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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픽처] '니가 좋아'만 남긴 '와일드 씽'…대박 마케팅 효과 못 본 이유

무명의 더쿠 | 12:46 | 조회 수 2300

[SBS 연예뉴스 | 김지혜 기자] ▲ '와일드 씽'은 못 봤어도 '니가 좋아'는 들어봤다(O) ▲ '트라이앵글'은 몰라도 '최성곤'은 안다(O) ▲ '와일드 씽'을 극장에서 관람했다.(OX)

영화 '와일드 씽'의 현 상황 요약이다. 지난 3일 개봉한 '와일드 씽'이 화제성에 비례하지 않는 성적을 내고 있다. 현재까지 모은 관객 수는 전국 96만 명. 손익분기점인 200만 명까지는 갈 길이 멀다.

향후 전망도 낙관할 수 없다. '토이 스토리 5'가 지난 17일 개봉해 5주 간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던 '군체'를 밀어냈다. '슈퍼걸', '모아나', '스파이더맨: 브랜드 뉴 데이', '오디세이', '호프' 등 국내외 대작들이 줄줄이 개봉 대기 중이다. 상영 3주 차에 접어든 '와일드 씽'이 스크린을 지키기 쉽지 않은 성수기 대전이 임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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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일드 씽'은 한물간 가수들이 재기 무대에 오르는 과정을 로드 무비 형식으로 담아낸 코미디 영화다. 2000년대 초반 가요계, 이른바 'Y2K' 감성을 재현한 혼성그룹 트라이앵글, 발라드 가수 최성곤을 내세워 관객에게 그때 그 시절의 향수를 자극하고 웃음을 선사하는 작품이다.


강동원엄태구박지현은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로, 오정세는 솔로 발라드 가수 최성곤으로 분해 열연을 펼쳤다. 배우들은 그저 연기로 춤과 노래를 하는 시늉만 낸 것이 아니라 안무 연습과 보컬 트레이닝을 거쳐 전문 가수 못지않게 무대 장면을 소화해 냈다. 배우들이 영화와 콘셉트에 몰입하면 이렇게까지 할 수 있구나를 보여준 '좋은 예'로 꼽힐 만하다.



'와일드 씽'은 홍보 마케팅에만 국한한다면 올해 개봉 영화 중 가장 성공적인 시도로 꼽힐 만하다. 특히 SNS와 커뮤니티를 집중 공략해 큰 재미를 봤다.


먼저 개봉 전, 개봉 직후 '트라이앵글', 최성곤의 포스터와 뮤직비디오를 공개해 화제몰이를 했다. 이는 영화가 선보일 세계관, 배우가 연기할 캐릭터에 예비 관객이 미리 진입하고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왔다. 트라이앵글의 '러브 이즈'와 최성곤의 '니가 좋아' 뮤비는 SNS와 커뮤니티에 빠르게 퍼지며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개봉 전 바이럴은 '트라이앵글'로 변신한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에게 집중됐지만 개봉 후에는 최성곤으로 분한 오정세가 SNS와 커뮤니티를 강타했다.


최성곤의 유일무이한 히트곡 '니가 좋아'는 하나의 '밈'(Meme, 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되어 패러디, 챌린지 바람을 일으켰고 각종 파생 콘텐츠 생산으로 이어졌다. 연예인들도 '니가 좋아' 콘텐츠 만들기에 자발적으로 동참했다.



오정세의 소속사 선배인 류승룡은 천사 분장을 하고 '니가 좋아' 립싱크하는 영상물을 제작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 에스파 윈터, 몬스타엑스 기현, 피프티피프티 문샤넬, 잇지 리아, 보이넥스트도어 태산, 엔믹스 해원, 가수 겸 배우 비비, 야구선수 곽빈도 '니가 좋아' 패러디 영상을 만들어 공개했다. 심지어 AI 영상에도 사용돼 강아지와 고양이가 '니가 좋아'를 부르는 콘텐츠가 SNS, 유튜브 등에 쏟아졌다.


영화계 한 홍보 관계자는 "'와일드 씽'은 이보다 더 잘할 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성공적인 마케팅이다. 유료 광고를 통한 노출이 아닌 자연적으로 밈이 발생했고, 알고리즘을 통해 확산됐다. 오정세 씨의 적극적인 홍보 활동도 인상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화제성과 열기는 500만 흥행작 이상이다. 그러나 마케팅 효과가 박스오피스에 온전히 반영되지는 않았다. 그 이유는 두 가지 정도로 꼽아볼 수 있다.



먼저 개봉 시기와 마케팅 시점이 아쉬웠다. '와일드 씽'은 6월 3일에 개봉했고, 언론·배급 시사회는 5월 18일에 열렸다. 홍보 마케팅은 통상적으로 개봉 한 달 반 전부터 시작하고 언론·배급 시사회는 개봉 2주 전후로 열린다. '와일드 씽'은 마케팅도, 시사회도 한 타이밍 빨랐다. 영화의 인지 선호도를 올려 개봉 초반 관객몰이를 하겠다는 전략이었다.


그러나 '와일드 씽'의 언론·배급 시사회 이후 이틀 뒤인 5월 20일 경쟁작 '군체'의 언론·배급 시사회가 열렸고, 이 영화는 '와일드 씽'보다 2주 앞선 5월 21일 개봉했다.


'군체'는 개봉 첫 주에만 200만 명을 동원했다. 개봉 전주 칸영화제에 초청돼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던 '군체'는 칸 마케팅 효과를 개봉 초반 그대로 이어갈 수 있었다.



영화 흥행에 있어 신상 효과가 작진 않지만, 그보다 더 좋은 건 박스오피스 1위를 선점하는 것이다. 후발 주자가 1위를 탈환하는 건 쉽지 않다. 물론 '군체'에 대한 관객의 만족도도 갈리긴 했지만 성수기용 대작의 규모를 갖췄기에 압도적인 선택을 받았다.


'와일드 씽'은 개봉 약 3주 전부터 시사회, 언론 인터뷰, 유튜브 및 방송 등 배우들이 주도하는 홍보 활동을 순차적으로 이어갔다. 그러나 개봉 이후에는 상대적으로 홍보 활동이 적었다. 홍보를 길게 할 수 없다는 예상을 했으면 개봉 시기를 당겼어야 했다. 바이럴 마케팅 효과는 나오기 시작했는데 정작 영화는 개봉하지 않은 타이밍 미스가 났다. 



최근 영화 홍보는 개봉 전보다 후가 더욱 중요하다. OTT 강세와 영화관람료 인상으로 인해 관객들이 극장에서 영화를 보는 빈도가 현저히 줄었고, 영화 선택 역시 신중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개봉 이후에도 지속적인 노출과 홍보를 통해 입소문을 내 예비 관객과 잠재 관객을 움직이게 해야 한다.


'와일드 씽'은 개봉 첫 주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 손재곤 감독이 함께한 무대 인사를 진행했지만 2주 차부터는 완전체를 보기 힘들었다. 배우들이 드라마와 영화 촬영으로 인해 한 자리에 모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지 못했다. 그 와중에 오정세는 3주 차까지 무대 인사를 돌며 영화 홍보에 열과 성을 다하고 있다.


'군체'는 개봉 직전 칸영화제 상영이 확정돼 대부분의 홍보 활동을 개봉 이후로 미뤄야 했다. 이는 결과적으로 영화에 득이 됐다. 배우들이 개봉 이후 홍보에 더 큰 힘을 실으면서 흥행에 있어 시너지가 났다.


개봉 시기와 마케팅 시점보다 더 큰 원인은 영화 자체에 있다. '와일드 씽'은 콘셉트 무비다. 배우들의 파격적인 변신과 도전이 영화의 재미고 마케팅 포인트가 됐다. 내향인 캐릭터로 알려진 배우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가 가수 역할을 맡고, 기대 이상으로 콘셉트에 맞는 변신을 능숙하게 소화해내면서 화제를 모았다.


그러나 영화의 완성도와 재미가 아쉬웠다. 개봉 초기부터 실관람객 사이에서 만족도가 갈리며 입소문을 타지 못했다. 경쟁작이었던 '군체'가 볼거리 많은 좀비물 즉, '극장용 영화'라는 인식이 컸던 반면 '와일드 씽'은 소소한 재미를 추구하는 코미디 영화였다. 영화에 대한 화제성과 호감도는 높았지만 OTT로 넘어오기를 기다렸다 보겠다는 관객이 적지 않았다.



관객들은 '와일드 씽'의 콘셉트를 뮤직비디오나 SNS, 밈으로는 적극 소비했지만 극장 관람에는 소극적이었다. 이 영화가 가진 한계이기도 했다.


영화계 관계자는 "'와일드 씽'의 경우 영화의 핵심을 이미 SNS로 다 봤다는 인식이 크지 않았나 싶다. 극장의 주 고객인 10~20대는 영화를 체험으로 여긴다. 그러다 보니 극장용 영화와 비극장용 영화를 구분하는 경향이 강하다. 그런 점에서 '와일드 씽'은 관객들의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최근 영화 홍보의 흐름은 크게 바뀌었다. 큰 예산의 광고비를 집행해 작품을 노출하는 전통적 방식이 아니라 SNS와 커뮤니티 등을 통한 확산에 집중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는 홍보비를 줄이면서 효과는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참신한 아이디어를 활용해 10~20대를 호기심을 자극하는 홍보 전략도 큰 효과를 보고 있다.


다만, 이같은 마케팅이 효과를 보기 위해서는 작품의 힘이 중요하다. 결과적으로 '와일드 씽'은 영화는 흥하지 못하고 마케팅만 빛난 기현상에 가까운 사례가 됐다.

ebada@sbs.co.kr


https://m.entertain.naver.com/home/article/416/0000324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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