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시도 없고 뛰지도 않고…남아공전 패배 책임, 감독 7·선수 3” [전문가의 눈]

황덕연 위원 “전술상의 완벽한 패배”
“전술상의 완벽한 패배다.”
황덕연 축구 해설위원은 한국의 조별리그 3차전(남아공)을 이렇게 요약했다.
황 위원은 “패스 실수가 잦아지면서 빌드업 과정에 균열이 생겼고, 이 때문에 상대에게 역습 빌미를 자주 제공했다. 남아공의 압박을 깨뜨릴 3선에서 유기적인 패스 워크, 탈압박이 없었다. 경기 중반 이후 라인이 벌어지면서 남아공 역습에 라인 사이 공간을 너무 많이 허용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표팀은 남아공의 빠른 전환에 상당히 고전했고, 실점 장면도 남아공의 빠른 전환을 막지 못해 나왔다”고 봤다.
황 위원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선수 투입 전략에도 고개를 갸웃했다. 황 위원은 “리드를 빼앗긴 이후 공격진을 늘려야 하는 상황인데 종아리 통증으로 나간 김민재 대신 수비 자원인 박진섭을 투입했다. 공격 숫자는 증가하지 못했고, 수비 숫자는 유지하는 최악의 수였다”고 했다.
손흥민을 선발이 아닌 교체 카드로 쓴 전략도 실패했다고 짚었다. 황 위원은 “손흥민, 이재성 선수를 빼고 선발 라인업을 구축한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 특히 압박 능력, 탈압박 능력, 전개 능력까지 고루 갖춘 이재성을 뺀 선택은 최악이었다”고 했다. 옌스 카스트로프를 투입한 것에 대해서도 그는 “옌스를 쓰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 1~2차전에 교체로라도 테스트해야 했다. 3차전이 되어서야 교체로 활용한 것은 ‘여론 달래기용’이자 ‘면피용 교체 카드’라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했다.
익명의 위원 “절박함도, 조직적 플레이도 없었다”
이름을 밝히지 말아 달라고 요청한 또 다른 해설위원은 “왜 절박한 흐름에서 몰아치고 더 뛰지 않았는가”에 강한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절박한 상황인데도 활동량이 너무 떨어지는 느낌이었다. 약속된 플레이도 없어 보였다. 선수들이 볼이 돌기 전부터 ‘우리가 어떤 지점에서, 어떤 상황에서, 어떤 플레이를 하겠다’는 약속과 전술, 본능이 있어야 하는데 볼을 받은 다음에야 주위를 두리번거렸다. 볼 받은 선수가 뭘 하려고 하면 나머지 선수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그렇게 경기해서는 잘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경기 종료 10~15분을 남기고 “치열한 막판 몰아치기가 나오지 않은 것”도 지적했다. 그는 “져서는 안 되는 경기를 지고 있는 팀들은 마지막 10~20분 동안 상대 역습을 감수하더라도 처절하게 몰아친다. 우리는 지면 32강에서 탈락할 수 있는 상황인데도 과감한 플레이를 하는 선수도, 벤치의 절박한 지시도 없어 보였다”고 했다.
그는 매섭게 몰아쳐야 하는 상황에서 공격 숫자를 늘리지 않은 것도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봤다. 그는 “조규성을 투입할 때 오현규를 그대로 뒀으면 어땠을까 한다. 더 크게 지면 골득실에서 더 나빠져 32강 진출 확률이 더 낮아질 수 있겠지만, 그럼에도 그 경기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수비 숫자를 줄이고 공격 숫자를 늘려야 했는데, 그런 교체가 아니었다”고 했다.
김대길 위원 “팀 에너지 약해졌다”
김대길 해설위원은 팀이 동력을 잃어 에너지가 약해졌다고 봤다.
김 위원은 “팀 에너지의 사이클이 정점이 아니고 바닥이었다. 선수들의 몸 상태가 힘들어 보였다”고 했다. 그 이유로 그는 “남아공전에서 동력이 떨어졌다”며 “강팀의 경우 목표치를 훨씬 높게 설정하고, 그것에 맞춰 준비한다. 우리는 조별리그 통과에 목을 매고 모든 에너지를 쏟아붓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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