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블룸버그가 공개한 초안에는 일단 호르무즈해협과 관련한 양국의 약속이 적시됐다. 미국이 MOU 체결 즉시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를 해제하고, 30일 이내 이란 주변 지역에 배치된 미군을 철수하겠다는 내용이다. 이란 역시 체결과 동시에 해협의 기뢰 제거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또 페르시아만과 오만해를 오가는 상선 운항을 30일 이내에 전쟁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켜야 한다.
미국이 MOU 체결 직후 이란 원유 수출을 허용하는 등 이란에 숨통을 틔워줄 중요 조치들도 포함됐다. 여기에 전날부터 언론을 통해 보도된 ‘3000억 달러(약 450조원)의 이란 재건금 조달 보장’ 내용도 담겼다. 이란에 대한 동결자산은 ‘협상 진전 상황을 고려해’ 해제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MOU 내용과 관련해 “미국 납세자의 돈은 한 푼도 이란에 들어가지 않는다”고 말하고 있지만, 벌써부터 ‘퍼주기’ 논란이 일고 있다. 우선 MOU 서명 직후 이란의 원유 및 석유제품 판매를 허용하는 내용이 거론된다. 직접적인 현금 지원은 아니지만 석유 수출길이 열리면 이란 입장에선 상당한 규모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다.
미국은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이후 이란산 원유 수입을 금지했는데, 이란의 원유 수출을 직접 차단한 건 핵 개발 문제가 본격화한 2012년부터다. 이후 2015년 오바마 전 정부의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를 계기로 원유 수출 제재는 상당 부분 풀렸지만, 2018년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탈퇴’ 선언과 함께 제재가 복원됐다.
이란을 위한 3000억 달러 규모 재건금 조성안도 퍼주기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해당 기금은 미국 정부 자금이 아닌 민간 투자 방식으로 조성되며 이미 1500억 달러 이상의 출자가 약정된 상태다. 출자를 약속한 기업으로 한국을 비롯해 일본·싱가포르·말레이시아·미국 등의 기업이 거론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동맹과 상의 없이 전쟁을 일으켜 놓고 전후(戰後) 막대한 비용 부담은 동맹국들이 나눠 지는 구조라는 비판이 나온다.
미국 보수 진영도 반발하고 있다. “이란의 위협을 끝내지도 완화시키지도 않고, 오히려 고착시키고 증폭시킬 뿐이다. 한마디로 표현하면 참사”(뉴욕타임스)라는 비판이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MOU는 최종안이 아니며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그들의 머리 위에 폭탄을 투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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