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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뉴스 "마트 닫고 매출 반토막" 시장 상인 곡소리…진짜 위협은 '이것'[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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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6.21 1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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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저녁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뚝도청춘시장. 현재 영업을 종료한 이마트 성수점과 도보 5분 거리에 인접했다. 손님이 없고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유예림 기자

17일 저녁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뚝도청춘시장. 현재 영업을 종료한 이마트 성수점과 도보 5분 거리에 인접했다. 손님이 없고 한산한 모습이다. /사진=유예림 기자

"이마트가 있어서 시장에 손님이 안 온다는 건 옛날 얘기에요. 막상 없어지니까 사람이 더 안 와요."

지난 16일 오후 서울 성동구 지하철 성수역 인근 뚝도청춘시장. 이곳에서 만난 상인들은 시장과 약 300m, 도보 5분 거리에 있다가 2023년 문을 닫은 이마트 성수점의 빈자리를 아쉬워했다.

시장에서 20년 넘게 채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임모씨(75)는 "영동대교나 성수대교를 타고 강남권에서 자가용 갖고 이마트에 오던 사람들이 많았다. 가족끼리 이마트, 뚝섬한강공원에 갔다가 시장에도 자주 왔었는데 이젠 그런 사람들이 아예 없다"고 말했다.

상권 침체로 어려움을 겪은 상인들은 이마트가 다시 돌아오길 기대하고 있었다. 인근 국밥집에서 일하는 윤태연씨(65)는 "이마트에 왔다가 밥을 먹고 가는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매출이 절반 가까이 줄었다"며 "다른 이마트가 있는 건대나 왕십리로 많이 빠져나간 거 같다. 몇 년 뒤에 마트가 다시 생긴다고 하던데 차라리 잘됐다"고 했다. 이마트 성수점은 2027년 같은 자리에 입점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17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뚝도청춘시장. 한 의류 매장에 '점포정리' 현수막이 붙어있다./사진=유예림 기자

17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역 인근 뚝도청춘시장. 한 의류 매장에 '점포정리' 현수막이 붙어있다./사진=유예림 기자


이처럼 대형마트가 사라져도 시장 상권은 살아나지 않고 오히려 침체한 모습이다. 실제 뚝도청춘시장도 이마트의 부재 속 전통시장의 강점을 내세워 식음료나 생필품을 팔기보단 식당과 주점이 더 많이 모인 상권에 가까웠다. 이날도 곱창집, 횟집, 술집 등 식당엔 사람들이 있었지만 잡화점이나 청과점엔 발길이 뜸했다. 한 의류 매장엔 '점포정리' 현수막이 붙어있었는데 하얗게 빛바랜 자국이 오랜 시간 공실 상태임을 짐작게 했다.

같은 날 방문한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전통시장에서도 비슷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상인들이 꼽은 진짜 경쟁자는 쿠팡과 온라인 쇼핑이었다. 시장에서 국숫집을 운영하는 김모씨(73)는 걸어서 10분 이내에 있는 롯데마트 청량리점이 문을 닫는 수요일에 장사가 더 잘되냐고 묻자 손사래를 쳤다. 그는 "시장 사람들도 마트 가고 쿠팡 쓴다"며 "대형마트가 있어서 시장을 안 오는 게 아니라 인터넷으로 사면 바로 다음 날 오는 세상인데 시장에 굳이 올 필요가 없지 않나"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찾은 이마트 성수점 과거 부지. 서울 성동구 뚝섬로 379에 있던 해당 매장은 2023년 폐점했다./사진=유예림 기자

지난 17일 찾은 이마트 성수점 과거 부지. 서울 성동구 뚝섬로 379에 있던 해당 매장은 2023년 폐점했다./사진=유예림 기자


청과점을 운영하는 이영종씨(68)는 "우리 가게 단골은 여기서 과일을 자주 사 간다. 근데 다른 물건들은 마트에서 산다고 하더라. 각자 필요한 걸 원하는 곳에서 사는 세상"이라며 "마트가 문을 안 연다고 해도 매출은 별반 차이 없다"고 했다.

상인들은 시장 활성화를 위해 규제보다 방문 유인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청량리역 인근에 추진하고 있는 한옥마을 조성 사업에도 기대를 거는 이유다. 김씨는 "한옥마을이 들어와서 외국인이나 한국인이 이 일대를 많이 찾게끔 만들어야 시장에도 자연스레 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이씨도 "시장은 마트에 비해 깨끗하지 않다는 인식 때문에 청량리 시장도 시설을 많이 개선했다"며 "일단 시장을 잘 만들어 놓고 꼭 살 게 없어도 시장에서 젊은 사람이든 어르신이든 놀고 구경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했다.

지난 4일 폐점한 홈플러스 부천소사점./사진=조성우 기자

지난 4일 폐점한 홈플러스 부천소사점./사진=조성우 기자


같은 날 방문한 경기도 부천시 역곡상상시장. 시장 입구에서 걸어서 5분, 약 350m 남짓한 거리에 지난 4일 폐점한 홈플러스 부천소사점이 있다.

200개 이상의 점포를 보유한 대형 시장이지만 2005년 대형마트가 들어서면서부터 긴장의 연속이었다. 쇼핑뿐만 아니라 식사와 문화생활까지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되면서 고객 유출에 대한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에 상인들은 2012년 대형마트 의무휴업 시행, 최근 홈플러스 폐점 등으로 새로운 고객 유입의 기대감을 가졌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역곡상상시장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한 상인은 "홈플러스가 한 달에 두 번 의무적으로 쉬기 시작했을 때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늘었지만, 그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며 "폐점 이후 손님이 늘어난 것도 아니다. 카드 사용이 일상화되고 소비문화가 바뀌면서 결국 홈플러스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다시 대형마트로 돌아갔다"고 말했다.

마숙철 역곡상상시장 상인회 회장은 "홈플러스 폐점으로 인한 영향이 크지 않다"며 "홈플러스를 이용하던 사람들은 인근의 다른 대형마트나 쇼핑몰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역곡상상시장은 대형마트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편의시설, 아케이드 비가림막 등 현대화 사업을 진행하는가 하면 배송센터를 조성해 고객에게 직접 상품을 배달하는 서비스도 시행했다. 그런데도 시장 활성화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역곡상상시장에서 운영하는 배송센터./사진=조성우 기자

역곡상상시장에서 운영하는 배송센터./사진=조성우 기자


상인들은 대형마트뿐만 아니라 쿠팡 등 이커머스(전자상거래) 업체의 성장이 신규 고객 유입을 가로막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마 회장은 "쿠팡은 새벽배송을 통해 소비자들이 집에서 편하게 장을 볼 수 있게 만들었다"며 "사람들이 시장으로 나오지 않게 된다는 점에서 더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 상인은 "쿠팡에서 원재료를 구입해 판매하는 점포도 있다"고 귀띔했다.

https://v.daum.net/v/20260621063156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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