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며 지난해 6·27 가계대출 규제를 시행한 지 1년이 지났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강남·강북과 중심지·외곽을 가리지 않고 25개 자치구 전역에서 동반 급등하며 대책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데 이어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초강수까지 추가로 내놓았지만 집값은 줄곧 우상향했다. 특히 생애 최초 주택 구입에 나선 30대의 폭발적 매수세로 인해 대출 규제가 ‘지금 사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는 ‘포모(FOMO)’ 심리를 부추겼다는 지적도 나온다.
24일 한국부동산원 자료를 분석한 결과 정부가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6억 원으로 제한한 지난해 6월 27일 이후 올해 6월 15일 기준으로 1년간 서울 아파트값은 9.59% 급등했다. 변동률이 가장 큰 자치구는 성동구로 17.47% 올랐고, 송파구 14.83%, 광진구 14.25%, 영등포 13.22%, 마포 12.82%, 동작11.57% 등의 오름폭이 컸다.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많이 올랐고, 특히 15억 원 이하의 3분위 아파트가 밀집한 성북(9.85%), 관악(9.81%), 구로(9.26%) 등도 크게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15일 서울 전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하고 주택가액 기준으로 대출 한도를 추가로 옥죈 이후에도 오름세는 꺾이지 않았다. 토허제 확대 시행 이후 서울 전체 매매가격이 7.33%포인트 추가 상승했다. 토허제의 핵심 규제 대상인 강남3구와 용산구도 예외가 없었다. 송파구가 같은 기간 13.77%, 용산구가 11.54%, 서초구가 7.69%, 강남구가 5.18% 각각 올랐다. 규제가 집값을 잡기는커녕 상승 기대 심리를 굳히는 기폭제가 된 셈이다. 강북권도 동대문구 13.89%, 마포구 12.04%, 성동구 8.49%, 노원구 4.64% 등 외곽까지 예외 없이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하락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이 같은 전방위 집값 상승의 핵심 동력은 30대의 폭발적 매수세다. 국토교통부 매입자 연령대별 아파트 매매거래 현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아파트 전체 거래에서 30대가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9월 30.3%에서 올해 4월 45.8%로 수직 상승했다. 절대 건수도 같은 기간 1502건에서 3444건으로 두 배 이상 급증했다. 토허제 시행 직전 불안 심리가 최고조에 달했던 지난해 10월에는 한 달간 30대 매수가 4084건에 달해 분석 기간 내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노원구(2392건), 강서구(1845건), 성북구(1633건), 영등포구(1471건), 구로구(1412건) 순으로 30대 매수가 집중됐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은 강북·서남권 외곽에서 30대 매수 비중이 두드러진 셈이다. 강서구(45.6%), 구로구(45.3%), 영등포구(44.9%), 서대문구(42.8%), 성북구(42.3%) 등에서는 30대가 전체 거래의 40%를 훌쩍 넘겼다. 반면 강남구(24.5%)와 서초구(24.2%)에서의 30대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30대일수록 대출 한도 내에서 그나마 진입 가능한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영끌 매수에 집중한 것으로 풀이된다. 더 오르기 전에 반드시 사야 한다는 ‘포모’ 심리가 30대를 시장으로 내몬 주된 요인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생애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담보인정비율(LTV) 혜택과 신생아 특례 대출 등도 적극 활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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