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이슈 한 축구선수가 사랑하는 여동생에게 쓰는 편지,,,
4,458 47
2026.06.18 17:06
4,458 47

 

록산느에게

 

 

누가 내게 가짜 맨유 유니폼을 사줬을 때 내가 검은 마커로 등에 7번 호날두라고 썼던 거 기억나? 

 

우린 잘 살고 못사는 건 몰랐어. 그냥 행복하기만 했지.

 

아비장에서 한 집에 25명이 자던 때도 선명해. 엄마는 드라마를 보고 싶어 하셨고 다른 사람들은 영화를 보고 싶어 했지. 나는 항상 자는 척하다가 한밤중에 TV 방에 들어가곤 했어. TV 소리를 아주 작게, 두 칸 정도로 해놓고 어둠 속에서 축구를 보면서 꿈을 꿨어. 

 

어른들이 흙바닥에서 축구하던 나를 보고 호베르투 카를로스라고 별명을 붙여준 것도 기억나.

내가 속으론 엄청 화가 났던 것도. 내 우상은 CR7 호날두였으니까.

 

집에서 멀리 떨어진 인터풋 쉬드 코모에까지 축구하러 갔던 것도 잊을 수 없어. 그땐 9살이었지.

이 얘길 했는지 모르겠는데, 나와 다른 아이들은 너무 배가 고파서 마을에 들어가 감자를 훔치곤 했어. 말하자면 “은행털이”였지. 두 명이 가게 주인의 시선을 끌면 나머지 18명이 뛰어나가 감자 두 개씩 들고 오는 거야. 좋은 감자도 아니었어. 하지만 맛은 끝내줬지. 지금도 내가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야. 오일 뿌린 삶은 감자. 그때를 떠올리게 하거든. 

 

처음으로 제대로 된 축구화를 갖게 됐을 때, 그걸 신고 잠들곤 했던 것도 생각나. 어릴 땐 늘 하얀 플라스틱 샌들을 신고 축구했지. 지금도 고향에 가면 여전히 그걸 신고 공을 차. 우리만의 전통이니까. 

 

내가 집에 돌아오면 네가 동네 친구들에게 "왜 훈련을 그만뒀어? 얀이 너희 차 사주지 않을 거야. 계속 해야지."라고 잔소리하던 모습도 기억나. 

 

넌 10살이었는데, 이미 내 에이전트였어. 

 

 

 

 

 

VbldUV

 

우리가 프랑스로 이사 가는 꿈을 꾸던 때도 있었잖아. 쇼핑도 하고 우리만의 아파트도 얻고, 난 차도 많고 큰 집도 있는 부자 축구선수가 돼서 넌 아무 걱정 없이 살 거라고 했잖아. 모두가 비웃을 때도, 넌 내가 다음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될 수 있다고 믿었지.

 

내가 15살 때 미국으로 건너가 고등학교를 다닐 때, 향수병 때문에 얼마나 힘들었는지도 너는 알잖아. 몇 달 동안은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못 알아들었어. 옆자리에 프랑스 애가 앉았는데 그 애가 선생님 말씀을 통역해 주려고 애썼지. 내가 너한테 전화해서 "여기 애들은 선생님이랑 말다툼도 해"라고 했던 거 기억나?

 

고향에선 우린 어른들 앞에서 눈도 제대로 못 마주쳤잖아.

 

학교 끝나고 애들이 담배 피우는 걸 보고 얼마나 놀랐는지 알아?

 

넌 내가 미국 드라마 속에 들어가 있는 것 같다고 했지. 

 

본머스, 첼시, 레인저스, 올림피아코스, 크리스탈 팰리스에서 테스트를 받았던 것도 떠올라. 에제랑 올리세는 훈련 끝나고 나한테 와서 "야, 너 진짜 잘한다"라고도 했어. 

 

그런데도 아무도 날 영입하지 않았어. 

 

MLS의 B팀들조차 날 원하지 않았어. 왜 그런지도 몰랐어. 아무도 이유를 말해주지 않았으니까. 어른들이 모든 걸 처리했지. 그들은 계속 날 유럽 여기저기로 데리고 다녔고, 모두가 계속 안 된다고만 했어.

 

비자도 만료됐고. 내 꿈도 끝난 줄 알았어. 난 아프리카로 돌아가야 했고, 우리는 함께 울었지. 

 

끝까지 믿음을 놓지 않은 건 너였어. 몇 주 뒤 나는 레가네스와 계약했고, 우리는 또 다른 눈물을 흘렸지.

 

그건 내가 아직 감정을 느끼던 시절 얘기야.

이제 난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아. 내가 인간이 아닌 것 같아.

 

네가 죽은 뒤로 난 그냥 텅 비어 있어.

 

 

 

 

 

yxgkQD

 

사람들이 네가 떠났다고 알려준 날조차, 난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았던 것 같아. 그저 충격뿐이었어.

 

레가네스 데뷔전을 치르고 몇 주 뒤였어.

누가 18살에 레알 마드리드 상대로 데뷔를 해?

너무 비현실적이었지. 마치 꿈 같았어.

 

그러고 악몽이 시작됐지. 고향에서 누군가 계속 전화를 걸어왔어. 솔직히 짜증이 났어. 왜 그렇게 계속 전화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됐거든.

 

전화를 받았는데, 그들은 돌려 말하지도 않았어. 고향에선 원래 그렇잖아. 감정 같은 건 없이, 그냥……

 

"네 여동생이 세상을 떠났어."

 

"뭐?"

 

“죽었다고”

 

“무슨 소리야?”

 

"파티에서 누가 음료에 뭔가를 넣었고, 다시는 깨어나지 못했어." 

 

넌 15살이었어.

 

15살. 

 

 

 

 

 

 

hnKrTK

 

 

난 끝내 어떤 답도 듣지 못했어. 왜 그런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은지도 모르겠어. 질투였을 수도 있고, 우리나라에선 그런 일이 흔한 건지도 몰라. 어쩌면 내가 널 지킬 수 있었을지도 모르고. 나도 모르겠어. 

 

난 그저 하나님의 계획을 믿으려 해.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것 뿐이야. 잊으려 하진 않아. 잊지 못할 걸 아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 아픔을 더 열심히 노력하는 데 쓰고, 우리가 함께 꾸던 모든 꿈을 이루는 것 뿐이야. 

 

난 이걸 말로 할 수 없어서 글로 썼어. 내가 널 계속 살아 있게 만들겠다는 걸 알아주길 바라며 썼어. 온 세상이 네 이름을 알게 할 거야. 

 

내가 축구장에서 하는 모든 건, 전부 너를 위한 거야. 

 

내가 마지막으로 널 본 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너도 믿지 못할 거야. 사실 나도 믿기지 않아. 

 

정말 놀라운 게 뭔지 알아? 마드리드전 데뷔 후에 음바페랑 유니폼을 교환했어. TV로 그를 보면서, 네가 “음바페? 잘하긴 하는데 우리 오빠가 더 잘해”라고 하던 거 기억나?

 

내가 한 가지는 틀렸더라. 난 부자가 되고 싶지 않아. 돈이 사람을 어떻게 바꾸는지 봤거든. 가족까지도. 레가네스에 있을 때 내가 버는 돈은 전부 집으로 보냈어. 더 이상 돈을 원하지도 않았어. 그저 짐일 뿐이었지. 그들은 끊임없이 돈을 요구했어. 내가 이미 백만장자인 줄 알았겠지. 난 아파트도 없었어. TV도 없는 훈련장 방에서 살았어. 축구와 잠뿐이었지.

 

큰 집도, 차도 필요 없었어. 그저 모든 걸 축구에 쏟아붓고 싶었어.

내 여동생이 옳았다는 걸 세상에 보여주고 싶었어…

 

 

 

 

 

 

xtPZAC

 

 

넌 이 얘길 들으면 웃을 거야.

 

RB라이프치히로 이적했을 때, 난 늘 늦었어. 아니, 늦은 건 아니지. 제시간에 도착했는데, 독일에선 그게 아주 늦은 거더라.

 

그래서 모든 일정에 90분씩 일찍 도착하기 시작했어. 너무 일찍 오는 바람에 애들이 날 “독일인”이라고 부르기 시작했지.

 

난 항상 뭐든지 과하게 해. 힘을 못 빼지. 너도 늘 그렇게 말했잖아.

 

이제 경기장만이 내게 집처럼 느껴지는 유일한 곳이야. 마음이 차분해지고 너와 이야기할 수 있는 곳이지. 네가 아직 여기 있었다면… 우리가 해냈다고 말해줄 수 있었을 텐데. 

 

네가 했던 말은 전부 맞았어. 

 

우린 내일 월드컵으로 떠나. 드로그바, 야야, 제르비뉴처럼 코트디부아르를 위해 뛰게 되는 거야. 

 

그냥 경기가 아니라 무대라고 생각해. 네가 내게 봤던 모습을 전 세계에 보여줄 기회야. 골을 넣을 때마다 모두가 네 이름을 알게 하고, 널 잊지 못하게 할 거야. 

 

넌 늘 내가 크리스티아누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했지. 그를 만나면 네 이야기를 해줄게.

 

네가 예언했던 걸 내가 해낼 거야, 맹세해. 제대로 된 축구화도 없던 시절부터 넌 모두에게 “우리 오빠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가 될 거야”라고 말했잖아. 

 

네가 옳았다는 걸 증명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거야.

 

 

 

너의 오빠,

 

 

 

 

 

 

 

 

 

 

 

kvUAup

 

얀 디오망데 

 

코트디부아르 (드록바의 나라) 출신 06년생 

현재 라이프치히 소속 윙어

살라 대체자로 리버풀에서 영입을 노리고 있을정도로 뛰어난 실력을 보유한 초신성 공격수

 

월드컵에서 코트디부아르 경기보면

한번씩 응원해줬으면 하는 마음에 가져왔어

 

 

 

 

 

 

댓글 47
댓글 더 보기
새 댓글 확인하기

번호 카테고리 제목 날짜 조회
이벤트 공지 💙더쿠 x 톤 28 💙 디바이스보다 강력한 블루 펩타이드? NEXT 안티에이징 세럼 ⚡ 더 퍼스트 블루 펩타이드 시카 세럼 체험단 모집(30명) 229 09.15 36,892
공지 [🚨필독🚨] 로그인 보안 강화📢 07.13 1,068,414
공지 [🚨필독🚨] 비밀번호 변경 권장 (26.08.30 아이디 판매 유도관련 추가) 24.04.09 14,106,638
공지 공지가 길다면 한번씩 눌러서 읽어주시면 됩니다. 23.11.01 14,489,859
공지 ◤더쿠 이용 규칙◢ [260812 기사뉴스 저작권법 침해 강력 제재] 20.04.29 37,710,276
공지 정치 [스퀘어게시판 정치 카테고리 추가 및 정치 제외 기능 추가] 25.07.22 1,327,831
공지 정보 더쿠 모바일에서 유튜브 링크 올릴때 주의할 점 793 21.08.23 8,746,029
공지 정보 나는 더쿠에서 움짤을 한 번이라도 올려본 적이 있다 🙋‍♀️ 276 20.09.29 7,653,993
공지 팁/유용/추천 더쿠에 쉽게 동영상을 올려보자 ! 3659 20.05.17 8,874,860
공지 팁/유용/추천 슬기로운 더쿠생활 : 더쿠 이용팁 4025 20.04.30 8,750,733
공지 팁/유용/추천 ◤스퀘어 공지◢ [9. 타회원 글/댓글 저격판 사용 금지(무통보 차단임)] 1236 18.08.31 14,804,951
모든 공지 확인하기()
3159803 이슈 [KBO] 프로야구 9월 16일 경기결과 & 순위 1 22:47 35
3159802 이슈 강제 투샷으로만 보다가 오피셜 투샷 뜨니까 오히려 당황스럽다는 북부대공즈ㅋㅋㅋㅋ 1 22:46 317
3159801 유머 [먼작귀] 고민하며 지나가다 뭔가 발견한 시사(일본연재분) 3 22:45 153
3159800 정보 일본 음원 스트리밍 & 다운로드 랭킹 (9월 둘째주) 3 22:42 162
3159799 유머 두리안 태어나서 처음 먹은 아이돌 표정 2 22:41 418
3159798 이슈 버거킹 가을의 지배자.jpg 7 22:40 1,285
3159797 이슈 오늘 할아버지가 된 이승철.insta 9 22:38 1,256
3159796 유머 한국 여행에서 돌아온 친구가 완벽한 억양으로 하는 한국말 8 22:37 1,699
3159795 유머 오늘 병원갔다가 본 고양이의 이름. 3 22:36 593
3159794 유머 친구가 준 바지 입고 무조건 여행하기 7 22:32 862
3159793 정치 홍지선 "삼성역 철근 누락, 서울시에 구상권 청구 예정" 22:32 331
3159792 이슈 점점 더 박빙이 되어가는 멜론 연간 Top3 차트.jpg 5 22:30 1,501
3159791 정보 차학연 인스타그램 업로드 1 22:27 727
3159790 이슈 (슈돌) 정우 주제곡 생김 ㅋㅋㅋ 6 22:27 859
3159789 이슈 오늘 <타짜: 벨제붑의 노래> VIP 시사회에 온 연예인들 15 22:27 2,133
3159788 기사/뉴스 유해진 ‘백상’ 남우주연상 탈 줄 “류승룡과 비데 사장님 찾아봬야겠다고”(유퀴즈) 22:27 493
3159787 이슈 외국인들이 보고 잔뜩 쫄은 태권도 기술이라는데 18 22:26 2,341
3159786 유머 네글자로 제목 달아줘 13 22:24 921
3159785 정치 '닥치고 공급' 오세훈의 역설, 14년간 재개발로 순증한 주택은 7%에 불과 17 22:24 530
3159784 이슈 조씨부인과 조원, 내기가 시작되다 | 스캔들 | 넷플릭스 (선공개) 3 22:24 5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