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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오세훈표' 9조원대 서울 지하철 신설…싱크홀 위험지대 지난다

무명의 더쿠 | 06-19 | 조회 수 3458
신규 노선 상당수가 지반침하 고위험 지역 관통

'땅속 안전' 빠진 예타 논란…서울시 "정밀 검토 예정"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당선 후 1호 교통 정책으로 '제3차 도시철도망 구축계획'을 내놨다. 약 9조원을 투입해 강북횡단선·난곡선·서남선·서부선·서부선 남부연장·신림선 북부연장 등 6개 노선을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노선을 모두 이으면 총연장 68.5km에 달한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지하철역 평균 접근 시간을 기존 9.97분에서 8.03분으로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시사저널이 신규 노선의 예상 경로를 '지반침하 위험지도'와 대조한 결과, 일부 노선이 위험도가 가장 높은 5등급 지역을 통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대규모 지하 굴착 계획을 세우면서도 지반침하 위험성은 미리 검토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현행 제도상 경제성과 정책성 위주로 노선의 밑그림이 확정된 이후에야 안전성 검토가 이뤄지는 구조여서, 기획 단계부터 지반 위험을 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https://img.theqoo.net/jXCcUT


서남선·신림선 연장, 싱크홀 위험지대 관통


이번 노선별 위험도 분석에는 한국지하안전협회가 지난해 공개한 '서울시 지반침하 위험 예측 지도'가 활용됐다. 협회는 서울 25개 자치구 426개 행정동을 대상으로 지반 특성, 지하수, 지하철 분포, 지반침하 이력, 노후 건물 분포 등 5개 항목을 분석해 안전도를 1~5등급으로 나눴다. 1등급에 가까울수록 안전하고 5등급이 가장 위험하다.


지도 위에 6개 노선의 예상 경로를 얹자, 서남부로 향하는 노선들이 위험지대와 겹쳤다. 강서 마곡에서 양천을 거쳐 가산까지 내려가는 서남선은 5등급으로 분류된 신월7동·신정6동·당산2동을 지나고, 경로 대부분이 4등급 지역에 걸쳐 있다. 샛강에서 여의도를 잇는 신림선 북부연장은 5등급인 여의동을 관통한다. 서북권을 지나는 서부선도 4등급인 신촌·서강·연희 일대를 통과한다.


주목할 대목은 '교통 소외'와 '지반 위험'이 겹친다는 점이다. 서울시는 이번 계획에서 지하철역까지 20분 이상 걸리는 대표적 소외 지역으로 신월동을 꼽았다. 그런데 이 신월동 일대가 협회 지도에서는 5등급으로 분류된 곳이다. 협회 분석에서 이들 지역은 과거 하천 자리에 흙·모래가 쌓인 충적층이 많아 지반이 무르고, 30년 이상 노후 건물이 밀집해 낡은 지하 매설물이 많을 것으로 추정되는 곳으로 꼽혔다. 교통에서 소외돼 새로 노선을 깔아야 하는 땅과 지반이 가장 약한 땅이 포개지는 셈이다. 그만큼 대중교통 인프라가 열악해 철도 신설은 이 일대의 오랜 숙제였다. 이 지역 부동산 관계자는 "목동선 얘기는 수년 전부터 나왔는데 늘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신규 노선의 경로는 모두 예비타당성조사 전이라 추후 변경될 수 있다. 또 분석에 활용된 지도는 민간이 공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물로, 서울시 공식 자료는 아니다. 서울시가 앞서 공개한 '지반침하 위치 지도'는 2m 안팎의 얕은 지하만 탐지하는 GPR(지표투과레이더) 점검 결과여서 싱크홀 위험성을 보여주진 못한다. 토질과 지하수 흐름까지 반영한 종합적인 안전 지도는 아직 없다. 시가 이를 새로 제작해 공개하겠다고 밝혔지만, 완성 시점은 빨라야 올 연말로 예상된다.


잇단 사고에도 계획 단계 안전성 평가 없어


땅을 깊이 파는 공사가 부른 사고는 이미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해 3월 지하철 9호선 연장 공사를 하던 강동구 명일동에서 가로 22m·깊이 16m 규모의 대형 싱크홀이 발생해 1명이 숨졌다. 한 달도 안 돼 광명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는 터널이 무너져 작업자 1명이 고립됐다가 숨졌다. 땅속 깊은 공사가 잇따라 사람 목숨을 앗아간 것이다.


문제는 서울의 땅속이 이미 포화 상태라는 점이다. 서울교통공사가 운영하는 지하철만 약 339km로, 서울을 동서로 아홉 번 넘게 가로지르는 길이다. 우이신설선·신림선 등 민자 운영 노선과 공항철도 등을 아우른 수도권 전철망 전체로 넓히면 1300km를 넘는다. 여기에 상수관로 1만3350km가 서울 땅 밑을 지나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와 영동대로 복합개발 등 굵직한 지하 공사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그 위로 68.5km를 더 파겠다는 것이 이번 계획이다.


땅속이 이미 촘촘하다 보니 신규 노선은 대부분 지하 40m 아래 '대심도'로 내려간다. 2024년 개통한 GTX-A와 공사 중인 신안산선이 대심도로 건설됐다. 깊이 내려갈수록 단단한 암반을 만나는 경우가 많아, 공사 규모가 커지고 공사비도 불어난다. 시공하겠다고 선뜻 나서는 건설사가 없는 이유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사업성이 안 나오면 건설사 입장에선 공사를 맡기 어렵다"고 했다.


하지만 이처럼 깊고 위험한 굴착 공사임에도, 정작 예비타당성조사에서 안전성은 고려 대상이 아니다. 예타는 국가재정법 제38조에 따라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가 재정 지원 규모가 일정 기준을 넘는 신규 사업에 대해 실시되는데, 경제성과 정책성, 지역균형발전 등을 따진다. 철도망 계획을 세울 때도 안전성은 잣대가 아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정부의 예타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사업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 구역 내 지장물 검사는 하지만 지반침하 위험도까지 고려하진 않는다. 기본계획을 세운 뒤 이후 단계에서 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https://n.news.naver.com/article/586/0000131940?sid=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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