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127/0000039449?sid=102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한 JTBC가 중계권료 일부를 미납해 국제축구연맹(FIFA)이 송출 중단을 경고하는 한편, 지상파 방송사에 중계권 구매 의사를 타진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FIFA가 데드라인으로 언급한 23일 밤 월드컵 중계가 끊기는 초유의 사태가 점쳐지며 중앙그룹은 물론 다수 관련 기관이 비상 체제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24일 JTBC가 “결승전까지 차질없이 중계한다”는 입장을 내며 급한 불은 끈 상태지만 당초 북중미 월드컵 중계 등 회사 본연 업무가 정상 운영될 것이란 방침이 타격을 받았다.
25일 복수의 방송사 관계자 등에 따르면 FIFA는 지난 주말 전후 국내 북중미 월드컵 중계권을 지닌 JTBC가 중계권료 300억원가량을 미납(전체 중계권료 약 1920억원)했다며 지상파 방송사에 접촉했다. JTBC가 분납을 48시간 내 이행하지 않을 경우 송출을 중단할 예정인데 중계 의향이 있는지 물었다는 것이다.
이날 밤부터 24일 오전까지 KBS 관계 부서와 홍보팀은 비상 체제였다. 지상파 중 유일하게 JTBC로부터 중계권을 구매(140억원)한 KBS는 ‘송출 중단’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곳이었다. 23일 KBS는 사태 경위 관련 설명과 중계에 대해 확실히 보장하는 문서 등 없인 26일 입금 예정인 중계권료 4차 분납금을 지급 못한다는 공문을 JTBC에 보내기도 했다. KBS 한 관계자는 “JTBC로부터 잔금 문제로 FIFA에서 압박이 있었던 건 사실이고 대회 끝날 때까지 중계방송에는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KBS는 JTBC 송출 중단 시에도 정상 중계를 할 수 있는 방안 등을 FIFA와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다. 24일 오전 2시를 기해 ‘KBS가 사태를 책임지고 해결하겠다’는 취지를 담은 긴급 보도자료를 낼 준비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법원에 회생을 신청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등 중앙그룹 계열사 5곳에 대한 대표자 심문 기일이 열린 23일 홍정도 중앙그룹 부회장이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중앙그룹 계열사 기업회생신청 대표자 심문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공동취재
이번 사태는 23일 일본 TBS의 보도로 가시화됐다. 24일 오전 JTBC가 “현재 대회가 진행 중인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의 결승전까지 모두 차질없이 중계한다”며 “대한민국 대표팀의 경기는 물론 토너먼트의 마지막까지 월드컵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드릴 예정이니 잘못된 정보에 착오 없으시길 바란다”는 입장을 내며 당초 보도는 오보 또는 헤프닝으로 보였다.
하지만 보도 이전부터 FIFA가 구체적 중단 시점과 더불어 중계권 관련 문의를 하는 등 행보에 대해 방송사 관계자 등은 이번 월드컵 중계가 실제 ‘블랙아웃’ 될 수도 있었던 급박한 상황으로 보고 있다. 실제 개별 회사 차원을 넘어 국민 공분을 일으킬 수 있고 정치, 국제적 문제로도 비화할 수 있는 성격상 이날 밤 관계기관들이 총출동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중앙그룹에서 FIFA본부가 있는 스위스에 인력을 보내 협상을 진행한 것은 물론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 문화체육관광부, 청와대, 대한축구협회도 사태 해결을 위해 움직였다.
최승영 기자 sychoi@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