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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에 건보? 다음은 성장호르몬·노안인가”···탈모약 건보 추진에 학계·환자단체 일제히 비판

무명의 더쿠 | 13:27 | 조회 수 580

wanUjn

지난 11일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재명 정부 출범 1주년 정책간담회에서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 중 하나로 탈모 치료 건강보험 적용 확대를 제시했다. 복지부는 취업 시장에 진입하는 청년층이 탈모 문제를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점을 고려해 우선 청년층을 대상으로 탈모치료제에 건강보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번 논의는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이 “(탈모가) 예전에는 미용 문제로 여겨졌지만 요즘은 생존의 문제로 받아들여지는 것 같다”며 급여화 검토를 지시한 것을 계기로 시작됐다.


정책 추진 사실이 알려지자 학계에서는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정재훈 고려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는 지난 16일 SNS에 올린 글에서 “공보험 급여의 정당성은 낸 돈만큼 돌려받는 게 아니라 의학적 필요에서 나온다”는 글을 올렸다. 정 교수는 “노화와 유전에 의한 남성형 탈모는 냉정하게 말하면 생명이나 신체 기능을 위협하는 질병이 아니다”라며 “현행 제도가 미용 목적을 비급여로 두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짚었다. 이어 “탈모를 급여화한다면 노안 교정은 왜 안 되는지, 주름과 검버섯은 왜 안 되는지, 키 작은 청소년의 성장호르몬은”이라는 이의제기가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탈모치료제보다 비용효과성이 더 분명한 성인 예방접종이나 비만치료제조차 건강보험 적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 목표가 정말 청년에 대한 혜택이라면 더 의미 있는 방법들도 있다”며 “탈모약 한 가지에 쏟을 재원으로 청년 건강검진 항목을 재평가해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검사를 지원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정 교수는 탈모치료제 급여화에 연간 수천억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분석했다. 본인부담률 30%를 가정해 직접 추계한 결과, 연간 소요 재정은 최소 1000억~1400억원에서 최대 5000억~7000억원 수준으로 추산됐다.


김현철 연세대 의대 교수도 지난 15일 SNS를 통해 “젊은 세대의 탈모 치료를 건강보험 급여화하겠다는 소식에 아마도 거의 모든 보건의료 전문가들이 반대할 것”이라며 “이것은 건강보험의 본질적인 정신에 정면으로 위배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생명을 연장할 수 있는 수억원대의 혁신신약이나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는 여전히 급여의 사각지대에 있거나 기준이 너무 엄격해, 환자와 가족들이 천문학적인 비용을 전액 부담하며 고통받고 있다”며 “이번 정책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환자단체도 반발하고 있다. 한국중증질환연합회는 같은 날 성명을 내고 “정부가 추진하는 탈모 급여 확대는 건강보험 근간인 의학적 필수성과 급여 우선순위를 정면으로 뒤흔드는 위험한 포퓰리즘 정책”이라며 추진 중단을 촉구했다. 연합회는 “생명과 직결된 중증질환 치료제의 급여화는 재정 부족을 이유로 몇년씩 미루면서, 생명에 직접적인 지장이 없는 미용·성형 요소를 지닌 질환에 건강보험 재정을 우선 투입하겠다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처사”라고 비판했다.


(중략)


10년간 탈모약을 복용하다 최근 가족계획으로 인해 약을 끊은 A씨(31)는 “탈모인 커뮤니티에 있는 정보를 활용하면 복제약을 싸게 처방받을 수 있는 방법이 많은데 급여 적용이 필요한지 의문이다”라며 “(탈모보다) 훨씬 (재정 투입이) 필요한 데가 많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탈모인 커뮤니티에서는 약가가 저렴한 복제약을 수개월치씩 처방받으면 월 1만원 정도에 탈모약을 구입할 수 있는 방법이 공유되고 있다.


탈모약을 복용 중인 B씨(31)는 “(급여가 적용돼) 몇만원을 아끼면 기분이야 좋겠지만, 중증 희귀질환에 걸린 사람이나 가족들은 (치료비 때문에) 가정이 박살 날 수도 있는데 그런 부분에 지원하는 게 훨씬 더 효용이 높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https://naver.me/5ajvFOJ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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