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부동산 과세 체계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부가 오는 7월 실거주 주택과 투자 목적 주택을 구분한 세법 개정안 발표를 예고한 가운데 주택을 보유한 이들의 세금 부담이 커질 전망이다.
김용범 실장은 20일 페이스북에 '명목 10% 후반 경제의 환희, 낯섦, 그리고 두려움'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이같이 밝혔다.
김 실장은 "올해 한국 경제의 명목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1분기 명목 성장률 전년동기대비 17.1%). 우리나라 명목 성장률이 마지막으로 10%대를 기록했던 것은 한일월드컵 열기로 온 나라가 들썩였던 2002년"이라며 "숫자만 놓고 보면 환호할 일이다. 그런데 이상하게 마음 한구석이 무겁다"고 했다.
그는 "올 1분기 실질 GDP는 3.8% 늘었다. 그런데 같은 분기, 실질 GDI(국내총소득)는 13.2% 늘었다. 두 숫자의 격차는 9.4%포인트로 지난 25년간 단 한 번도 본 적 없는 크기다"라며 "반도체 가격이 너무 올라서, 우리가 파는 것의 가격이 우리가 사는 것의 가격보다 훨씬 비싸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가계와 기업에 들어올 돈이 부동산 매수 심리오 옮겨갈 수 있다고 짚었다. 그는 "지금 상반기는 아직 조용하다. 주가가 선반영했고, 반도체 벨트가 살짝 들썩이는 정도다"라며 "하반기가 되면 분위기는 확연히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상반기 실적이 확정되고 성과급 규모가 가시화되면 사람들 마음속에 조금씩 확신이 자리 잡기 시작할 것"이라고 봤다.
이어 "명품 소비가 살아나고 선호지역의 부동산 매수 심리도 다시 꿈틀거리기 시작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실장은 "진짜 고비는 연말과 내년 초"라며 "성과급이 실제로 지급되고 임금 인상이 현실화되고 수출 대금이 국내로 본격적으로 유입되기 시작하면 사람들의 행동도 달라진다. 호황을 선반영했던 주식시장도 어느 정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이라며 "그동안 관망하던 사람들도 움직이기 시작할 것이다. 지금 아니면 늦을 수 있다는 조급함도 더 넓게, 더 멀리 퍼져나간다"고 봤다.
그는 "부동산 과세를 정상화해야 한다"며 "보유세와 양도세를 합리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필요하고 옳은 방향"이라고 강조했다.
재정경제부는 실거주 중심 과세 원칙에 따라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개편과 보유세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제도는 1가구 1주택자가 12억원 초과 주택을 매도할 경우 보유·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차익의 최대 80%를 공제해 준다. 앞으로는 단순 보유기간보다 실제 거주기간을 중심으로 공제 혜택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
보유세 강화 가능성도 제기된다. 시장에서는 정부가 세율 인상보다 시행령 개정만으로 조정 가능한 공시가격 현실화율과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에 우선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높아지면 과세표준이 늘어나면서 재산세와 종부세 부담도 커질 전망이다.
김 실장은 "이번에는 빚을 내는 사람들이 아니라 현금을 가진 사람들이 움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라며 "세금을 내고도 남는 장사라는 확신이 생기면 어지간한 규제로는 역부족일 수 있다"고 밝혔다.
또 "금리도 마찬가지"라며 "금리가 오르면 호황을 체감하지 못한 자영업자와 취약차주, 변동금리 대출자들이 먼저 흔들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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