sacré-Cœur)
이후 차량들은 북쪽으로 이동하여 시테섬(Île de la Cité)에 있는 생트 샤펠(Sainte-Chapelle), 법원(Palais de Justice), 그리고 노트르담 대성당(Notre-Dame) 앞을 지나갔습니다. 센강을 건너 우안(Right Bank)으로 넘어간 뒤 보주 광장(Place des Vosges), 리볼리 거리(rue de Rivoli), 루브르 박물관(Louvres) 옆을 통과했습니다. 슈페어는 회고록에서 히틀러가 이 도시의 가장 아름다운 건축물들에는 특별한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고 적었습니다.

방문의 마지막 목적지는 파리 전체가 내려다보이는 언덕인 몽마르트르의 사크레쾨르 대성당이었습니다. 히틀러는 성당 건물 자체는 전혀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으나, 그와 그의 부하들은 그곳에서 바라보는 탁 트인 전망을 즐겼습니다.


약 2시간 15분간의 방문을 마친 뒤, 차량 행렬은 파리를 떠나 르부르제 비행장으로 돌아갔습니다. 히틀러는 그곳에서 자신의 사령부인 '늑대 협곡(Wolfsschlucht)'으로 복귀했으며, 그 이후 다시는 파리를 방문하지 않았습니다.

이 파리 투어는 히틀러에게 베를린에 '게르마니아(Germania)' 건설을 재개하도록 영감을 준 것으로 보입니다. 게르마니아는 베를린을 거대한 군사, 행정, 정치적 건물들로 대체하여 세계에서 가장 큰 도시를 만들려던 거대 건축 프로젝트로, 전쟁 발발과 함께 중단된 상태였습니다.

알베르트 슈페어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습니다.

"그날 저녁 그는 농가의 작은 방에서 나를 다시 한 번 맞이했습니다. 그는 테이블에 혼자 앉아 있었습니다. 그는 아무런 서두도 없이 단호하게 말했습니다. '베를린 건물들의 공사를 전면적으로 재개하도록 내 이름으로 명령서를 작성하게. 파리가 아름답지 않았나? 하지만 베를린은 훨씬 더 아름답게 만들어야 하네. 예전에는 파리를 파괴해야 할지 자주 고민했었지.' 그는 마치 세상에서 가장 당연한 이야기를 하듯 매우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베를린을 완공하고 나면 파리는 그저 그림자에 불과할 걸세. 그러니 굳이 왜 파괴하겠는가?' 그 말을 끝으로 나는 물러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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