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이 믿기 힘든 패배를 당하면서 조 3위 ‘경우의 수’를 따져야 하는 굴욕적인 상황에 놓였다.
한국은 이날 비기기만 해도 조 2위로 32강 진출을 확정할 수 있었다. 앞서 체코를 2-1로 꺾고 멕시코에 0-1로 패했던 한국은 1승 1패, 승점 3점으로 A조 2위에 올라 있었다. 최종전 상대 남아공은 객관적인 전력상 한국보다 아래로 평가됐고, 무승부만 거둬도 다음 라운드 진출이 가능한 유리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한국은 남아공을 상대로도 경기 내내 고전했다. 득점은커녕 위협적인 장면도 거의 만들지 못한 채 경기를 마무리했다. 32강 진출을 확정해야 했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나온 내용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꼭 승리한다는 마음으로 경기를 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경기 내용은 승리를 향한 적극적인 운영과 거리가 멀었다. 상대적 약체로 평가받은 남아공을 상대로도 한국은 안정에 무게를 둔 소극적인 경기 운영을 펼쳤다. 공격 전개는 답답했고, 상대 수비를 흔들 만한 속도나 창의성도 부족했다.
홍명보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선제 실점을 하면서 선수들이 조급해진 부분이 있었다. 아쉬운 결과지만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다”고 경기 소감을 밝혔다.
팬들을 향해서는 고개를 숙였다. 홍 감독은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은 것은 제 책임이다. 앞으로 일정이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결과에 대한 책임은 감독에게 있다”고 전했다.
아직 탈락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서는 각 조 1, 2위뿐만 아니라 조 3위 팀도 성적에 따라 32강에 오를 수 있다. 한국 역시 조 3위가 된 상황에서 다른 조 3위 팀들의 결과에 따라 32강 진출 가능성은 남아 있다.
그러나 그런 식으로 올라간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경기력이라면 경우의 수에 기대 32강에 오른다 해도 더 큰 기대를 품기 어렵다. 조별리그를 통과하더라도 더 강한 상대를 만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차라리 이번 좌절을 계기로 한국 축구의 현재를 냉정하게 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 이번 월드컵에서 대표팀은 한국 축구의 철학이 무엇인지 보여주지 못했다. 32강 진출 여부와 별개로, 한국 축구는 다시 기반부터 점검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홍명보 감독 역시 비판의 화살을 피하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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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sports.naver.com/fifaworldcup2026/article/445/00004300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