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하라고 줬더니 인터넷 포커 하더라”…美 학부모들 학습용 태블릿 거부 확산
펜실베이니아 부촌 학군지 부모들
“디지털 기기 거부권 폐지 말아야”
뉴욕·로스앤젤레스 등서도 제한 요구
“스크린은 내려놓고, 연필은 들어라”
미국 뉴욕·로스앤젤레스(LA)·필라델피아 등 주요 학군 지역에서 학교 내 학습용 디지털 기기 사용을 제한해달라는 학부모들의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학교 현장에 노트북과 태블릿 등 디지털 기기 활용이 급속히 확대됐지만, 일부 학부모들은 오히려 자녀들의 집중력 저하와 중독 문제를 우려하며 제동을 걸고 나선 것이다.
논란의 중심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부촌 지역인 로워 메리언 교육구(Lower Merion School District)가 있다. 기존 정책은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학습용 디지털 기기에 대해 학부모가 사용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했지만, 교육위원회가 이를 폐지하려 하자 학부모들이 강하게 반발했다.
학부모 760여 명은 거부권 유지 청원에 서명했고, 지난 15일 직접 의견을 전달하기 위해 학교 강당에 모였다. 참석자 상당수는 “스크린은 내려놓고, 연필은 들어라(Screen Down. Pencils Up.)”라는 문구가 적힌 티셔츠를 입고 등장했다.
현장에서 발언한 로봇 엔지니어 브라이언 닐리스는 “우리 교육구 예산은 3억3000만달러(약 4950억원)에 달한다”며 “이 예산을 아이들을 중독시키는 장치에 사용할지 다시 고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초등학교 6학년 아들을 둔 부동산 사업가 짐 하우스먼은 학교 크롬북을 통해 아이가 불법 포커 게임을 내려받을 수 있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전자기기가 부모들의 양육 통제권을 빼앗았다”며 “한마디로 ‘전자 펜타닐’과 같다”고 말했다.
미국 학생들의 학교 내 디지털 기기 노출 시간도 적지 않다. 교육 소프트웨어 기업 라이트스피드 시스템즈에 따르면 미국 초·중·고 학생들은 지난해 학교에서 지급된 디지털 기기를 하루 평균 52분 사용했다. 학년별로는 초등학생이 약 38분으로 가장 짧았고, 중학생은 약 70분으로 가장 길었다.
학생들의 디지털 기기 사용 증가에 따른 부작용 논란은 미국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LA 학부모들은 학교 측에 더욱 엄격한 디지털 기기 사용 지침 마련을 요구하고 있다. 뉴욕 웨스트체스터 카운티 학부모들도 크롬북 사용 제한과 접근 가능한 웹사이트 관리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 뉴욕시 일부 학부모들은 교사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충분히 이해할 때까지 AI 기반 교육 프로그램 도입을 2년 늦춰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샹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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