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5/0003531922?sid=102
예비군 훈련장에서 89명의 대원이 집단식중독 의심 증세를 보였지만 부대 측이 유증상 대원들에게 훈련을 강행하도록 했다는 증언이 나왔다. 또한 식중독 증상은 훈련 첫째 날 도시락의 특정 메뉴를 먹은 대원을 중심으로 나타났는데, 다음 날 훈련에서도 같은 업체의 도시락이 제공돼 “음식이 이상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던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육군 등에 따르면 지난 15~18일 서울 서초구 예비군훈련장에서 진행된 훈련에 참가한 대원 가운데 총 89명이 복통과 설사 증상을 호소했다. 훈련 2일 차였던 지난 16일 군은 즉시 “보건당국과 함께 역학조사를 진행 중이며, 정확한 원인 확인과 추가 환자 발생 예방을 위한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초 육군이 발표한 유증상자는 48명이었는데, 훈련 종료 시점에 파악된 규모는 89명까지 늘어났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A씨(30)는 첫째 날 점심 도시락 중 제육볶음 메뉴를 선택한 대원 위주로 증상이 나타났다고 전했다. A씨는 “훈련 셋째 날까지도 복통과 설사 증세가 있어 열외를 요청했다”며 “그런데 지사제를 처방해줄 테니 훈련을 모두 받으라고 해서 실탄 사격 등을 다 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가 발생한 당일엔 식중독 증상이 있는 사람끼리 조를 편성해서 따로 훈련을 받게 하겠다고 했는데, 다음 날 훈련장에 가니 ‘위에서(상부에서) 그냥 하는 게 좋겠다고 한다’고 안내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훈련 부대 측은 증상이 나타난 대원에게 ‘상세 불명의 세균성 식중독’이라는 진단의 소견서를 발급했다.
또한 중앙일보 취재 결과, 둘째 날에도 첫째 날과 같은 업체의 도시락이 또다시 지급됐다. 해당 업체와의 공급 계약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둘째 날에도 “음식을 먹고 몸이 좀 이상하다”는 취지의 항의가 있었다고 한다. 부대 측은 문제를 제기한 대원에게 식비를 환불 조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대원들이 열외 불가 문제 등을 항의했지만, 부대 책임자는 마지막 날 “잘 챙기지 못했다”며 인사한 것 외 다른 설명은 없었다고 한다. 이후 육군은 “모두 경증 수준으로, 입원 환자는 없었다”며 “원인 확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시행할 예정”이라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