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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으로 아들을 잃었지만 가해자를 용서한 기업회장(2023년 기사)

무명의 더쿠 | 21:28 | 조회 수 3260

학폭에 아들 잃고, 그 학교 인수해 키웠다…“용서가 복수 앞서더라”

 

열여섯 살 막내아들의 죽음

 

-2020년 착공한 서울아트센터가 문을 열었습니다. 서울예고 교사와 학부모들의 숙원이었다던데요.

“원래는 정동에 있는 예원학교를 이곳으로 옮기고, 정동엔 외국인 빌라를 지어 거기서 나온 수익금을 학교 재정에 보태려 했지요. 그런데 학교에 공연장이 꼭 있으면 좋겠다는 교사, 학생들 소망이 간절해 사재를 털기로 했습니다.”

 

-부도 위기의 재단을 인수한 이유가 궁금합니다. 서울예고는 1987년 당시 열여섯 살이었던 막내 아들이 학폭으로 목숨을 잃은 학교인데요.

“다들 미쳤다고 했지요. 아들을 죽인 원수의 학교에 왜 돈을 투자하느냐고. 그런데 저는 내 아들의 꿈이 자라던 학교라 그냥 문 닫게 놔둘 수가 없었어요. 우리가 죄 짓지 않고 바르게 살기 위한 일이라고 가족을 설득했습니다.”

 

-36년 전 그날을 아직도 기억합니까.

“뉴욕 출장 중인데 비서가 전화를 했어요. 빨리 돌아와야겠다고. 막내 대웅이가 선배들한테 맞다 심장마비가 와서 병원에 실려갔다고요. 병원에 전화를 걸어 돈은 원하는 대로 드릴 테니 살려만 달라고 애원했지요. 그런데 이미 냉동실에 들어간 뒤였어요.”

 

-가해자 학생의 처벌을 원하지 않으셨다고요.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서는 학교를 다 부숴버리겠다고 다짐했지요. 회사 직원들이 학교로 몰려가 항의하는 바람에 교장 선생님이 도망갈 정도였죠. 그런데 막상 영안실에 평안하게 누워 있는 아이를 보니 눈물만 났어요. 내 죄와 업보가 많아 이렇게 된 건가 싶고. 복수를 한다고 아이가 살아 돌아오는 것도 아니잖아요. 내가 난동을 피우면 아버지가 저러니 아들이 벌을 받았다 할 거고요. 제가 가톨릭 신자인데, 아들을 위해서라도 ‘원수를 사랑하라’는 하느님 말씀을 실천해 보기로 한 겁니다.”

 

-담당 검사는 선처할 수 없다고 했다면서요.

“검사 생활을 18년 넘게 했지만 자식을 때려 죽인 사람을 용서해 달라는 부모는 없었다며 절대 안 된다고 했지요. 그래서 제가 직접 구명운동을 했습니다.”

 

-어떤 아들이었습니까.

“3형제 중 막내였죠. 불도저처럼 물불 안 가리고 일하는 저를 늘 ‘대장’이라고 부르며 따랐던 밝은 아이였어요. 출장 때문에 성악 발표회를 못 가서 아이가 서운해하길래 원하는 앨범을 사다 주기로 약속했었죠.”

 

-어쩌다 학폭이 일어났나요.

“대웅이가 노래도 잘하고 인기도 많았어요. 성악 발표회도 성공적으로 끝내 찬사를 받았는데 이를 시샘한 선배들이 학교 뒷산으로 불러내 건방지다며 복부를 여러 차례 때렸다고 해요. 내가 무슨 잘못을 했느냐고 대들다가 또 맞고. 병원으로 너무 늦게 옮겨져서 그만.”

 

-어머니의 충격이 가장 컸을 것 같습니다.

“집사람은 의식을 잃고 응급실에 실려갔어요. 그후로도 네 번 혼절하고 겨우겨우 살아났죠.”

 

-학교에 추모비를 세웠다고요.

“학생들이 돈을 거둬 음표 모양의 작은 비석을 세워줬어요. 장지에 갈 때도 버스 3대가 꽉 차도록 아이들이 함께 가줘서 큰 위로가 됐지요. 무덤 앞에 학교 교정에서 옮겨온 주목 두 그루를 심고, 추모음악회도 열어줬지요. 눈물바다가 됐어요.”

 

-이듬해 ‘이대웅음악장학회’를 설립했지요?

“대웅이가 사사한 분이 김성길 서울대 교수인데, 아이가 평생 살아있는 것처럼 느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묻자 장학회를 제안하셨죠. 35년 동안 3만여 명의 학생들을 도왔습니다.”

 

-풀려난 가해 학생은 서울대에 진학했다고요. 가끔 찾아옵니까?

“아니요. 절대 찾아오지 말라고 했어요. 그 애를 보면 혹시라도 내가 무너질까봐서.”

 

사업도, 교육도 “현장에 답이 있다”

 

-대웅 군 사건 이후로 서울예고에는 학폭이 급감했다고 들었습니다.

“신입생이 들어오면 우리 학교에서 제일 먼저 받는 교육이 학폭 예방 교육이에요. 제 아들 추모비가 서 있으니 전교생이 그 사연을 다 알고요. 교목(校牧)에게도 부탁을 했어요. 아이들이 죄를 짓기 전에 죄를 안 짓도록 가르치는 게 제일 중요하다고.”

 

-학교를 인수한 뒤 연습실부터 리모델링했다고 들었습니다.

“나는 예술을 잘 모르지만, 최고의 환경에서 아이들이 배우게 하고 싶었어요. 사업할 때 내 신조가 ‘현장에 답이 있다’여서, 한국예술종합학교와 국민대의 공연장과 연습실을 직접 답사했지요. 연습실에 죄다 거울이 달려 있고 그랜드피아노가 놓여 있길래 우리도 똑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살아 있다면 52세인데, 아들을 잃은 슬픔과 분노는 많이 잦아들었나요.

“어느 땐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내가 내 몸을 때리며 울어요. 아이를 생각하면 그날의 울분이 지금도 용솟음치죠. 그래도 저는 용서하는 마음이 복수하는 마음을 앞선다고 믿어요. 그래서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거라고,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도록 돈을 벌 수 있는 거라고. 대웅이도 천국에서 기뻐할 거예요.”

 

☞이대봉

1941년 경남 합천 출생으로, 진주농림고를 자퇴한 뒤 부산과 서울 등지에서 신문 배달, 부두 하역, 탄피 수집, 고물상을 하다 1975년 동아항공화물을 설립했다. 참빛가스산업 등 에너지 분야로 사업을 확장했고, 베트남에 진출해 그랜드 프라자 하노이 호텔, 하노이 휘닉스 골프리조트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 도산 위기의 서울예술학원을 인수해, 서울예고 개교 70주년인 올해 5월 서울아트센터를 평창동에 개관했다.

김윤덕 선임기자 sion@chosun.com

 

 

https://n.news.naver.com/mnews/article/023/0003766364?sid=110

 

 

다른 기사보니까 2024년에 돌아가셨다고 함, 내가 저 분 입장이었으면 가해자들 찾아 죽였을건데 용서는 그렇다치고 구명운동까지 했던건 이해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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