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26일 서울 양천구의 한 초등학교 담임 선생님이던 A씨는 오전 수업 시간 중 다른 학생과 떠들며 키득거리고 웃은 한 6학년 학생을 불러냈다. A씨는 이 학생을 지도(指導)하기 위해 약 7~8m 떨어진 곳에 자리잡은 상담실로 따로 데려갔다. 그는 학생에게 “왜 이렇게 지속적으로 수업 진행을 방해하느냐”고 추궁했고, 학생의 목덜미를 잡기도 했다.
학생의 어머니인 B씨는 이 소식을 전해 듣고 “아이가 신체적 학대 행위를 당했다”며 같은해 5월 20일 A씨를 아동복지법위반(아동학대) 혐의로 서울 양천경찰서에 고소했다. 또한 “A씨가 한 행위는 위법한 불법행위에 해당하기 때문에 아이에게 1000만원, 부모에게 약 4100만원가량을 배상해야 한다”며 손해배상 소송도 제기했다.
하지만 관련 수사를 진행하던 양천서는 약 2달 뒤 혐의없음(증거불충분) 의견으로 검찰에 사건을 송치했다. 이후 서울남부지검도 같은 해 12월 19일 같은 이유로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B씨는 올해 1월 검찰의 불기소 결정에 대해 서울고등검찰청에 항고 조치까지 했지만 결국 기각됐다. 이에 B씨는 지난 2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정당한지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받는 제도인 재정신청까지 했다.
민사소송도 지난 10일 서울남부지법에서 기각 결정이 내려졌다. 재판부는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한 증거들과 사건 기록을 종합해보면 A씨가 한 행위들은 수업을 방해하는 학생을 지도하는 과정에서 가질 수 있는 권한 범위에 있다”며 “특히 다른 학생들과 떨어진 교실로 데려간 것은 공포심을 주려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명예·자존감·사생활을 보호하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이어 “A씨가 물리적 힘을 가한 것은 사실이나, 체벌하거나 고통을 가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A씨는 이 판결이 나오기까지 약 1년간 법적 분쟁에 시달려야만 했다.
B씨 측은 “억울한 부분이 많다”는 입장이다. 실제 지난해 6월 진행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의에서는 ‘신체적 폭력으로 인해 학생의 정서적 피해가 유발됐으니, 학내외 전문가에 의한 심리상담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왔다. B씨 측은 “형사 고소를 먼저 한 것은 맞지만, 이후 A씨 측에서 폭력이 아닌 교권 침해라고 주장하며 ‘행정 심판’까지 제기했기 때문에 맞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행정 심판의 취지가 학생이 받아야 할 심리 상담 처분을 취소해 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B씨와 아이가 오랜 기간 힘들어했다”고 주장했다. 또 “수업 시간에 웃음소리를 냈던 것도 1차례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교사들은 “이와 같은 사례가 적잖다”고 입을 모은다. 익명을 요구한 서울의 한 실업계 고등학교 교사는 “일단 학대로 신고가 되면 결과가 나오기까지 최소 1년의 기간이 소요된다”며 “이 기간 동안 교사는 교육청·경찰·검찰의 조사를 수차례 받으러 가면서 죄인처럼 주변의 따가운 시선을 느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도권의 한 초등학교 교사도 “물론 일부 교사가 폭력을 휘두르는 경우도 있지만, 드라마 ‘참교육’에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우진 엄마보다 더한 사람에게 시달리는 경우가 더 빈번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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