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한 편이 극장을 넘어 음원 시장까지 흔들고 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한 영화 '와일드 씽'이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흥행 분위기를 이어가는 가운데, 영화 속 가수들의 음악까지 인기를 끌면서 OST를 유통한 KT그룹 계열사 지니뮤직(043610)이 예상 밖의 수혜를 누리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배급 롯데엔터테인먼트/제작 어바웃필름)은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지만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려 하루아침에 해체된 3인조 혼성 댄스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찾아온 재기의 기회를 잡기 위해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
특히 최성곤은 트라이앵글과는 차별화된 코믹 분위기로 인기를 끌며, '1시간 반복재생'(28만회), 뮤직비디오(280만회), '함께 불러요'(20만회) 등 관련 영상 조회수가 나란히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흥미로운 점은 영화의 인기가 스크린 밖으로 이어졌다는 점이다. 국내 최대 음원차트 멜론에서 안정적으로 중위권을 유지 중이다.
과거 영화 '라디오 스타'(2006)의 '비와 당신', '수상한 그녀'(2014)의 '나성에 가면'처럼 작품을 대표하는 OST가 흥행한 사례는 있었지만, 최근 음원 시장은 아이돌 음악과 드라마 OST 중심으로 재편되면서 영화 OST 존재감이 크게 줄어든 상태다. 특히 한 작품의 여러 곡이 동시에 음원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경우는 흔치 않다.
이 과정에서 수혜를 보는 곳이 두 곡의 음원을 유통한 KT지니뮤직이다. 지니뮤직은 OST를 유통하는 데 그치지 않고 최근 실물 앨범까지 출시했다. 통상 영화 OST 앨범은 작품 속 음원을 모아놓은 기념품 성격이 강하지만, 이번 앨범은 영화 속 가상 아티스트의 팬덤을 현실로 확장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구성 역시 일반적인 OST 음반과는 다르다. Y2K 감성을 앞세운 CD 플레이어 콘셉트 패키지를 적용했고, 영화 속 명장면과 캐릭터 사진을 담은 북릿을 수록했다. 여기에 포토카드 4종과 응원 풍선까지 포함해 실제 아이돌 음반이나 팬덤 굿즈에 가까운 형태로 제작됐다.
최윤선 KT지니뮤직 경영기획본부 부장은 머니투데이방송 MTN에 "영화 OST 실물 앨범이 나오는 사례는 있지만, '와일드 씽'처럼 영화 속 아이돌 콘셉트를 살려 포토카드까지 넣고 실제 아이돌 앨범처럼 제작한 건 이례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은 앨범을 낸다고 모두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특정 팬덤이 소장하고 싶은 앨범을 구매하는 경향이 강하다. 영화를 본 관객들이 꼭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 수 있도록 아이돌 콘셉트에 맞춰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영화 OST의 존재감이 약해진 상황에서 '와일드 씽'이 예외적인 사례가 된 배경으로 레트로 열풍을 꼽는다. 그룹 아이오아이의 '갑자기', 최예나의 '캐치캐치' 등 최근 레트로 감성을 담은 노래들이 잇따라 관심을 모으면서 1990~2000년대 정서가 강한 OST도 덩달아 수요가 증가했다는 것.
특히 '니가 좋아'의 인기 요인으로는 중독적인 B급 정서가 꼽힌다. 노래가 좋은 것에 더해 마치 하나의 밈처럼 소비되는 경향이 팬덤 결집을 유도하는 것이다. 이용자들은 노래를 듣고 영상을 공유하는 것은 물론 각종 숏폼 콘텐츠와 패러디 영상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최 부장은 "요즘은 화려하고 완벽하게 연출된 콘텐츠가 많다 보니 오히려 이용자들이 재미있게 참여하고 공유할 수 있는 콘텐츠가 반응을 얻고 있다. 영화 효과로 음원 수익 역시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콘텐츠 산업에선 하나의 IP가 공연, 음원, 굿즈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며 폭넓은 수익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이 중요해지고 있다. 이번 '와일드 씽' 역시 영화 IP가 스크린 밖에서 얼마나 다채로운 생명력을 얻을 수 있는지를 증명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업계에선 영화 제작, 투자 업황이 예전만 하지 못한 상황에서, OST의 성공이 작품은 물론 음원 유통사에도 새로운 활로가 될지 주목하고 있다.
https://news.mtn.co.kr/news-detail/2026062410003557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