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사의 부채 리스크로 예매 대금과 제휴 정산금 지급이 막힌 ‘돈맥경화’ 상태가 본격화된 가운데 가맹·위탁점주들이 영업을 지속할수록 미수 채권만 늘어나는 상태에 직면, 현장의 고사 위기가 갈수록 심화되는 모양새다.
17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메가박스 일부 가맹·위탁 극장들이 본사로부터 정산받아야 할 모바일 예매 대금과 통신사 할인 및 멤버십 제휴 정산금 지급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인 피해 매장 수는 밝혀지진 않았으나, 본지 취재에 응한 제보자의 증언을 종합하면 상당수 가맹점과 위탁지점에서 미지급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5일 콘텐트리중앙이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한 데 이어 자회사인 메가박스중앙 역시 회생절차를 신청하면서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법원의 포괄적 금지명령 등에 의해 매출 채권과 정산 자금이 묶이면서 대금 정산이 중단돼 개별 위탁 극장들의 일일 운영자금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현재 위탁점들이 추산하는 전국 위탁 극장(전체 약 110여 개 회원사)의 총미지급 채권 규모는 150억원대에 달하며, 상위 15% 수준의 위탁점은 개별 미수금만 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됐다.
본사 측은 해당 사안에 대한 취재진의 구체적인 질의에 대해서도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할 여건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할 말이 없다”고 일관했다. 구체적인 소명이나 향후 대책을 묻는 질문도 답변을 피했다.
메가박스 위탁점들은 통상 온라인 예매, 통신사 할인, 멤버십 제휴 등을 통해 발생한 매출을 주 단위로 집계한 뒤 다음 달 정산받는 구조로 운영돼 왔다. 예컨대 매주 집계를 거쳐 익월에 지급(5월 발생 분은 6월 지급)되는 방식이다.
그러나 회생절차 개시 이후 관련 채권이 묶이면서 위탁점들은 대부분 5월 발생분을 아직 정산받지 못한 상황이다. 점주들에 따르면 지난 14일까지 들어온 지급금도 대부분 4월치에 불과하며, 5월분은 현재까지 동결된 상태다.
일반적인 상거래라면 대금 체납 시 즉각 거래를 중단하면 되지만, 프랜차이즈 시스템에 종속된 위탁점들은 예매 사이트를 임의로 닫을 수 없어 영업을 강제 지속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일부 지점의 경우 통신사 할인과 온라인 예매, 멤버십 프로모션 등 본사를 거치는 매출 비중은 전체 극장 매출의 절반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도권에서 메가박스를 운영하는 점주 K씨는 “정산이 멈춘 상황에서 예매 사이트를 열어두고 영업은 계속해야 하니, 문을 열수록 미수 채권 규모가 어디까지 불어날지 가늠하기 어렵다”며 “본사 차원의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고 있지 않아 지점의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특히 메가박스를 3~4개씩 다점포로 운영하는 점주들의 경우 미수금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우려가 증폭되는 양상이다. 현장의 미지급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정산 지연을 넘어 실질적인 영업 차질로 이어지는 추가 피해도 우려된다.
극장 운영의 핵심은 신작 영화 콘텐츠의 안정적인 수급이나 영화 배급사들이 메가박스중앙에 대한 채권 회수 위험을 이유로 필름 공급을 축소하거나 거래 조건을 강화할 경우 상영작 확보 자체가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일부 점주들은 최악의 경우 배급사들의 공급 차질로 인해 극장 문을 닫아야 하는 영업 중단 사태로 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현장에서는 당장의 정산 지연 자체보다 향후 채권이 어떻게 처리될 지 촉각을 곤두세우는 분위기다. 법원이 회생절차를 개시하면서 가맹점 정산 대금이 일반 ‘회생채권(무담보 채권)’으로 분류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회생채권으로 인정될 경우 향후 회생계획안에 따라 변제 시기와 규모가 결정되는 만큼 장기간 동결될 확률이 높아 불확실성이 극대화되고 있다. 점주들 사이에서 해당 채권을 영업 지속에 필수적인 ‘공익채권’으로 분류해 우선 변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처럼 전국 위탁 유통망의 연쇄 도산 리스크가 가시화되며 현장의 위기감이 극에 달하고 있음에도, 원인을 제공한 메가박스중앙 본사 차원의 대응은 사실상 어떠한 입장도 내비치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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