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군, 사람에 말·개 피 주입했다…교도통신 "중일전쟁 생체실험 문서 확인"

중일전쟁 당시 일본군이 동물의 혈액과 혈청을 사람에게 주입하는 비윤리적 생체실험을 실시한 정황이 담긴 문서가 새롭게 확인되면서 일본군의 전쟁범죄 실태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교도통신은 21일 일본 육군이 1940년 개최한 군 의료 관련 연구회의 기록을 분석한 결과, 군의학교 교관이 사람에게 동물 혈액을 주입하는 이른바 '이종(異種) 수혈' 실험을 반복적으로 실시했다고 보고한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말·양·개 피를 사람에게…실험 대상자 신원은 미상
해당 내용은 일본 육군 군의관 조직인 '육군군의단'의 기관지에 수록돼 있었으며 전장에서 수혈용 혈액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연구가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실험이 중국에서 이뤄졌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당시 일본군 점령지에서 자행된 생체실험의 실상을 보여주는 또 다른 증거라는 평가가 나온다.
기록에 따르면 실험 대상자는 총 23명으로 확인되지만 이름이나 신원은 전혀 남아 있지 않다. 이들은 말과 양, 개 등의 혈액을 대량 수혈받거나 목의 혈류를 차단한 뒤 동물 혈청을 주입받는 등 극도로 위험한 실험에 동원됐다. 적혈구 구조가 다른 닭의 혈액을 주입해 체내 잔존 기간을 조사하는 실험도 진행된 것으로 기록됐다.
교도통신은 당시 보고서가 실험 대상을 '환자'라고 표현했지만 이들이 실제 일본군 부상병이었는지 확인할 수 있는 기록은 없으며 수혈이 필요했던 경위 역시 전혀 설명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장소와 일부 내용이 삭제된 점도 당시 군 검열의 흔적으로 분석된다.
보고서는 실험 과정에서 고열 등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했지만 사망 사례는 없었다고 주장하면서도 향후 본격적인 연구 과제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보고가 발표된 '육군 군진 의약학 연구회'에는 육군성 의무국장을 비롯한 다수의 군 의료 책임자들이 참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731부대 뿐 아니라 일반 군 의료 조직까지 비윤리적 인체실험에 관여했을 가능성 시사
이번 문서 발견은 일본군이 전쟁 기간 동안 조직적으로 자행한 생체실험의 실태를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만주에서 세균전과 인체실험을 벌인 악명 높은 일본군 731부대뿐 아니라 일반 군 의료 조직까지 비윤리적 인체실험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역사학계에서는 일본군이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 시기 중국인 포로와 민간인 등을 대상으로 세균 감염 실험, 동상 실험, 생체 해부 등 각종 반인륜적 행위를 저질렀다는 사실이 이미 다수 확인된 바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전쟁 종전 이후 관련 자료 상당수가 폐기되거나 은폐되면서 전체 실태는 여전히 충분히 규명되지 못한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문서가 일본군 의료체계 내부에서 인간의 생명과 존엄성을 무시한 실험이 조직적으로 논의되고 추진됐음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전쟁범죄의 진상 규명과 역사적 책임에 대한 논의가 계속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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